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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휘웅 Apr 22. 2024

2024년 1분기, 악화되는 시장 상황

와인시장의 불황 분석

시장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원래 체감경기는 통계수치보다 훨씬 나쁜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장바구니 물가에서 느끼는 과일이나 야채의 가격과 통계청에서 밝히는 물가상승률 사이에 괴리감이 큰 것처럼 말이다. 내가 와인업계에 종사하지 않아서 수치만으로 정보를 밝히나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경기는 숫자가 주는 느낌의 두 세 배 가량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장이 10% 줄었다고 하면 체감은 20~30% 식인 셈이다. 2021년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시장이 딱 반토막이 났다.


거꾸로 이야기 하면 2021년은 시장이 100% 성장했던 것이고, 지금은 반으로 줄어들었다. 일반적으로 시장이 연간 10% 안팎으로 성장하는 추세를 보여주는 관점을 생각한다면 2021년 대비 반토막이 아니라 30% 정도 감소해야 정상적인 수치라는 이야기가 되겠다. 시장의 규모를 산정할 때 유의해야 하는 것이 있는데, 물가상승률과 환율 부분이다. 와인은 수입제품이기 때문에 국내 가치를 계산할 때에는 반드시 환율을 반영해야 한다. 코로나를 거치면서 전세계적으로 물가가 많이 올랐으며, 환율도 현재 매우 좋지 않기 때문에, 시장 규모라는 것도 상당부분 착시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즉, 시장규모 대비 시장에서 체감하는 규모 사이에는 간격이 상당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림1. 2020년 이후  분기별 수입 물량/금액 추세


물론 나도 이런 점을 고려하여 면밀하게 시장 조사를 할 수 있으면 좋겠으나 자원(인력과 시간)의 제약으로 인해 정밀하게 조사할 수는 없다는 것이 아쉽다. 서언이 길었다. 1분기 상황이 좋지 않은데 통계로 이를 살펴보자. 다음은 최근 5년간 분기별 수입 추세 차트다. 2023년 1분기는 99,946헥토리터로 2020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 수입 물량 10만 헥토리터 아래로 내려왔다. 금액은 103,223천 달러에 그쳤다 전년 대비 분기 성장률을 본다면 2023년 1분기 대비 물량은 –26%, 금액은 –22%를 기록했다. 2023년 4분기 대비해서도 물량은 –13%, 금액은 –5%로 역시 하강 곡선을 그렸다. 여기에는 국내 경기 침체도 원인이 있으나 여러 외부 요인들도 작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지역별로 나누어서 살펴보겠다.


그림2. 2020년 이후  분기별 수입 물량/금액 추세(유럽 5개국 기준)


수에즈 운하의 문제로 인해 유럽산 와인의 수입에 상당한 제동이 걸린 것으로 판단된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포르투갈 5개 국가의 1분기 수입 물량은 2023년 1분기 대비 –40%, 금액 대비 –30%를 기록했다. 2023년 4분기(이전분기) 대비해서도 물량 –26%, 금액 –16%가 줄었다. 이 정보 대비 미국과 칠레, 호주, 뉴질랜드, 아르헨티나 등 태평양을 통하여 수입되는 와인의 통계를 살펴보자.


그림3. 2020년 이후  분기별 수입 물량/금액 추세(태평양 연안 국가군)


2023년 1분기 대비 물량은 –11%, 금액은 –10% 감소하였고, 2024년 4분기 대비해서는 물량은 0%로 제자리, 금액은 12% 증가하였다. 태평양 연안에서 출발한 물량들은 전체적으로 증가하였는데, 뉴질랜드 와인이 국내에서 상당히 잘 팔린데다가, 칠레 와인도 2024년 1분기에 그간 재고 소진이 충분히 되면서 다시 본 물량이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수입사들이 그냥 태평양 연안에서 미국, 칠레, 뉴질랜드 와인만 수입하는 것일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며 프랑스 와인 등 고급 와인에 대한 수요는 명확하기에 이에 대한 수입 절차는 충실하게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4년 1분기의 유럽산 와인 수입 물량이 줄었다는 것은 지정학적 리스크 이외에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 2024년 1분기는 시장이 더 이상 악화되지는 않았고 형태가 재편되고 있는 모습을 띠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회복이 될 것으로 생각했던 시장은 유럽쪽 수입 경로 문제, 그리고 고환율로 인해 다시 한 번 강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


시장에 재고가 줄어들어 2021년 팬데믹때 폭발적으로 수입된 물량이 어느 정도 소진되고 있을 것이지만, 아직까지 충분하지 않으며 그 이상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태라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내가 전체 수입 금액을 박스 단위로 나눈 가격 인덱스 값은 2023년 89.0이었으나 2024년 1분기는 93.0으로 다시 큰 폭으로 상승하였다. 정확하게 5년 전인 2019년에는 가격 인덱스가 57.7로써 그 당시와 비교하면 현재 와인 가격은 61%가 오른 셈이다. 와인 가격의 상승 요인은 상당하였으나 이 것이 시장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기는 어려운 유통구조다 보니, 실제로 유통 관련 기업들의 재무상황도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부디 이 어려운 상황이 빨리 넘어가고 모두가 행복해지는 시기가 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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