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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remy Cho Nov 24. 2016

왜 그렇게 열심히 사시나요?

한동안 굉장히 바빴습니다. 출장이 잦았던 탓도 있지만 승진을 목전에 두고 호흡이 짧아졌던 것도 사실입니다. 꿈을 좇는 것도 커리어를 꾸려나가는 일도 모두 마라톤과 같은 일인지라 길게 또 멀리 보며 이끌어가야 하는 것이라 숱하게 듣고 다짐했습니다만, 제게도 역시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습니다. 

이 글은 최근의 저처럼 잠시 짧은 호흡으로 구직을 하고 있는 후배분들이나 눈앞에 승진을 앞두고 있는 분들, 혹은 이직 같은 넥스트 스텝을 고려하는 모든 분들께 공유드리고픈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긴 호흡으로 미래를 그리며 설레어했던 언젠가의 제 자신을 다시 상기해보려는 스스로의 작은 채찍질이기도 합니다. 


왜 그렇게 열심히 사나요?

졸업을 앞두고 취직 준비를 하면서 많은 친구들이 그러했듯 저도 면접 스터디라는 것을 했습니다. 면접은 수많은 ‘왜?’라는 질문에 대답을 해 나가는 과정이지만 이 날은 스터디에서 전혀 뜻밖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왜,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스터디까지 하면서 열심히 사느냐고…

솔직히 당황했습니다. 두리뭉실하게 결국 했던 대답의 요지는 ‘행복해지려고’였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질문을 하나 더 받았습니다. 언제 행복하다고 느끼냐고.


그때 깨달았습니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잠을 줄여가며 열심히 무언가를 꾸준히 해왔는데 왜 그래야만 했는지, 나라는 사람은 언제 행복해지는지 잘 모른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대답만큼은 꼭 진심으로 하고 싶다는 것을요. 그 날 우리는 스터디를 접었습니다. 그리고 한없이 솔직해지기로 했습니다. 스스로 끄덕일 만한 만족스러운 대답을 찾을 때까지 참 오래 이야기를 나누었고 , 결국 설레는 대답을 가지고 여름 거리를 씩씩하게 걸어 돌아갔습니다.


그 날 이후 이 두 질문에 대한 대답은 한동안 제 삶의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인생의 중요한 기로에서 항상 길잡이가 되어 주었습니다.  어떨 때 제가 행복할 수 있을지 알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취직을 준비하던 그때 당시에 제가 원하는 회사/포지션의 기준 5가지를 정확히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기준들로 한때나마 취업률이 높은 공대 전공으로 몇 군데 보험성 지원을 해볼까 했던 마음을 접었고, 대기업에는 단 한 군데도 지원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물론 거기에 필수인 영어 자격시험도 응시하지 않았습니다. 위험한 선택이라며 우려 섞인 충고도 많이 받았지만, 안되면 1년을 더 기다리며 노력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합격했더라도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 믿으며, 그렇게 온전히 모든 시간을 제가 행복해지는 방향에 쏟을 수 있었고 덕분에 그 쉽지 않은 과정마저 참 설렜습니다.

언제 행복하다고 느끼나요?

앞서 지극히 개인적인 예를 들었지만 직장인이든 아니든, 인생의 어떠한 단계에 있든 스스로가 언제 행복한지 정확히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흔히 말하듯 다 (먹고살자고) 행복하자고 하는 일이니까요. 혹시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열심히 달리고 있지는 않나요? 가려는 그 길의 끝은 행복할까요? 잠시 멈춰 서서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스스로에게 한 번 물어보는 건 어떨까요? 나는 언제 행복하다고 느끼는지… 저도 당분간 부지런히 다시 물어보려 합니다.  


부끄럽지만 궁금해하실까 봐 그때의 어렸던 5가지 제 기준을 공유드리며 글을 갈음합니다. 


1. 회사 혹은 해당 산업이 (빠른) 성장세에 있을 것

2. 회사의 네임벨류가 높을 것

3. 같이 일하는 팀원들로부터 배울 것이 많을 것

4. 팀 내에서 나의 역할이 충분히 클 것

5. 일과 여가의 균형이 맞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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