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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iny Dec 01. 2019

때로는 지도 밖으로

아이슬란드 939 도로



흔한 아이슬란드 풍경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참으로 가슴 뛰는 문구가 아닐 수 없다. 뻔히 그려진 길을 따라 안전하게 가기보다는 그려지지 않은 곳을 당돌하게 헤쳐나가는 멋짐.


아이슬란드 여행을 하면서 링로드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과 하나 되는 도로와 주변 풍경에 감탄을 하지만 너무나도 잘 정돈되고 잘 뻗은 링로드에 지루함이 찾아올 때가 있다. 그럴 땐 정말 과감하게 링로드 밖으로 향해 자연 그대로의 날 것을 느껴야 한다. 939도로는 바로 그런 목적에  딱 들어맞는 도로다.


Dijupivogur마을에서 에일스타디르로 가기 위해 링로드를 따라 안전하게? 갈 수도 있었지만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939 도로를 따라 가면 정말로 정말로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을 거라 하여 과감하게 링로드를 포기하고 939 도로를 선택했다.



939도로는 Dijupivogur마을에서 링로드를 따라 쭉.. 가다가 Oxl이라는 곳에서 분기되어 높은 산을 넘어가는 비포장 도로를 말한다. 939 도로가 아니라면 링로드를 따라 작은 반도를 한 바퀴 뺑.. 돌고 돌아야만 에일스타디르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시간도 절약하고 멋진 풍경도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너무나도 멋진 풍경 덕분에 차를 운전하다가 멈추고 풍경 구경하고 차를 운전하다가 멈추고 풍경 구경하고.. 를 반복하다가 오히려 시간이 더 걸려버렸다 ㅋㅋㅋ 멋진 풍경은 정말 예고도 없이 쉴 새도 없이 주야장천 나온다.



링로드가 끝 간 데 없이 이어질 것 같다가도 이렇게 갑작스레 939도로 안내판이 나온다. 에일스타디르로 갈 수 있는 또 다른 방법.. 과감하게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운전하자


그러면 바로 이런 풍경이 나온다. 이런 풍경!! 이런 풍경!!!!!! 이게 사진으로 봐서 겨우 이 정도인데 직접 눈으로 보면 이건 그냥 천상세계다 세상에 이런 곳이 다 있나? 싶을 정도의 멋짐 폭발!!


이런 멋진 풍경 때문에 운전을 하다가도 멈추고 사진 찍고 구경하고.. 운전을 또 할라치면 이런 풍경이 튀어나와서 또 멈출 수밖에 없고 정말로 멈출 수밖에 없었다. 멈추고 싶어서 멈춘 게 아니라 ㄷㄷ


한 가지 주의사항? 이 있다면.. 939 도로를 가고 싶으면.. 필수사항은 아니지만 가급적 4륜 구동을 렌트하도록 하자. 포장 상태도 그렇지만 저 좁다란 경사길을 올라가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세단으로도 잘만 운전하고 다니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래도..-_-a 운전 초보라면 더욱 난감할 듯?



뭐.. 이런저런 것을 잘 극복하고 운전하면 이런 풍경을 볼 수가 있다.  뭐.. 신선세계가 따로 없다고나 할까.. 콸콸 콸콸콸.. 우리나라에 있었으면 완전 명소가 되었을 저런 폭포도 여기서는 뭐 그냥 지나가는 잡초처럼 뭐 별다른 표지판도 관광시설도 없이 널브러져 있다. 허허.. 흔하디 흔한 아이슬란드 풍경. jpg



사진이라서.. 그 거대함을 담기 힘들 뿐 실제로 눈앞에서 보면 규모에 압도당한다. 구불구불 계속 올라가는 도로.. 저~~ 위 평지? 에서부터 내려오는 물은 모이고 모여 냇물이 되어 흘러간다. 그리고. 비포장도로를 따라 계속 운전하다 보면 나오는..



바로 이 풍경!!!



바로 이. 풍. 경!!!!!!!


차로 올라다 가다  끄악!!!! 하고 소리 지르며 급히 차를 세워버렸다. 뭐..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를 이 웅장한 장관.. 여행을 다녀온 지 몇 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사진에서 고스란히 전해온다. 그때의 감동..




다행히 이곳엔 도로 옆에 차를 잠시 세워둘 작은 공간이 있었다. 939도로는 한참을 다려도 마주 오거나 뒤따르는 차가 없어서.. 한동안 도로를 점령? 할 수 있었다.


풍경은 멋지지만 운전하기 쉽지 않은 이 도로를 굳이 안 오려는 걸까? 겨울엔 진짜 여긴 뭐 오를 엄두를 못 낼 거 같다. 다음 목적지로 가는 시간을 단축해보자고 선택한 곳이었지만 이 웅장한 풍경이 오히려 나를 붙잡아두었다.



오르막을 어느 정도 올라가면 이런 평지가 나타난다. 이 곳에는 눈이 아직 녹지 않고 쌓여있다. 저 눈이 녹아서 아까와 같은 폭포나 냇물을 이루는 거겠지?


이 곳 역시 차를 세울 공간은 많았고.. 아래와는 정말 또 다른 분위기가 펼쳐진다. 평지 위에 쌓인 눈들은 조금씩 녹아 여기서도 또 작은 폭포를 만들고 눈이 녹아 모인 물은 여기서도 또 냇물을 이루고..



이 물들이 모여 경사를 따라 아래로 흐르고 흘러가겠지. 물이 정말로 시원하게 청량해 보인다. 오염이라고는 1도 모를 것 같은 이 아이들..



한편으론.. 비포장도로이긴 하나 이런 척박한? 곳까지 도로를 만든 인간도 참 대단하다. 



엄청난 진풍경에 턱이 빠질 듯 입 벌리고 오다 보니 도착한 이 곳.. 아 그런데 여기.. 아... 여기가 말이야.. 아.. 여기가 그런 곳일 줄은 몰랐다-_- 무슨 얘기인지는 다음 글에서..ㅋㅋ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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