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회사원H Apr 08. 2024

언어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언어가 목적이 되는 직업은 많지 않다. 대개의 경우 언어는 도구에 불과하다. 그걸 착각하면 불행해질 수 있다. 특히 해외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도쿄에 살고 있으니 내가 보고 들은 케이스는 대부분 일본에 해외취업 해서 사는 한국인들 중 패배감에 절어 있거나 피해망상이 심한 경우였다. 처음엔 대체 왜 저러나, 한국이 진절머리 나도록 싫어서 혹은 한국에서 취업이 어려워서, 아니면 해외생활에 동경을 가지고 있는 케이스일 텐데, 대체 왜 저런 해외살이에 하등 도움 안 되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을까 싶었다.


4년 넘게 살아보니 조금 알 것 같더라. 그 사람들은 현지 언어 능력이 달려서 (혹은 그렇다는 생각에 위축돼서) 본인이 생각하는 본인의 능력만큼 활약하지 못하고 패배감과 열등감에 절어있는 거구나. 만약 내가 같은 조건으로 모국에서 취업했으면 대기업 취업해서 성과도 아주 잘 내고 승승장구 했을텐데. 근데 여기서 나는 외국인이고 생각하는 만큼 제대로 내 의견 말하기도 어렵고,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외국인이라서, 일본어를 잘 못 해서 안 들어주는 것만 같고. 대충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한편으로는 항상 쪽바리니 뭐니 깔보던 나라에 막상 와보니 그게 아니더라 -선진국은 선진국이더라- 하는 걸 인정하지 못해서 억지로 정신승리 하려다 보니까 정신상태에 오류가 발생하는 케이스도 있는데 일단 이 글에선 패스)


언어는 목적이 아니라 도구이기에 기본적으로 문법이든 억양이든 본인이 불리한 상황이라는 생각에 위축되지 말고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되어야 그 언어로 무엇을 어떻게 전달해야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을지, 상대방에게 정보를 어떻게 캐내어서 나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을지 등등 더욱 고도의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중요한 건 얼마나 네이티브처럼 언어를 구사하는냐가 아니라 나 자신의 컨텐츠다.


물론 지금 처한 상황이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불편하다면 이직을 해보든 나라를 바꿔보든 한국으로 돌아가든 상황을 바꿔보려는 시도가 올바른 처방일 수 있다.


해외취업을 염두에 두고 계신 분들이라면 이 부분도 꼭 고려해보시길 바란다. 어려서부터 바이링구얼로 자랐거나 취업하려는 나라에서 장기간 유학했거나, 그런 배경 없이는 사실 외국인이 현지에서 취업해서 “나 잘 먹고 잘 삽니다 행복해요” 상태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걸. 보이지 않는 산을 넘기 위해서는 본인의 마음가짐과 멘탈이 중요하다는 사실.

매거진의 이전글 노동력을 판다는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