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린 Jul 20. 2020

코로나 백수의 일상 기록1

퇴사는 해야겠지만 먹고는 살아야겠습니다.

기어코 백수가 되어 5개월째 유지중이다. 나의 퇴사 시기는 의도치 않게 코로나와 맞물렸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 '의도치 않게'.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그런 게 있나 싶다만) 충원과 충분한 인수인계 기간이 필요했다. 기존 멤버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나는 몇달 전부터 퇴사를 준비했다. 지난 2월까지가 그 기간이었고, 도중에 코로나가 터졌다. (그 누구도 그랬겠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전개였다. 내 퇴사는 번복 없이 진행되었다.


퇴사는 해야겠지만 먹고는 살아야겠다.


얼마간의 휴식으로 퇴사 후유증이 가셨다. 그리고 나서야 현실이 또렷이 보였고, 슬슬 먹고사니즘에 대한 걱정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프리랜서에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으나 코로나까지 터진 마당에 현실이 녹록치 않았다. 마음이 무거웠으나 이직을 준비해야 했다.


아래는 코로나 백수가 된 모순 끝판왕의 일상 내지 생각을 기록해놓았다. 두서 없는 글이다. 누군가 읽더라도, 읽지 않더라도 상관 없다. 언젠가 미래의 내가 읽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적어본다.


1. 청년 수당을 받기 시작했다.

동생의 정보로 청년 수당의 존재를 알게되었다. 시기가 시기인만큼 나에게는 꼭 필요했다. 금전적으로도 도움을 받았지만 무엇보다 나에게는 변화가 필요했다. 청년 수당은 충분히 그 명분을 만들어주었다. 좀 더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해 클래스101에서 모션그래픽 강좌를 듣기 시작했다. 여름 면접용 옷이 없어서 얇은 슬랙스와 블라우스를 구입했다. 마케팅 관련 서적을 구입했다. 청년 수당은 다양한 방식으로 생활에 큰 도움이 되었다.


2. 모션그래픽 강좌를 듣기 시작했다.

청년 수당으로 결제한 모션그래픽 강좌를 듣기 시작했다. 적지 않은 금액이라 결제 직전까지 고민했지만, 막상 수강하고 나니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싹 사라졌다. 영상 제작에 있어서 항상 아쉬운 부분이 디자인과 모션그래픽이었다. 디자인은 감으로 하는 것이며 모션그래픽도 동일선상에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편견이 깨졌다. 수강하기 전에는 유튜브에서 튜토리얼을 많이 찾아보곤 했었는데, 파편화된 지식이라 정리가 안되는 느낌이 있었다. 강의를 듣기 시작하면서 기본적인 이론을 정립하고 굳이 모르고 지나갔던 스킬을 채워넣을 수 있었다. 강의를 들으며 그동안의 작업들을 포트폴리오로 정리했다.


3. 포트폴리오를 정리했다.

나는 자타공인 프로 이직러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은 아직 그 회사에 다니는지를 가장 먼저 물어볼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동종 업계 아르바이트 경험까지 따지면 총 7군데의 회사를 다녔다. 이직의 이유는 하나도 겹치지 않고 회사마다 제각각이었지만, 쉴 때마다 습관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정리했다. 짧은 경력에도 유의미한 성장이 있었음을 증명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정리하고 나면 왠지 마음이 놓였다. 2020년의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며 나는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스스로 마음을 다잡았다.


  - 2로 계속됨 (..될까?)


매거진의 이전글 백수의 버킷리스트 (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