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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호 Dec 10. 2023

도전을 지속하기 위한 방법

- 성장에 집중할 것!

새해가 되어 무언가를 시작하려고 마음먹었을 때부터 항상 저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것이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하나도 늘지 않을 걸?"


뭔가 '해봐야겠다'라고 주변에 선포하면 이와 같은 조언을 빙자한 방해들이 주변에 넘쳐나거든요. 원하는 것이 있으면 회사를 때려치우고 정말 집중해야 한다, 그렇게 해도 될까 말까 한데 할 거 다 하고 놀 거 다 놀면서 그렇게 찔끔찔끔해서는 10년을 해도 똑같을 거다. 차라리 그 시간에 잠을 더 자든가 좀 더 노는 것이 낫다, 뭐 이런 조언들이 제가 특별히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쏟아지곤 합니다. 자꾸 그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제가 세운 매일, 조금씩, 꾸준히 성장한다는 전략 자체가 흔들리게 되더군요. 


나이가 반백을 넘었지만 아직 글쓰기로 세상에 이름을 날린 적이 없으니 어쩌면 주변의 충고가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회사 생활을 시작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남들 좋다 하는 대기업도 아니니 내세울 경력은 아닐 것입니다.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공부를 꽤 오래전에 시작했지만 아직 회화가 능통하기는커녕 기초 수준에서 헤매고 있으니 찔끔찔끔하면 10년을 해도 똑같을 것이라는 조언은 일견 맞는 말 같습니다. 


반백년을 살았으면 이제는 뭔가 이루어야 한다는 생각이 고개를 들면 그동안 살아온 삶에 대한 회의와 후회가 드는 것을 어쩔 수가 없습니다. 제일 큰 고민은 내 삶이 이대로 이렇게 스러져버리는 것은 아닌가, 그런 걱정이 덜컥 드는 것이더군요. 왠지 시간이 너무 없는 것 같습니다. 당장 내일이라도 제 인생의 끝이 당도할 것 같은 두려움이 닥쳐옵니다. 그런 적 없었나요? 


저는 지난주에 병원에서 건강 검진을 받았습니다. 위 내시경과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하고 흉부 엑스선 촬영도 했지요. 그랬는데 검진을 한 병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심장의 대동맥이 확장되어 있는 것 같다는 소견을 보내온 것입니다. 유튜브에서 어떤 질환인지 찾아보니 심장의 대동맥이 노화나 스트레스, 음주나 흡연 등으로 인해 부풀어 오르는 증상이라 하더군요.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 대동맥이 파열되어 급사하게 되는 꽤나 무서운 병이라고 유명한 병원의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시더군요. 그런 진단을 받으면 100세 시대라는 생각은 사라지고 눈앞에 죽음이 다가와 있어서, 내게 남겨진 시간이 얼마 없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에 휩싸이게 되더군요. 


저는 출퇴근할 때 종종 경제 유튜브를 듣곤 하는데, 경제 평론가 중에서 이종우 씨의 대담을 즐겨 들었습니다. 그분이 어느 순간부터 잘 안 보인다 싶었는데 간암 때문에 돌아가셨다고 하더군요. 죽음은 그렇게 급작스러워 어느 순간 훅 들이닥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남겨진 시간이 얼마 없다는 조급함과 함께 나의 소중한 사람들과 나눌 시간이 생각보다 많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들더군요. 


인생이란 어느 한쪽도 버릴 수 없는 것 아닌가, 싶었습니다. 아마 제가 스무 살 젊은이라면, 이십대로 돌아간다면 삶의 어떤 목표를 위해 정말 미친 듯이 몰입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낼모레 환갑을 앞둔 중년의 아저씨 입장에서는 일과 가정과 나 자신을 위한 충일감 이 모두에 골고루 시간을 안배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그래서 '성장'을 택하기로 했습니다. 젊은 시절, 이십 대의 나처럼 무언가를 향해 '몰입'해서 전력투구하기 힘듭니다. 그렇게 전력투구하다가는 금방 지쳐서 쓰러지고 말 겁니다. 그렇다고 예전 제 아버지 세대처럼 이제 은퇴를 꿈꾸며 남은 시간을 '소일'하며 보내겠다는 계획 역시 적절하지 않습니다. '소일'을 50살부터 100살까지 50년 간 하게 될 수도 있을 테니까요. 


저는 '성장'을 지향하기로 했습니다. '성장'을 지향하게 되면 남과 비교할 일이 없어집니다. 어른이 되면서 우리는 종종 비교의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남보다 잘 되는 것'을 '성공'이라고 인정해 주니까요. 그 '성공'이 머릿속에 자리하고 있는 한 저는 제 자신을 종종 패배자나 낙오자로 폄하할 수밖에 없겠지요.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남과 비교하지 않겠다'고요. 대신 '어제의 나'와 비교하여 한걸음 더 나아가는 방식을 택하기로 했습니다. 그게 제가 말하는 '성장'입니다. 어제의 나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졌다면 저는 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목표를 정하고 나자 마음이 편해지면서도 삶에 질서가 생겼습니다. 삶의 시간들을 다시 조금씩 구획하기 시작했지요. 왜 인간이 광막한 우주를 시공간으로 구획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왜 인간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시간을 일, 주, 월, 년으로. 구획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그 엄청남과 비교도 되지 않는 스스로가 너무도 왜소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인류가 그러했던 것처럼 제 삶을, 저의 시간과 공간을 이제 조금씩 구획합니다. 그리고 그 구획 속에서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나아진 나를 만들기 위해 애씁니다. 그제야 저는 무언가를 지속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허무해하지 않고 졸갑증을 내지 않고 무언가를 진득하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기 전까지는 무언가를 지속하려 할 때 마음속에서 '지금 그걸 배워서 뭐 하냐? 남들보다 잘하지도 못하는 것을 애써서 배우려는 게 시간 낭비 아니냐.' 이런 어리석은 생각들이 맴돌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다릅니다. 어제의 나와 견주기 때문에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한발 한발 나아가기만 하면 저는 어제의 나보다 나아질 수 있는 것이니까요. 저는 성장할 수 있는 것이지요.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 우리들은 무언가를 지속하기 위해 삶의 목표를 '성장'에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성장'에서 즐거움을 찾을 때,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게 되고 그 도전을 지속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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