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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hyun Lee Apr 17. 2017

문자 메시지로 브랜드 이미지를 느낄 수 있을까?

통신사에서 보내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 추측해보기

사내 메일을 통해 작년 Nielsen Norman Group에서 쓴 '사람들의 브랜드 인지에서 보이스 톤이 미치는 영향' 아티클이 공유되었다. 글을 읽으면서 영어 사용 국가(필리핀, 미국, 호주)를 여행할 때, USIM 구매 후 받았던 환영 및 안내 문자 메시지가 떠올랐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동일한 내용을 전달하지만 어떤 어조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냐에 따라 메시지에서 받는 느낌이 달랐다.



해외 통신사 비교 : 필리핀 GLOBE, 호주 OPTUS, 미국 Cricket, T-Mobile

보통 USIM을 바꾸면 USIM을 제공하는 통신사에서 안내 문자 메시지가 온다. 문자 메시지가 올 때 무심코 지나치곤 했었는데, 필리핀 GLOBE USIM에서 제공하는 문자 메시지의 내용이 인상 깊었다.

필리핀 GLOBE 통신사에서 보내는 안내 메시지

GLOBE의 문자 메시지를 보면 영어 사용 국가 로컬들이 사용한다는 영문 줄임체가 떠올랐다. 주로 사람들에게 일괄적으로 보내는 이 안내 문자 메시지는 이 USIM의 종류, 유효기간, 재사용 방법 등을 안내하고 있다. 정보 전달이 우선인 이 문자 메시지에서 굳이 줄임체를 사용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필리핀 사람들은 영어 줄임말을 사용하는 게 일상화되어있거나, 한 번에 보내는 메시지 수가 매우 한정적이거나..

반면 호주와 미국의 경우 정중하고 공식적인 어조로 구매 감사 메시지와 안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호주의 OPTUS, 미국의 Cricket, T-Mobile

사용자의 USIM 구매를 호주의 OPTUS는 ‘purchase with OPTUS’로, 미국의 Cricket에서는 ‘bringing your number’로 표현한 부분을 보면 미국의 Cricket이 좀 더 은유적인 어투를 구사하는 것 같다. 만약 나라별로 예시가 1개뿐이었다면 나라별 영어 사용에 대해 구분 지었을 수 도 있다. 하지만 Cricket과 동일한 미국 통신사인 T-Mobile가 OPTUS와 동일하게 ‘Purchase services’로 표현한 걸로 보면 국가에 따라 사용하는 어조가 다르다기보다는 브랜드 별로 어떤 어조를 가져가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물론, NN Group처럼 실제로 리서치를 통해 각 통신사별 문자 메시지를 비교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 문자 메시지가 적절하게 쓰였는지 판단할 수 없다. 또한 영어를 네이티브처럼 하는 게 아니어서 영어가 주는 어조를 정확하게 느낄 수 없다.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별로 문자 메시지를 수집하면서 우리나라 통신사의 문자 메시지는 어떤지 궁금해졌다.



국내 통신사 비교 :  LG U+, SKT, KT

국내 사례를 모으면서 통신사별로 특색을 찾을 수 있을 만큼 각 통신사 별로 문자 메시지의 어조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런데 동일한 정보를 제공하는 문자 메시지를 나열해보니 제법 다른 부분을 찾을 수 있었다. 아래는 통신사 별로 '데이터 잔여량'을 알려주는 문자 메시지이다.


LGU+, SKT, KT의 데이터 잔여량 안내 문자 메시지


\어조

LG U+의 잔여량 확인 문자 메시지를 보면 ‘이용하셨습니다.’,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등 문장을 줄이지 않고 높임말로 끝마치고 있다. 높임말을 사용하니 세 통신사 중 가장 공손한 느낌이 든다. SKT의 경우 ‘사용하였습니다.’로 문장이 끝나 실제 일어난 사건의 사실만을 서술한다. KT는 ‘기본 제공’으로 문장을 줄여서 정보 전달 위주의 간결한 메시지를 제공하고자 했다.

KT의 메시지를 보면 추가 데이터를 제공하는 방식을 ‘데이터 당겨 쓰기’로 표현하고 있다. 다른 통신사보다 캐주얼한 느낌이 살짝 들지만 세 통신사 모두 전반적으로 사실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공식적인 어조의 느낌이 강하다.  


\정보량 

세 통신사 중 정보 전달이 가장 명료한 느낌이 드는 문자 메시지는 SKT인 것 같다. 사용된 데이터량 정보, 추후 데이터 이용 시 과금 정보, 이후 데이터 사용 시 주의사항으로 정보를 분류하여 메시지를 3번 보낸다. 다른 통신사의 메시지가 1번에 보내는 정보를 3번에 나누어 보내기 때문에 각 문자 메시지 당 텍스트 개수가 적어 메시지가 올 때 상단 노티 영역을 이용해 메시지 내용을 확인하기 용이하다. KT도 상단 2줄만 보고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사용된 데이터, 잔여 데이터 정보를 요약해서 제공하지만 너무 사실적인 정보 제공에 집중해 정보를 파악하는 데 있어 직관적이지 않다. 사용자는 실제 데이터 용량 정보보다는 지금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몇 % 남았는지, 지금처럼 사용하면 몇 %를 쓰게 되는 건지를 더 알고 싶을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는 LG U+가 더 친절하게 정보를 제공하고 나를 위한 정보란 느낌이 든다. 그렇지만 모든 텍스트가 문장으로 끝나 전달할 정보량에 비해 텍스트량이 긴 느낌이다.


추가적으로, KT의 경우 URL을 제공하는 부분을 아이콘으로 표시하여 정보와 진입점을 구분해 주었지만 LG U+의 경우 일부 정보와 진입점에 동일한 아이콘을 사용해 아이콘 사용 이유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문자 메시지를 보면 LG U+는 공손함, KT는 캐주얼함, SKT는 사무적인 느낌이 든다. 통신사 브랜드와 문자 메시지와의 관계에 대한 리서치를 진행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문자 메시지가 각 통신사의 이미지를 잘 표현하고 있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통신사를 주로 사용하는 연령층, 문자를 보낸 후 관련 앱에 대한 유입률, 앞으로 통신사가 가져가고자 하는 이미지를 생각해서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면, 스팸처럼 넘겨지는 문자 메시지가 통신사의 브랜드를 나타내는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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