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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휘웅 Dec 14. 2023

2023년 12월 13일 와인 테이스팅

소피텔 페 메종

연말이 되니 이런 저런 행사들이 많다. 소중한 자리가 있어서 함께 했고, 훌륭한 와인들을 맛볼 수 있었다. 페메종의 요리들도 훌륭하기 그지 없었다. 랍스터와 레드가 어울리지 않냐고? 그렇지 않다. 멋진 조합을 보여줄 수 있다.



Bibi Graetz Toscana IGT Balocchi di Colore No.1 2020

산지오베제 100%로 만든 와인인데 최근 트렌드인 진하고 강건한 산지오베제 스타일이 아니라 오리지널 스타일을 지향했다. 색상은 밝은 루비색인데 마치 피노 누아르 같다. 이 와인도 좋은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계열의 느낌을 만들어내려고 하는 듯 싶다. 색상은 옅으나 입 안에서는 강렬한 베리, 특히 딸기 계열의 캐릭터가 강하게 전해지며 구조감이 아주 단단하다. 입 안에서는 영락없는 비욘디 산띠다. 훌륭한 산미감, 집중력, 무엇 하나 쉽게 내보낼 수 없는 즐거움이 가득차 있다.     


Bibi Graetz Toscana IGT Balocchi di Colore No.3 2020

카나이올로만 100% 넣어서 만든 와인이다. 비비 그라에츠에서 세 번째로 구매한 포도밭이라 no3라고 한다. 진득한 레드베리 등의 느낌이 잘 전달된다. 산미감도 좋으며 즐겁게 마실 수 있다.   

  

Bibi Graetz Toscana IGT Balocchi di Colore No.8 2020

콜로리노 100%만 넣어서 만든 와인이다. 원래 색이 약한 산지오베제의 색상을 보완하기 위한 포도라서 콜로리노라는 이름도 들어갔으나, 최근 트렌드는 100% 산지오베제가 선호되고 있기에 그 중요도는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그렇다고 이 포도가 나쁜 것이 아니며 이 와인 자체도 대단히 재미있고 진한 딸기계열 아로마와 블랙베리 계열의 터치가 명징하게 전해진다. 색상도 유려하며 깊이감이 있다.     


Vega Sicilia Ribera del Duero Unico 2012

디켄팅 이후 천천히 브리딩 하며 마셔본다. 진한 루비색은 아직도 20년 이상의 숙성이 더 필요함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지금 마시기에도 나쁘지는 않으나 숙성을 더 한다면 엄청난 와인이 될 것이다. 오크 터치가 좋으며, 풍성하면서도 깊이 있고 달콤한 풍미를 내어주는 레드베리 계열의 아로마, 그리고 향신료 계열의 터치 등 입 안을 가득 채워주며,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놀라운 것은 피니시인데, 입 안에 30초 이상의 긴 여운, 그 자체만으로도 명주는 제 역할을 한다. 아로마를 맡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은 고스란히 전해진다.     


Domaine du Collier Saumur La Charpentrie 2018

딸기 계열의 캐릭터가 아주 진하게 전해지며, 시라와 같은 묘한 블루베리 계열 터치도 잘 올라온다. 선명한 균형감과 깊이 있는 과실의 향이 인상적이다. 산미감도 안정성 있게 매우 잘 다듬었다. 약간의 청피망 계열의 풋풋함이 일부 있어서 아직은 제법 어린 와인이라 생각할 수 있다. 카베르네 프랑을 잘 표현한 대단한 수작이다.     

Paolo Scavino Barolo DOCG Riserva Rocche dell'Annunziata 1998

블라인드로 처음 마셨을 때에는 2000년대 초반의 미국 나파 카베르네 소비뇽인줄로만 알았다. 기분 좋은 체리 계열의 터치, 그리고 진한 루비색, 코 안에 전해지는 약간의 블랙베리 계열의 톤까지 영락없었다. 그러나 어딘지 모르는 복잡다단한 아로마, 숲의 냄새 등은 뭔가 컬트적인 느낌을 주었다. 열어본 결과는 내가 그렇게나 한 번 만나보고 싶었던 와인이었다. 가히 바롤로의 힘이란 어디에서 오는가를 명징하게 보여준 극단적 사례라 할 수 있었다. 놀랍도록 훌륭하고 멋진 경험이었다. 아주 안정화 되어 관조적인 산미, 드라이하면서도 기품 있는 질감, 그 이외 여전히 풍성한 과실향에 이르기 까지 기쁘기 그지 없는 시음이다.     


Argiano Brunello di Montalcino DOCG 2012

2023년 와인 스펙테이터 1위의 와인이라고 하며, 아르지아노의 솔렝고 부터 여러 명주가 있는 포도원이기에 기대할 수 있는 와인이라 하겠다. 색상은 진한 루비색, 안정적인 보디감, 입 안에 잘 전달되는 기분 좋은 과실의 터치가 좋다.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약간 서로간의 밸런스, 특히 아로마의 표현력이 좋지는 못하며 약간 풋풋하다는 느낌이 든다.     


Col d'Orcia Brunello di Montalcino DOCG Riserva Poggio al Vento 2013

콜크의 상태가 좋지 않아서 제대로 된 맛을 볼 수 없었다.     


Veuve Cliquot Champagne Ponsardin NV

1990년대 생산된 뵈브 클리코 퐁샤르댕의 모습은 기포가 꽤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놀랍도록 아름다운 질감과 기품을 보여주고 있다. 진한 호박색, 그리고 살구, 곶감, 시트러스 계열의 터치가 입 안에 잘 전해진다. 올빈 샴페인의 느낌이란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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