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를 왜 안 하냐고 묻는다. 이래서 안 한다, 저래서 안 한다. 그저 그런 오답들을 지나온 후에 내가 얻은 답은 ‘못 한다'였다. 그 이후로 나의 답변은 고정되었다.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것.
그리고 시간이 흘러 지금이 되었다. 안 하는 사람도 가끔은 하고 싶은 것이 연애인데, 못 하는 나는 오죽하겠나. 근데 못 하는 건 못 하는 거니까 내가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아쉬운 대로 연애 이야기라도 하기로 했다. 축구 못 해도 축구 이야기하고, 정치 못 해도 정치 이야기하니까, 연애 못 해도 연애 이야기해도 되겠지.
그런데 무슨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 멋들어지게 늘어놓을 만한 풍부한 연애 경험이야 당연히 없다. 그나마 얼마 안 되는 옛 연애 상대들도 결혼을 했거나 곧 할 사람들이니 그 이야기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니 어쩔 수 없다. 일반론이라고 포장하고 싶은 나의 망상들을 쓰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