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주차]#네이버웹툰 #야놀자 #나스닥
안녕하세요. 서진욱 기자입니다.
최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인터넷기업들이 미국 주식시장 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네이버의 웹툰 자회사 웹툰엔터테인먼트와 야놀자가 그 주인공인데요. 각각 웹툰, 숙박 O2O 시장을 개척하면서 성장한 선도 기업이죠. 성공적인 미 증시 상장을 이뤄낸다면 한국 인터넷기업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기게 됩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웹툰엔터와 야놀자의 상장 관련 소식을 알아보고, 사업 현황과 실적 추이를 정리했습니다. 상장이라는 결실을 앞뒀지만 두 기업의 장밋빛 미래를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이번 주에 조금 이른 여름휴가를 다녀옵니다. 오랜 만에 바다를 보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으면서요! 7월에 뵙겠습니다.
네이버웹툰 나스닥 상장 절차 돌입
주요 지표에서 드러난 성장세 둔화
"성장세 회복 시급, 추가 인수 고려해야"
또 나온 야놀자 나스닥 상장 임박 보도
수익성 개선된 1Q 실적, 클라우드 활약 관건
10조까진 무리라는 시각도… 손정의의 판단은?
네이버웹툰의 모회사이자 미국 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지난달 3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습니다. 나스닥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한 건데요. 상장 주관사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JP모건, 에버코어로 빠르면 이달 중 상장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2015년 네이버의 사내독립법인(CI)으로 출발한 네이버웹툰이 9년 만에 나스닥 상장이라는 결실을 앞뒀습니다.
웹툰엔터는 증권신고서에서 발행 규모와 공모가액을 공개하지 않았는데요. 주요 외신이 추산한 웹툰엔터의 기업가치는 30억~40억달러(약 4조2000억~5조6000억원)이고, 상장을 통해 최대 5억달러(7000억원)를 조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 텐센트의 자회사 웨원그룹이 웹툰엔터의 비교 기업으로 꼽히는데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웨원그룹의 시가총액은 5조1200억원(288억홍콩달러) 정도입니다.
웹툰엔터 지분은 네이버와 LY코퍼레이션이 71.2%, 28.7%씩 갖고 있습니다. 기업가치 40억달러를 인정받을 경우 네이버의 지분 가치는 4조원에 육박하게 됩니다. 현재 네이버 시가총액(27조5932억원)의 15%에 해당하죠.
증권신고서를 통해 웹툰 시장을 개척해온 네이버웹툰의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올해 1분기 기준 서비스 국가 150개국 이상, MAU(월간 실이용자수) 1억6900만명, MPU(월간 결제자수) 780만명, ARPPU(이용자당 결제 비용) 11.5달러 등 지표를 공개했습니다. 웹툰엔터 창작자는 2400만명, 작품 수는 5500만개에 달합니다.
매출은 △2022년 1조4993억원 △2023년 2023년 1조7817억원 △2024년 1분기 4538억원, 영업손익은 △2022년 -1593억원 △2023년 -505억원 △2024년 1분기 198억원으로 집계됐는데요. 지난 2년간 2000억원 넘는 적자를 내다가 올해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주요 지표 추이를 살펴보면 성장세 둔화가 드러납니다. MAU는 2023년 3분기 1억7550만명에서 두 분기 만에 650만명이 줄었습니다. 미국과 유럽 사용자 확대에 주력했음에도 해당 지역 사용자가 410만명이나 빠진 여파가 컸는데요. 네이버의 전사적인 비용 효율화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MPU의 경우 2022년 4분기 이후 800만명 안팎에서 움직이는 데 그쳤죠. 2024년 1분기 ARPPU가 최근 2년간 최고치를 찍은 점은 긍정적인데요. 실제 수익성 개선보다는 일본 실적에 대한 회계처리 방법이 순액법에서 총액법으로 변경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4년 1분기 흑자전환을 했지만 매출 증가가 아닌 비용 감소에 기인한다"며 "유료 콘텐츠, 광고 매출은 트래픽과 비례하는 경향이 있다. 비용 효율화로 수익성은 개선될 수 있으나 올해도 고성장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증권가는 웹툰엔터가 성공적인 상장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빠르게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조달 자금을 콘텐츠 다양화와 미국·유럽 사용자 확대를 위해 재투자하라는 건데요. 해외 시장 경쟁력 강화와 외형 확장을 위한 추가적인 인수를 검토하라는 의견도 제시했죠. 2021년 캐나다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와 국내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를 연이어 인수하며 웹소설 경쟁력을 강화한 결단이 다시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정호윤·김예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웹툰 침투율이 충분히 높은 한국과 일본에서 성장은 한계가 있는 만큼 미국 점유율 확대를 중요한 장기 성장 과제로 삼아왔다"며 "그러나 전사적인 비용 효율화 기조로 이를 달성하지 못했던 만큼 상장 이후 전략 변화와 그에 따른 성과 확인이 중요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기저효과와 숏폼과의 경쟁, 마케팅 축소 등 영향으로 MAU와 매출 성장률이 둔화했다"며 "해외 현지 창작자 풀 확대와 신규 독자 확보, 인공지능(AI) 추천 정교화, M&A 등이 성장성과 수익성 개선의 열쇠"라고 했죠. 이준호 연구원은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북미 침투, IP 콘텐츠 비중 확대를 위한 추가 M&A, 협업과 같은 구체적인 계획과 함께 매출 증가세가 확인된다면 네이버의 기업가치에 기여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웹툰엔터는 증권신고서에서 주요 지역의 콘텐츠 현지화를 개선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신규 사용자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AI 기반 추천 엔진을 지속해서 개선해 사용자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관련 기업 인수를 통해 새로운 지역으로 확장하겠다는 포부도 밝혔죠. 네이버의 웹툰 사업은 상장을 발판으로 다시 한번 성장 가도에 진입할 수 있을까요?
