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6일 오후 1시 40분 5초..
육아는 너무 어려운 것 같다. 언어 발달, 정서 발달, 대근육 발달, 소근육 발달 등 개월에 따른 각종 발달에 대한 내용을 훑어보고 넘치지는 못하더라도 부족하지는 않게 하려고 노력 중인데 자꾸만 내 노력이 못 미치는 것을 느낀다.
언어 발달만 해도 그렇다. 유명한 육아책에서는 아기 근처에서 어른 2명 이상이 일상 언어로 쉴 새 없이 떠들어서 아기가 계속 다양한 일상 언어에 노출되게끔 하는 게 어느 개월 수든 상관없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나는 자꾸만 남편이랑 자잘하게 다투거나 혼자서 아기를 볼 때면 동요나 몇 개 불러주고 '이쁘다', '똥 쌌어?" 같은 말만 반복할 뿐 의미 있는 일상 언어를 아기에게 많이 들려주지 못한다.
그조차도 24시간 내내 아기와 붙어있다 보면 나도 모르게 무기력해지고 자꾸 핸드폰만 들여다보게 되는데 최근에는 아기를 옆에 두고 밥을 먹은 뒤 내가 밥 먹는 동안 얌전히 모빌을 보며 잘 기다려 준 아기에게 "잠깐만" 하고는 핸드폰을 잠깐 쳐다보고 다시 아기를 봤는데 입모양을 세모로 하고는 삐죽삐죽 거리길래 진짜 잠깐만 더 해야지 하고는 5분, 아니 솔직히 10분 이상 하다가 다시 아기를 쳐다보니 이게 웬걸, 아기의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줄줄 흐르는데 조용히 울고 있었던 거다. 어찌나 놀라고 미안했던지, 하지만 더 경악스러운 건 그런 잠깐조차도 내게 허용하지 않는다면 정말 내게 주어진 개인시간이란 게 특별히 없다는 거다.
물론 이렇게 1시간 타이머를 맞추고 육아일기를 쓰고 있고, 병원에 가는 날도 있긴 하지만 남편의 도움이 있어서 일뿐, 남편의 육아휴직이 끝나면 정말 아기랑 나 둘만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 할 텐데 벌써부터 이러면 나중에 가면 어떻게 되나 하는 걱정이 든다. 처음에는 어른의 일상 언어라길래 쉽게 생각해서 가족, 친구, 지인들을 꼬셔서 아기 보러 우리 집에 놀라오라고 해서 자주 사람들과 떠드는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백일해 3차 접종도 완료하지 못한 아기에게 접종 유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의 무분별한 방문은 절대 안 된다며 완강하게 막아서는 남편의 말에 아차 싶었다.
그리고 아기띠나 유모차에 태워 근처 산책 겸 남편과 같이 다니고 싶지만 성인에게도 힘든 극성수기의 폭염이 그리고 강한 자외선이 걱정되어 아직 바깥 외출 개시를 못한 상태이다. 지금 이렇게 적어나가면서도 낮잠에 곤히 빠져있는 아기가 깨어나면 또 동요책을 꺼내서 보여줄 생각만 하고 있는 내가 한심하기까지 하다.
아직 1회 분유 수유량 증량도 해내지 못하고, 이유식도 어떻게 할지 정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중이라 잠투정만 좀 있는 순한 아기인데 나 혼자 헤매고 스스로 힘든 길을 자처하는 것 같기만 하다. 남들은 등센서에다가 뭐만 하면 악을 바락바락 써가며 우는 아기들을 돌보며 하루하루 힘겹게 버텨간다는데 그에 비하면 우리 아기는 등센서가 있나 싶다가도 어느덧 혼자 잘 잠들고, 밤에 재우려고 하면 좀 칭얼대긴 하지만 몸을 계속 움직이게 해서 힘을 좀 빼주면 곧이어 스스로 자고 싶다고 징징대서 재우면 되는 수준이다. 아직 새벽 수유를 한 번 하고는 있지만 개월 수로 따지면 아직은 새벽 수유 유지해도 괜찮은 시기이기도 하고 아기만 놓고 보면 전혀 문제가 없는 순하디 순한 순둥이이다.
아기를 키울 때 괜히 남이 하는 거 따라 할 필요도 없고, 옆에서 들리는 얘기들에 신경 쓸 필요 없이 내 아이 내가 키우는 거라지만 이럴 때 보면 내가 발달단계별 도움을 제대로 주고 있는 건지 영 자신이 없는 것이다. 아기라서 귀엽고, 더군다나 내 아이라서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게 느껴지지만 언제까지나 누워만 있고, 언제나 분유만 먹지는 않을 텐데 앞으로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