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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 Aug 30. 2023

아무것도 없는 스타트업에서 살아남기 1

처음부터 제품을 만들어나가는 스타트업 이야기

아무것도 없는 회사에 합류하다

내일의쓰임에 왜 합류하게 되었을까? 작년 5월부터의 이야기다. 다행히 그때 잘 기록을 해 놓아 이 글에 잘 정리되어 있다. (이 글에서는 내일의쓰임 합류 후 첫 제품을 출시해서 신나 있다) 

요약하자면

“아무것도 없는 회사에서 나만의 제품을 만들고 싶어서 시작했다”

는 것을 알 수 있다.


기후위기 해결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도 컸다. 점점 기후위기 문제는 커지고 있고 단순히 개인의 실천을 넘어서 산업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되고 있다. 작년에 찾아보기에는 제품 탄소발자국 관련한 기업은 많이 찾을 수 없었고 내가 잘 해낼 수 있다고 믿었다.


경력이 대략 3년을 넘어서는 나는 여태까지 스타트업에서만 일했다. 아무것도 없는 상황을 몇 번 경험해 보아 자신이 있었지만 아주 큰 오산이었다. 우리 팀은 아주 큰 방향에 대한 합의는 있었지만, 중간 단계, 그리고 눈앞에 우리가 당장 만들 제품에 대한 합의는 없었고 심지어 이것을 맞춰야 되는지 조차 몰랐다. 셋이서 시작했으니 당장 규칙을 세우기보다는 제품을 잘 만들어보자 싶었고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새로운 제품 기획을 시작했다!


첫 번째 제품 출시

그래서 첫 달은, 적당히 서로가 만족하는듯한 가설에 의지해 첫 번째 제품을 기획했다. 나는 구체적으로 고객을 찾기보다는 얼른 기획해서 누군가에게 제품을 선보이고 싶은 마음이 더 컸기에 일단 3주 정도만에 MVP를 출시했다. 직접 기획, 디자인하고 서버와 프론트엔드를 개발하고 무려 운영을 위한 백오피스까지 자체개발했다. 이것은 바로 “클릭할 때마다 탄소를 상쇄하는 탄소중립 쇼핑 검색 서비스 스테핑” 이었다. (지금 이야기해도 설명이 정말 쉽지 않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고객은 스테핑 서비스를 방문하는 친환경 소비자, 파트너는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기업인 플랫폼 비즈니스였다. 파트너가 광고를 할 수 있고 고객은 둘러보기만 하면 혜택을 받는 구조였다. 여기서 활동이 누적되면 그때 기업을 응원한다던지 할 수 있지 않을까? 상상에 가득 찼다! 우리 상상 속에서는 정말 완벽한 제품이었다. 우리 팀은 이전에 가치소비 쇼핑몰로 제품에 대해서 약간은 감각이 있었고 그것이 제품을 쇼핑하는 플랫폼을 만든 이유이기도 했다.


학습 차원에서 친환경 제품의 쇼핑을 열심히 여러 경로로 경험했다!!


너무 당연하게도 고객 없는 제품은 단팥 없는 단팥빵 같은 것인데 당시는 우리가 일단 단팥빵 모양처럼 만들면 우리 팀은 정말 진심이니까 사람들이 단팥빵이라고 믿어주고 사용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제품을 만들고 나서 그제서야 쓸 사람들을 찾아서 영업을 했지만 대략 100건 연락하면 1,2건 답변이 올까 말까였다. 물론 당시에 랜딩페이지도 없고 내일의쓰임 혹은 스테핑이라는 단어가 검색에 잘 안 잡히긴 했지만 그럼에도 우리 제품이 터무니없었던 것은 제품을 파는 우리 자신이 제일 잘 알 수 있었다.


그렇게 1달 정도의 영업(고객, 파트너 사이드 둘 다), 운영 기간을 가졌다. 친구들, 조금이라도 친환경적인 곳에 관심 있을 만한 친구들에게 제품을 보여줬고 반응을 들었다. 고객의 경우 좋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지만, 꼭 여기서 사야 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표했다. 무엇보다, 친환경 제품만 사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당시의 기록을 보면, 유저 인터뷰를 정성적으로, 조직적이 아닌 개인적인 반응을 듣는 식으로 진행했던 것 같다. 그렇다 보니 모두가 동의할만한 형식으로 정보가 모이지 않았다. 파트너, 그러니까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판매자들은 대체로 영세하고 홍보 채널을 다양하게 관리하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우리 플랫폼은 방문자가 몇 명인지, 지금 얼마나 많은 회원들이 내 제품을 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말 그대로 신생 플랫폼인데, 수많은 운영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우리 이야기를 들어줄 파트너들은 거의 없었다. 큰 브랜드들은 더더욱이 우리 플랫폼에 입점할 이유도 없었다.


당시 회고... 아쉬운 내용이 적혀있다. 자세한 내용은 흐리게 ㅎ


첫 번째 제품 실패

우리 팀은 이 제품은 실패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것이 팀 합류 3개월 차. 여느 회사에서 3개월은 적응기간이라지만, 나는 3개월 만에 직접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크게 실패하기까지 한 것이다. 또한 나 합류 직전에 다른 프로젝트도 있었는데 그것도 성공적이지 못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시장조사 결과 시장에 탄소 관련된 제품이 정말 없다는 것을 발견한 나로서는 여전히 우리에게 기회가 몇 번은 더 있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첫 제품이 우리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합류한 팀원들의 전문성과 하고 싶은 점이 잘 맞아떨어져야 하는데, 금방 포기한 것을 보니 우리 팀이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있는 과정이었다. (당시는 그렇게 생각하진 않았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영업과 수요 공급을 잘 맞추고 비즈니스 모델을 잘 만들어야 하는데, 우리는 기존에 고객도 많이 없었고 처음부터 가설을 검증해 나가는 실력도 부족했다.


여전히 불타는 열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도 잘 자지 않으면서 첫 제품을 만드는 경험은 특별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계속해서 도움을 요청하고, 실시간으로 요구사항을 받아들여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내는 것. 아주 초기 단계일 뿐이지만 약간은 우리 팀의 합이 맞춰졌다고 느꼈다. 그래서인지 실패했지만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다음으로 거창한 플랫폼보다는 고객을 특정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정말 조그만 제품을 만들기로 했다.


P.S 나는 기록을 잘 하는 편인데, 당시 사진첩을 보니 사진이 몇 장 없다. 정말 바빴나보다 �

당시 만들었던 기능중 조용히 남아있는 친환경 제품 검색 기능 링크!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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