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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IONIONION Nov 04. 2018

가끔 내가 참 재수없다 느낄 때

사실 자주 느끼는

어렸을 땐 크게 느껴본 적 없었다.

평범하게 자랐.. 아, 아니구나. 어렸을 때부터 난 재수가 없었다.


물론, 내가 잘나서, 공부를 잘해서, 운동을 잘해서, 잘생겨서가 아니라, 말 그대로 재수없는 일이 많았다. 운빨 제로라고나 할까.


자식이 너무 마른 탓에 걱정 가득한 어머니의 행동은 보약 구매로 이뤄졌고, 그 보약을 먹은 난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급성 비만아가 되어 31살 지금까지 지방이 두둑한(지갑이 두둑해야 하는데..) 어른이가 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1년에 한 번씩 길 가다 양 쪽 발목을 툭 접지르는 건 기본. 친구 머리통을 주먹으로 한대 때렸는데 가해자인 내 손가락이 부러지는가 하면, 하품하는 사이에 파리 한마리가 쏙 들어간 적도 있었다. 운동만 하면 온 몸이 만신창이, 가죽 워커만 신으면 마른 하늘에 장대비가 쏟아지고, 귀가길에 배가 너무 고파 김밥을 사먹으면 집에 갈비찜이 있는 뭣같은 일들이 매주 발생한다.


며칠 전엔 회사에서 체육대회를 했는데, 사람들은 내가 얼마나 재수없는지 모르기에 겉모습만 보고(허우대는 운동머신처럼 생겼다) 내게 운동을 종용했다. 결국 줄다리기를 하는데, 힘을 갑자기 너무 준 탓인지 왼 어깨가 1초 정도 탈구됐다가 다시 돌아왔다. 그날의 후유증을 정리하자면,


- 왼쪽 어깨 탈구로 인한 시림 증상

- 왼팔 전완 멍듬

- 오른 손바닥 물집 까짐

- 양 무릎 시림 증상


내가 축구선수였다면 이름이 '마이클 오언 하그리브스 존 오비 미켈'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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