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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진홍 Aug 05. 2021

카카오모빌리티, 논란 탈출 하려면?

가두리 생태계 횡포, 골목상권 침해

카카오모빌리티의 질주가 거침이 없다. 택시, 주차, 내비게이션, 퀵 서비스를 넘어 물류 인프라 전반에 대한 강력한 존재감까지 자랑하고 있다. 국내 모빌리티 업계의 맏형이자 시장 개척자로서 '이동하는 모든 것'을 촘촘하게 장악하고 있다는 평가다.


문제는 거대 생태계 구축 과정에서 불거지는 플랫폼 논란이다. 택시기사들과의 분쟁을 넘어 스마트호출 영역에서 파열음이 나고 있으며 대리운전 시장에서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까지 벌어지고 있다.


SME와 호흡하는 네이버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와 더불어 카풀 전략 당시 내세웠던 카카오모빌리티의 프레임을 정교하게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는 평가다.


스마트 호출, 콜센터 인수 논란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일부터 스마트 호출 요금 인상에 돌입했다. 돈을 더 내면 택시를 더 빠르게 호출해주는 스마트 호출은 2018년 처음 시작되어 이용자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모빌리티는 정액 1,000원으로 받던(심야 2,000원) 스마트 호출료를 최대 5,000원까지 올린다고 발표했다.


물론 모든 스마트 호출비용이 5,000원으로 책정되는 것이 아니다. 최대 5,000원이 부과될 수 있다는 뜻이지 요금 책정 자체는 탄력적으로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택시업계와 이용자들의 반발은 거세다. 사실상의 강압적인 요금인상이라는 비판이 나오며 분위기가 험악하게 돌아가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강력한 모빌리티 플랫폼을 구축해 시장 과점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택시기사를 대상으로 월 9만9,000원짜리 프로멤버십 상품을 출시해 큰 논란에 휘말린 상태에서 강력한 플랫폼 경쟁력으로 사실상 횡포를 부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비등하다.

택시업계와 지루한 충돌 끝에 모습을 드러낸 한국 모빌리티의 정점이 '고가의 택시를 타는 것'에 매몰된 것이냐는 아쉬움도 진하다. 카카오모빌리티 입장에서는 뼈 아픈 비판이다.


한편 카카오모빌리티는 대리운전 시장에서 심각한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휘말렸다. 자회사 CMNP가 지난해 7월 대리운전 콜센터인 콜마너를 인수한 후 최근에는 1577 대리운전을 운영하는 코리아드라이브와 협력해 합작법인 '케이드라이브'를 설립했기 때문이다.


현재 대리운전 시장은 영세 콜센터 및 운행사가 다수인 가운데 모바일 및 디지털 전환을 기치로 내건 카카오모빌리티와 티맵모빌리티의 진격전이 매섭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티맵모빌리티는 전화 중심의 대리운전 서비스 시장을 모바일 기반의 디지털 시장으로 변혁시킨다는 각오로 공격적인 점유율 확대에 나선 상태다.


문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방향성이다. 대리운전 시장이 주로 '전화' 중심으로 꾸려진 콜센터 기반이라 모바일 기반 서비스가 몸집을 불리기 어려운 상태에서 디지털 혁신을 일부 포기하고 기존 콜센터 중심 시장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리운전 업계 관계자는 "대리운전 시장을 모바일 기반으로 발전시키는 것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카카오모빌리티가 콜센터 인수에 나서는 것은 결국 기존 콜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것에 불과하며, 명백한 골목시장 침탈"이라고 비판했다.


"세련된 접근 필요"

카카오모빌리티 입장에서 강력한 플랫폼을 확보해 정당한 비즈니스를 가동하는 것은, 지나친 시장 독과점 우려를 걷어낸다는 전제로 일정정도 용인될 여지가 있다. 다만 지금의 부정적인 흐름이 그대로 이어질 경우 사업의 연속성에 타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사안에 대한 세련된 접근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가두리 생태계 횡포 및 골목상권 침해 리스크에서 벗어나려면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네이버의 SME 전략에 시선이 집중된다. 한 때 카카오와 더불어 골목상권의 파괴자로 악명을 떨쳤던 네이버는 SME와의 상생을 통한 전략을 중심으로 기사회생한 바 있다. SME의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해 플랫폼 경쟁력을 키우며 SME의 성공을 끌어내는 영리한 프레임이 카카오모빌리티에게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물론 전체 카카오 그룹이 생활전반의 다양한 영역으로 스며들수록 골목상권 논쟁은 벌어질 수 밖에 없다. 그 연장선에서 SME의 손을 더욱 적극적으로 잡아 비판의 근원을 지우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콜센터 대리운전 시장으로의 진격 역시 골목상권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비슷한 전략을 가동하면서도, 콜센터를 대리운전 시장의 보완재로 활용하겠다는 증명이 필요하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한 때 카풀 시장 진출을 타진하며 "카풀이 택시들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다"는 메시지를 낸 것 처럼, 콜센터 대리운전 시장으로의 진격이 다른 측면의 대리운전 시장 디지털 전략과 연결고리가 이어져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카카오 근원적인 측면에서는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골목상권 파괴자라는 비판의 내재된 주장에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서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깔렸기 때문이다. 웹툰 등을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콘텐츠 시장의 성과를 충실히 설명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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