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감자 파는 도지사]. 코로나 19로 소비가 움츠러들자 강원도 감자를 살리겠다고 최문순 도지사가 나섰다. 트위터로 감자를 사달라는 메시지를 올린 지 얼마 안돼 나선 지 몇 시간 만에 완판됐다. 10Kg에 5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금액에 더불어, 코로나 19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자는 국민들의 마음, 그리고 도지사가 트위터로 감자를 판다는 재미 요소가 결합되며, 첫날에도 둘째 날에도 계속 서버가 터질 정도로 높은 인기를 기록했다. 포케팅(포테이토+티케팅)이라는 신조어도 만들어냈다.
2. 래퍼 '더콰이엇'의 벤틀리 수리비를 벌기 위해 티셔츠를 팔았던 염따도 있다. 3일 만에 20억을 팔아치웠다. 비싼 외제차 수리비에 대한 동정심이 시작이었지만, 가수가 공연이 아닌 티셔츠를 파는 상황, 그리고 수리비를 훌쩍 뛰어넘는 폭발적인 매출 때문에 제발 사지 말아 달라고 사정하는 염따의 상황이 겹쳐 신드롬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3. 방송 <맛남의 광장>에서는 못난이 감자가 팔리지 않는 상황을 보고, 백종원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게 도와달라는 전화하는 장면이 나온다. 지역 농민을 돕겠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신세계 부회장에게 도움 요청을 하는 백종원의 스케일, 그리고 전화 한 통에 30톤을 아무렇지 않게 구매해버리는 정용진 부회장의 플렉스한 상황들이 맞물리면서 못난이 감자도 큰 홍보 없이 너무나 쉽게 판매되기도 했다.
4. 재밌는 건 이 같은 방식에는 어떠한 전략도, 특별한 마케팅도 없다는 점이다. 미디어커머스라는 비즈니스가 만들어진 뒤로 커머스 업계에서는 너도나도 가장 효율 좋은 광고 방식을 적용하느라 바쁘다. 자극적인 카피, 기발해 보이는 제품 아이디어, 거기에 최고로 효율 좋은 SNS 광고 집행까지. 하지만 대박이 나는 건 완벽한 전략이 아니라, 재밌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아이템들이다.
이제 어떤 걸 파느냐보다, 누가 파느냐가 중요해진 시대다. 그리고 그 '누군가'가 파는 이유가 너무나 재밌거나, 황당할수록 효과는 더 커질 테다. 가수가 티셔츠를 팔았듯, 어느 날 갑자기 선생님이 달고나 커피를 팔지도 모르는 일이다. 소비자들에게 있어 '예측 불가능한 전개'는 지갑을 열게 되는 이유이고, 후회가 없는 소비가 되기 때문이다. (얼마 전 회사에서 이모티콘을 출시해 열심히 팔고 있다. 너무나 일반적인 홍보를 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아예 전략 없이 팔아볼 걸 그랬다, 고 후회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