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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remy Cho Dec 20. 2016

아직도 밥상에 숟가락만 얹나?

온라인 마케팅 전환 측정의 새로운 전환점 (2)

디지털 마케팅은 지난 십 수년간 빠르게 발전해왔습니다. 검색에서 디스플레이로, 또 디스플레이에서 비디오로 그 채널이 확장되어 왔고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User Context를 반영한 Micro Moment컨셉과 모바일앱 생태계가 태동하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광고의 타게팅 및 입찰 또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였습니다. Signed-in User 기반의 Declared Data에서 유저의 최근 관심사(User Intent)를 읽어내는 Inferred Data 기반의 타게팅 기법 및 리마케팅으로 점점 정교하게 고도화되었으며, 최근에는 Machine Learning에 기반한 자동 입찰 및 타겟팅까지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예: Google Universal App Campaign)

하지만 이런 많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마케팅의 태초부터 변치 않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가장 마지막 광고 클릭이 모든 전환가치를 가져가는 Last-Click 전환 모델입니다.


변치 않는 그 이름, Last-Click 전환 모델

팀 스포츠 경기에는 여러 포지션이 존재합니다. 득점을 하기 위해서는 공격수뿐만 아니라 여러 루트로 어시스트를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만약 팀이 단지 ‘득점’ 만을 선수 평가기준으로 삼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어시스트를 해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아마 모든 선수들이 공격수가 되려고 하고, 팀워크가 붕괴되면서 팀의 성적은 곤두박질 칠 것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우리는 너무도 당연하게 이런 평가기준을 디지털 마케팅에 적용해왔습니다. 유저가 전환을 하기 직전의 광고 클릭에 100%의 전환가치를 주는 Last-Click 전환 모델 말입니다.

구글의 시장조사에 의하면 온라인 상품 구매자들은 일반적으로 구매 이전에 해당 브랜드와 5회 이상의 접점을 가집니다. 예를 들어서 최초에 상품을 이미지 배너를 통해서 접했다가, 검색엔진을 통해서 상품을 검색해 보고, 며칠 지나서 리마케팅을 통해 다시 한번 마음을 정한 뒤에 마지막으로 다시 검색을 통해서 최종 구매를 하는 경우입니다. 이는 지난번 글에서도 언급한 크로스-디바이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75%의 유저들은 최초에 어느 한 디바이스에서 브랜드를 접했다가 나중에 다른 디바이스에서 전환을 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같은 검색광고 내에서도 유저들은 처음에 ‘겨울 신발’과 같은 광범위한 카테고리의 키워드로 검색을 시작하였다가 ‘부츠 브랜드’ -> ‘XXX 브랜드 부츠 가격’ 등과 같이 점점 브랜드 키워드로 검색을 좁혀가면서 구매를 결정합니다.


만약에 우리가 이러한 유저 행동양식을 디지털 마케팅에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고 Last Click 모델에 따라 1차원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게 된다면, 아마 디스플레이보다는 검색이, 모바일보다는 데스크톱이, 그리고 카테고리 키워드보다는 브랜드 키워드가 실제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오판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전환 성과는 개선되지만 전환 볼륨이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어시스트에도 박수를 쳐주자

스포츠 경기에선 득점 이후에 득점한 선수가 어시스트한 선수에게 달려가 시원하게 하이파이브를 날려주는데, 우리는 이 모습을 디지털 마케팅에서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위해 아래와 같은 Attribution Model을 개발하여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1) First Click: Last Click과 정반대의 모델로 첫 번째 광고클릭에 100%의 전환가치를 부여

2) Position Based : 처음과 마지막 광고클릭에 많은 가중치를 주고, 중간에는 균등하게 나머지를 분배

3) Linear: 모든 광고클릭에 동일한 n분의 1의 전환가치를 분배

4) Time Decay: 뒤로 갈수록 점점 더 많은 가중치를 주는 모델

5) Data Driven : 그동안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스템이 최적의 분배 모델을 결정

Attribution Modeling의 예시

그동안 쌓인 데이터가 충분하다면 이 중 가장 추천하는 모델은 Data Driven Attribution(DDA)입니다.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스템이 최적의 분배 모델을 조합해 주기 때문에 복잡한 유저의 행동 패턴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만약 데이터가 부족하여 DDA 사용이 불가능하다면 캠페인 목표나 비즈니스의 상황에 따라 적합한 모델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적합한 모델 결정

Last Click과 마찬가지로 극단적인 모델인 First Click은 정말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습니다. First Click은 VC에서 많은 투자를 받은 신생업체에서 단기간에 브랜드 인지도 및 MAU 상승곡선을 그려야 하는 경우에 고려해 볼 수 있는 모델입니다. (최근 유명 스타트업들이 TV광고를 집행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1) 우리 비즈니스가 수익성 강화가 목적인지 혹은 매출 증대가 목적인지, 2) 시장의 선도적인 위치에 있는지 아니면 새롭게 진출한 브랜드인지, 3) 해당 상품/비즈니스에 투자를 적게 하였는지 혹은 많이 하였는지, 마지막으로 4) 시장 내 경쟁자가 소수인지 아니면 치열한 경쟁시장인지에 따라 적합한 모델을 결정합니다. 각각의 질문에 전자와 같은 대답이라면 뒤 쪽에 많은 가중치를 두는 Time Decay Model을, 후자와 같은 대답이라면 Position Based Model을 먼저 시도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산, 입찰, 타겟팅의 삼박자

Attribution Model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Machine Learning 기반의 자동 입찰 및 타겟팅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이상 기존의 방식 그대로 광고가 집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모델 변경 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다시 캠페인 성과를 분석하여 새롭게 가치를 인정받은 곳에 더 많은 예산을 분배하고 높은 입찰을 걸어주어야 합니다. 타겟팅 또한 기존보다 좀 더 넓은 범위의 키워드를 추가하거나 디스플레이 광고 등의 타게팅 확장 전략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다시 스포츠의 예로 돌아가면, 단지 득점이 많은 공격수뿐만 아니라 '어시스트를 잘 하는 선수', '시야가 넓어서 패스를 잘 하는 선수'들에게 투자를 해서 팀의 밸런스를 극대화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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