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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iny Nov 23. 2019

아이슬란드의 200년 된 카페

작은 항구도시 Djupivogur



회픈에서 한 시간 반 정도 차로 이동하면 닿는 아이슬란드 동부의 작은 마을 Djupivogur. 동부 링로드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달리다 보니 생각보다 더 늦게 도착했다.


어느 나라를 가든 이름 없는 혹은 알려지지 않은 작은 마을을 가는 것은 너무나도 설레는 일이다. 대도시 혹은 잘 알려진 곳과는 다른 매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대도시의 매력은 이미 이전의 많은 여행에서 수없이 느꼈기 때문에 여행을 많이 할수록 소도시의 매력에 더욱 빠지게 된다.



마을 입구에 기념품 샵 같은 것이 보여서 한 번 들어가 보았다. 어디서든 볼 수 있는 공장에서 나온 것 같은 뻔한 상품들이 아니라 이곳에서만 볼 수 있을 법한 독특한 물건들이 많이 보였다.



Djupivogur의 전체적인 모습 너무나도 작아서 낮은 높이에서도 마을 전체의 모습이 다 보인다. 워낙 정보가 없는 곳이다 보니 이렇게라도 정보를 얻어야 했다. 기념품점 근처에 있는 마을 인포센터에서 지도를 얻고 가볼만한 곳에 대한 정보를 추가로 얻어본다.



작고 볼 것 하나 없을법한 이 마을에 온 이유는, 사진 속 안내판에 보이는 두 개의 건물을 때문이다. 각기 1790년과 1848년에 지어진 유서 깊은 저 두 건물은 이 작은 마을에서 굉장한 멋을 발휘하고 있다. 건물만 높고 본다면 시간이 멎은듯한 모습. 여기저기 보수를 하긴 했지만 200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건물 바로 앞에는 작은 항구가 있다. 무슨 일인지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다. 어디선가 사람들이 배를 타고 와서 내리고 있다. 아기와 함께 온 사람도 보인다. 어떤 아이는 뭔가 생선을 들고 이동 중이다. 



빈티지한 건물과 항구를 둘러보고 밥을 먹으러 어느 레스토랑? 에 들렀다. 레스토랑보다는 그냥 편의시설? 에 가까운 곳인데 안에 이런저런 것들이 많이 있었다. 마을 유일 편이시설이랄까.. 과자도 보이고 음료도 보이고 간단한 수준의 패스트푸드도 먹을 수 있다. 잠시 창문 한편에 자리를 잡고 햄버거를 주문해본다. 



그런데 이 햄버거,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뭔가 편의점에서 파는 2000원짜리 햄버거를 전자레인지에 데운 것 같은 비주얼이지만 그 맛이 완전 일품이었다 ㄷㄷ 아이슬란드에서 먹은 햄버거들이 진짜 겉보기엔

별로인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 먹어보니 다 맛있었다.  아이슬란드 특산물은 햄버거?ㅋㅋ



의외로 맛있었던 햄버거를 먹고 다시 작은 마을을 한 바퀴 둘러본다. 항구는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아름다웠다. 물은 맑고 푸르렀고 하얀색 배들은 아기자기 예쁘고 뒤로 보이는 피요르드는 장중하면서 신비롭다.



마을 한쪽에는 아이슬란드 가옥의 미니어처가 보인다. 지붕 위 잔디까지 제대로 재현했다. 디테일 ㄷㄷ 마을 중앙에는 누군가의 흉상이 있었다. 당시에는 누군지 몰랐는데 돌아와서 검색해보니 이곳에서 태어난 유력한 정치인이라고 한다. 개천에서 용 난 수준일까



약간 높은 곳에 올라가 마을을 내려다본다. 한눈에 다 들어온다. 정말 작다. 내려오면서 초반에 등장했던 인포센터를 지나친다(좌하단). 4시도 안됐는데 문 닫고 바로 퇴근했다. 워라벨 ㄷㄷㄷ 빈티지한 오래된 건물로 향한다.(우하단)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실내. 창문을 통해 따스한 햇살이 들어오고 있다.  볕이 잘 들어서 딱히 조명이 필요 없을 것 같기도.. 건물 안은 지금은 카페로 활용 중인 듯하다. 없어 보이지만 있을 건 다 있는 카페



나이 든 노부부가 가게 중앙에 앉아 담소를 나누며 음료를 마시고 있다. 저 부부는 왠지 자신들이 젊을 적부터 이 카페를 이용했을 것 같다. 함께 나이 들어가는 건가.. 나름 역사적 건물이라 그런지 방명록도 있다. 건물 한쪽은 박물관으로 꾸며져 있다.



건물의 모형도 있고.. 옛날부터 쓰였을법한 오래된 물건들도 전시되어 있다. 하지만 내가 여기 온 목적은 화장실을 가기 위해서라지ㅋㅋ 건물은 낡았지만 의외로 테이블과 의자는 신식이다.



200년의 세월이 담긴 나무기둥과 여기저기서 볼 수 있는 빈티지한 멋이 폭발한다. 의외로 맛은 평범했던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밖으로 나와본다.



작은 마을에 또 볼거리 없나 찾아보니 마을 외곽에 달걀 전시물이 있다기에 와보았다. 아이슬란드에 서식하는 모든 새들의 알을 모형으로 만들었다나..-_-a 예술의 세계란 참으로 심오하도다..(도대에 왜;;;)


아래 보면 표지판에 어떤 새의 알인지 표기되어있다. 내가 보기엔 다 똑같아 보이는데-_- 꽤나 육중하고 두터운 원형 구조물이 아슬아슬 바닥에 잘 붙어 있다.


작지만 아름다운 마을 Djupivogur는 여행에 여유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동부 일주 중 꼭 한 번 들러보길 권유한다.


이제 아이슬란드 여행 중 가장 인상 깊던 곳인 939 도로로 가보자. 여기서는 정말 뜻하지 않게 엄청난 풍경을 접한다. 10미터만 전진해도 차를 세워야 할 만큼 멋진 풍경들이 그야말로 쏟아졌다.



words&photos by la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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