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27일 화요일 매우 맑음
‘여는 마음’은 작은 책방이 문을 열고, 닫고, 다시 여는 순간들을 기록한 이야기입니다.
휴무를 앞둔 화요일은 지난 한 주를 가만히 돌아보게 됩니다.
읽은 책도 오래 기억에 남지만, 책방을 다녀가 주신 다정한 발걸음들이 늘 고맙게 떠오릅니다.
이번 주는 유독 무루 작가님의 신간 『 우리가 모르는 낙원 』을 만나러 와주신 분들이 많았어요. 책을 빨리 전하고 싶은 마음에 휴무에 잠깐 문을 연다는 피드 공지를 보고 따님과 함께 달려와 주신 분이 있었고, 책 속에 실린 그림책 작가의 책을 한 아름 안고 와 “함께 읽자”며 손 내밀어 주신 분도 계셨지요. 작가님의 글은 처음이었지만 제 추천을 믿고 만나주셨다는 분께는 제가 가지고 있던 『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를 건넸고, 그 책 속 밑줄 그은 문장이 “지금 자신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였다”며 기쁜 마음을 전해주시기도 했습니다.
인천에서 여행 오신 분과는 제 반려인의 본가와 가까운 인연으로 근처의 좋아하는 공간들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었고, 오랜 시간 SNS로 연결되어 있던 분의 깜짝 방문도 정말 반가웠어요. 지난 주말에 이어 다시 들러주시며 따뜻한 커피에 얼음을 살짝 넣어달라고 하신 분께는 저도 여름에도 따뜻한 커피를 마신다는 이야기를 마음속으로 조용히 전했습니다. 세 번째 방문에는 그 이야기를 살짝 건넬 수 있을 것 같아요. 우산을 놓고 가셨다가 다시 오시며 ‘우리 사이, 친한 사이다’라고 적힌 초콜릿을 건네주신 분 덕분에 깔깔 웃는 순간도 있었고, 예약이 없는 시간에 잠시 병원에 다녀온 사이 닫힌 책방 문 사진을 보내주고 가신 다정한 책 친구의 마음도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글로 다 적지 않아도 한 분 한 분의 발걸음을 기억해요. 기다렸던 작가님들의 신간이 입고되어 설레고 신났던 한 주이기도 했고요. 오랜만에 여는 한쪽가게 테이블을 준비하며 설레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여러 모양으로 책을 사이에 두고 마주할 수 있어 정말 기쁘고, 고마운 한 주였습니다.
내일 수요일은 정기 휴무일이지만 저녁에는 북클럽 ‘너그러운 밤’ 모임이 있어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책방을 잠시 열어둘 예정이에요. 예약 없이 편히 들러주셔도 좋습니다.
한쪽가게 북클럽에서는 매년 한 번 죽음에 관한 책을 함께 읽습니다. 올해는 『 명랑한 유언 』 을 골랐어요. 이 책을 사이에 두고 삶과 죽음 그리고 떠나는 마음과 남겨진 마음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려 합니다. 이번 모임에는 각자 명랑한 유언장을 써 오기로 했어요. (왜요… 제가 오늘 유언장을 쓰다가 파란 하늘을 보며 혼자 울던 그 여자 같나요…)
책방은 금요일에 다시 열게요.
시원한 마음으로 곧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