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신도 짝이 있다"는 말에서 희망을 찾으려던 사람은 이내 좌절과 마주하게 된다. 처음에는 "짚신도 짝이 있으니.."로 보이던 말이 어느샌가 "짚신도 짝이 있는데.."로 읽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우리가 짚신에서 찾을 수 있는 희망은 의외의 곳에 있다. 바로 짚신은 짝이 있을 때에만 그 쓸모가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짚신과 다르게, 경우에 따라서는 짝이 없기도 하다는 것은 개개인만으로도 그 가치가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짚신은 짝이 있어야만 하기 때문에 짝이 있는 것이고 우리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사고는 짝이 없다는 이유로 자존감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준다. 물론 외로움을 해결하는 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