숙박·레저·교통 등 여행 종합 플랫폼 야놀자가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달 초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야놀자가 빠르면 7월 중 4억달러(5556억원) 규모의 기업공개에 나설 수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상장 주관사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로 알려졌습니다. 외신들이 추산한 야놀자의 기업가치는 70억~90억달러(9조7230억~12조5010억원)에 달합니다.
웹툰엔터와 달리 야놀자는 아직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장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야놀자의 나스닥 상장설은 2021년부터 매년 불거졌는데, 결과적으로 3년 넘게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상장설이 나왔을 때마다 야놀자 비상장주와 관련 주식, 가상자산 가격이 들썩이는 현상이 반복됐죠.
다만 이번에는 상장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포착됐는데요. 지난해 말 야놀자는 뉴욕증권거래소 출신인 알렉산더 이브라힘을 CFO(최고재무책임자)로 영입했습니다. 올해 3월에는 뉴욕에 미국 지사를 세우고, 이브라힘 CFO가 지사 총괄로 선임됐습니다. 이브라힘 CFO에게 야놀자의 나스닥 상장이라는 중책을 맡긴 점을 분명하게 알 수 있죠.
최근 실적 개선이 이뤄진 점 역시 상장 기대감을 키웁니다. 야놀자는 올해 1분기 매출 1947억원, 영업이익 149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30% 늘었고, 영업손익은 적자(-95억원)에서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EBITDA(조정 상각전영업이익)는 310억원으로 1년 만에 697% 커졌습니다. EBITDA는 이자와 세금, 감각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등을 차감하기 전 이익으로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능력을 평가하는 지표입니다.
1분기 실적이 고무적인 이유는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인데요. 2021~2023년 야놀자 매출은 3302억원, 6030억원, 7667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90억원, 138억원, 17억원으로 크게 줄면서 수익성이 악화됐습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0.2%에 그쳤죠. 2021년 데이블(애드테크), 2023년 인소프트(호스피탈리티 솔루션), 고 글로벌 트래블(B2B 여행 솔루션) 등 인수를 단행한 여파입니다. 지난해 관계기업투자손익은 201억원에 달했죠.
야놀자가 상장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면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합니다. 숙박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디스트리뷰션 솔루션, 브랜드호텔, 네이티브 광고 등이 포함된 클라우드 부문이 실적 개선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입니다. 야놀자의 신성장동력인 클라우드 부문은 여행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다양한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그동안 야놀자는 클라우드 부문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는데요. 지난해 3분기 처음으로 영업손익 흑자(92억원)를 내며 돈을 버는 사업으로 전환했습니다. 1분기 클라우드 부문의 매출 비중은 23%로 플랫폼(예약수수료, 광고, 사입) 부문의 절반 정도인데요. 해외 비중과 수익성이 높은 클라우드 부문의 활약 정도에 따라 야놀자의 연매출 1조원 돌파, 영업이익률 개선 여부가 결정될 전망입니다.
클라우드 부문의 잠재력을 감안해도 10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존재합니다. 매출 규모와 수익성 지표에서 부족함이 클 뿐 아니라 비교 대상으로 삼을 기업도 마땅치 않아서인데요. 아직 해외 인지도가 떨어지는 점 역시 마이너스 요인으로 꼽히죠.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야놀자가 상장 전 추가적인 M&A를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야놀자는 2021년 7월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로부터 투자금 2조원을 유치했습니다. 당시 비전펀드 지분율이 25%(지금도 25%)였으니 역산하면 야놀자를 8조원 정도로 평가한 겁니다. 하지만 현재 장외시장 거래가를 기준으로 야놀자 기업가치는 6조원으로 추산됩니다.
비전펀드 입장에서는 기업가치가 최소 10조원을 넘어야 유의미한 수익 구간에 진입할 수 있습니다. 만약 10조원으로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굳이 상장을 서두를 이유가 없는데요. 물론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야놀자 지분의 현금화라는 결단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결국 단일주주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비전펀드의 수장 손정의 회장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가 중요합니다. AI와 반도체 중심으로 투자 포트폴리오 재구성에 돌입한 손 회장과 야놀자의 동행은 계속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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