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두사의 눈
밤하늘을 올려다 볼 때면 멈춰 서곤 한다. 필히 메두사의 눈일 것이다. 그렇게 불가항력적이게 멈춰 서고나면 영원히 박제될 생각을 하다 못 본 척 눈 감아주려는 것을 보고는 고개를 숙이고 지나간다.
되려 잠이 돌이 되어버렸고, 뜬 눈에는 멈춰버린 장면만 아른거린다. 어쩌면 아직 그 시절에 박제되어 있을 탓이니, 그때도 지금도 손을 뻗지 못하는 것도 다 박제되어버린 탓이다.
그 시절에서 멀어질수록 생을 잃어가는 듯 하니, 다시 메두사의 눈 앞으로 나갔다. 날 봐달라고, 날 보라고 눈을 향해 소리를 꽥꽥 질렀다. 당신 앞에서 영원히 박제되길 원하니 날 계속 봐달라. 그 박제 혹시라도 풀릴 지 모르니 한 눈 팔지말고 끊임없이 날 보라.
생을 잃기보다 멈추는 것을 택하였으니, 부디 그 시절로부터 멀어지지 말어라. 나 기어이 박제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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