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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지 Mar 02. 2023

엄마를 무서워 해 줘!



내가 아이를 갖기 전 가장 걱정했던 것이 훈육을 하는데 하나도 무서워 보이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내가 화를 내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무게를 잡고 야단을 친다는 것이 과연 아이에게 ‘먹힐까’ 하는 막연한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조금만 톤을 낮추어서 ‘이놈’ 하고 말하면 엄마를 무서워 한다. 그리고 이내 울음을 터트린다. 같은 어른이 본다면 하나도 무섭지 않을 나의 목소리. 문득 서빈이가 나를 엄마라고 무서워 해주는 것이 고맙게 느껴진다.



아이에게 엄마는 세상의 전부이자 우주란다. 엄마의 행동 하나하나가 아이에게는 엄청나게 큰 사건이겠지. 엄마가 웃으면 ‘잘 했나 보다’ 생각하고 엄마가 혼내면 ‘잘못을 했구나’ 생각할 수도 있겠다. 세상의 모든 기준이 엄마인 순수하고 작은 존재. 순진한 이 아이에게 나도 엄마로서 좋은 영향만 끼치고 싶다. 어설픈 ‘이놈!’소리에도 아주 무서워하는 아이의 두 눈망울에 생채기가 나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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