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행이 답이다
오랜만에 인생책을 만났다.
밀리의 서재로 전자책을 읽으면서 좋은점은 첫째로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던 많은 책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고, 둘째는 그중 관심가는 책은 조금만 읽어보고 나와 맞지 않다 싶은 책은 빠르게 내려놓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 읽은 책은 실행력을 높일 방법을 고민하다 밀리의 서재에 '실행'을 검색해서 발견했는데, 초반부를 조금 읽다가 너무 좋아서 그 주 주말에 서점에 가서 종이책을 사와서 후루룩 읽었다.
읽는 내내 머리가 울리는 느낌을 받을만큼 스스로를 많이 돌아보게 되는 책이다.
책장에 꽂아놓고 고민이 있거나 자신감이 떨어질 때마다 펼쳐볼만한 책, 이민규 교수님의 <실행이 답이다> 이다.
'실행력이 중요하다'라는 말은 누구나 흔하게 들을텐데 나는 최근에 들어서야 이 의미를 몸소 느끼는 것 같다.
일단 첫번째로, 실행 그냥 하면 되는 거 아니야? 라고 생각했었지만 내가 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할수록 어떤 일 하나를 선택할 때 걱정이 많아진다. 잘 안되면 어떡하지, 그리고 더 좋은 선택지가 없나 라는 생각으로 실행하기에 앞서 자료조사를 하고 장단점을 비교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겁이 많아지면 자연스레 실행이 잘 안된다. 열심히 생각하는 거라고 착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미루고 있는 거다.
두번째로 일단 실행을 하더라도 그걸 꾸준히 지속하는 것은 또 별개의 일이다. 막상 해봤더니 생각보다 잘 안되거나, 어렵거나, 힘들거나 등등 여러 어려움을 마주하면 내가 잘못된 선택을 했나 싶어 다시 다른 선택지를 찾게 되는 경우도 왕왕 있다. 그리고 이렇게 선택을 무르는 일이 몇 번 생기면 수개월이 그냥 한 것도 없이 흘러가 버린다.
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서 대부분 실행 그 자체가 문제의 핵심에 있다.
다이어트하는 방법은 누구나 알아도 실제 다이어트를 하는 건 어려운 일인 것처럼,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것보다는 실행력이 안 받쳐줘서 못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실제로 방법을 모르더라도 뭐라도 일단 하면 안하는 것보다는 낫다.
<실행이 답이다> 좋았던 점
이 책이 좋았던 점은 먼저 실행을 '결심-실천-유지'의 세 단계로 나눠서 도움을 준다는 점이다.
무엇을 할지 결정하는 것, 시작하는 것, 지속하는 것은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르다. 본인의 단계에 맞는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
또 좋았던 건 이민규 교수님은 심리학 박사이시기 때문에 관련된 연구 결과, 뒷받침해주는 과학적 근거들도 함께 제시를 해주신다.
나는 이런 식으로 논리적인 면에서 설득이 됐을 때 실생활에 적용해야겠다는 마음이 크게 들기 때문에 더 와닿았던 것도 있었다.
지금까지 읽어왔던 뇌과학 책들과 겹치는 내용도 꽤 있어서 신뢰가 생기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실행에 두려움을 줄여주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심어준다는 점이다.
'실행을 잘 하는 법'이라 하면 굉장히 동기부여 투성이에 단순한 내용일 것만 같지만, 실제로는 리스크를 줄이고 성공 확률을 높이는 법이나 실행을 가로막는 사고방식과 환경 등 적용 가능한 실용적인 내용이 굉장히 많다.
막연한 두려움을 근거 있는 자신감으로, 그로 말미암아 긍정적인 감정과 마음가짐도 만들어줄 수 있는 책이다.
인상적이었던 주요 내용
"99퍼센트의 사람들은 현재를 보면서 미래가 어떻게 될지를 예측하고, 1퍼센트의 사람만이 미래를 내다보며 지금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생각한다. 당연히 후자에 속하는 1퍼센트의 사람만이 성공한다."
→ 역산 스케줄링에 대한 내용. 가만히 있어도 시간은 흘러간다. 시간이 흘러가는대로 일하는 게 아니라, 내가 일이 이뤄지길 원하는 대로 시간을 써야 한다.
부자들의 재미있는 특성 중 하나는 고액의 소득자일수록 설문조사에 대한 응답시간이 빨랐다는 것이다. ... 부자들은 비즈니스뿐 아니라 개인적인 편지나 이메일의 답신이 빠르고, 누군가로부터 작은 도움이라도 받으면 감사 편지도 신속하게 보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 사람들과 연락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편이라 카톡이 와있어도 미루고 미루다 읽거나 답장 텀을 굉장히 길게 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이 내용을 읽고, 답장하는 것에서부터 실행력의 차이가 나타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특히 인상적이었다. 이때부터 메일이나 카톡 답장은 빨리 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사실은 의욕이 없어서 시작을 못하는 게 아니라 시작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의욕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 의욕이 있건 없건 어떤 일을 시작하면 우리 뇌의 측좌핵 부위가 흥분하기 시작해 점점 더 그 일에 몰두할 수 있게 의욕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 '일단 해!'라는 말보다는 일단 해야 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있게 해주는 부분.
에디슨이 보통 사람과 다른 것은 모두가 '경험'이라고 말하는 것을 '실험'이라고 규정했다는 것이다.
→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생각법. 불안하거나 두려울 때마다 실시간으로 적용하고 있는데 굉장히 좋다. 실제로 성공하면 성공해서 좋고, 실패하더라도 실패한 실험 결과에서 배우고 알게 되는 것이 있어서 좋다.
→ 도움을 청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준다. 창업 초창기에 많은 분들께 도움도 받고, 그때 당시의 나로써는 도저히 닿을 수 없을만큼 높은 위치에 있는 분들과도 연이 닿았었는데 그때를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그땐 정말 무작정 도움을 청했었는데 생각보다 이어지는 결과들이 많았다. 이렇게 하면 좀더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든다.
실패하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세상의 모든 변화에는 임계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가정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포기하는 그 순간, 성공이 바로 코앞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는 것이다.
→ 눈에 보이지 않아도 쌓이는 게 있다. 일을 하다 보면 당장의 변화나 결과가 나오는 게 없으니 소홀히 하게 되는 게 있는데, 뒤돌아보면 그걸 좀더 꾸준히 할 걸 하는 생각이 들때가 종종 있다. 지금 내가 쌓아가야 할 것들을 생각하게 된다.
이외에도 좋은 내용이 정말 너무너무 많다.
단순히 실행력 뿐만 아니라 목표 달성이나 문제 해결, 자신감 부족 등등 다양한 삶의 문제에 직면한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알고보니 이민규 교수님은 엄청난 스테디셀러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라는 책의 저자이시기도 했다.
어디선가 굉장히 자주 봐서 익숙하긴 하지만 별 관심 갖지 않았던 책인데, 이민규 교수님의 책이란 걸 알고 나니 한번 읽어볼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