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만들어준다고?
(1) 수노(SUNO)
얼마전 지인이 ‘수노(SUNO)’ 라는 사이트에서 만든 음악이라면서 링크를 보내준 적이 있습니다. 링크를 열어보니 약 2분 30초짜리 노래가 있더라고요.
(출처: SUNO)
재생을 해보니 청량한 여성의 목소리가 도입부를 시작해 가사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중간에는 남성의 목소리가 등장해 랩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응??? 이걸 만들었다고?
라고 놀라 살펴보니, 이 사이트에서 회원가입을 하고 간단히 텍스트를 입력하니 다양한 언어로 가사가 만들어지고, 연주에 보컬까지 붙어서 완벽한 곡이 탄생하더라고요. 이 사이트는 최근 V3에서 V4라는 음악생성 AI 서비스 버전으로 업그레이드가 되었는데요. 음악적 지식이 없더라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보니 막 창작 욕구가 샘솟더라고요.
그리고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용자가 엄청 많았었나 봅니다. 이 업체는 수노 라는 서비스를 출시한지 8개월 만에 투자를 유치했는데요. 초기부터 이미 사용자를 1천만명 이상 모아두고 있었고, 앞으로의 잠재가치를 고려해 무려 1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게 됩니다. 투자자로는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 등 유명 투자자들이 몰렸죠.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와도 파트너십을 통해 코파일럿에 V3를 통합하는 작업을 했죠.
마치 수노는 음악 버전의 ‘소라’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참고로 수노가 음악을 창작해 내는 방식은 음악을 하나의 파형으로 인식해 생성하는 원리인데요. 한번에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몇 초만에 연주, 보컬을 결합한 음악이 나오게 되죠.
(2) 유디오(Udio)
(출처: 유디오)
유디오도 수노만큼이나 주목받고 있는 음악을 생성하는 AI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입니다.
유디오의 경우 프롬프트를 입력할 경우 먼저 대형언어모델(LLM)을 사용해서 가사를 만들고, 다음에 확산모델(Diffusion)을 이용해 음악을 생성하는 2단계를 거친 음악 생성 서비스가 제공되죠. 그래서 32초 분량의 2개의 노래를 끊어 제공하다보니 변경 기능을 통해 편집도 가능합니다. 참고로 수노는 음원 수정은 불가능하죠.
유디오는 자동 저작권 필터가 있어서 특정 아티스트와 유사한 음악을 차단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현재 수노와 유디오는 무료로 음원 생성이 가능하지만, 하루에 생성하는 갯수가 제한되거든요. 그래서 만약 나는 갯수 제한 없이 만들고 싶다 혹은 다운로드를 하고 싶다면 유료 요금제를 쓰면 됩니다. 둘다 동일한 요금 체계를 가지고 있어요. 스탠다드는 월 10달러, 프로/프리미엄 버전은 월 30달러로 책정돼 있죠.
(3) 그 외 글로벌 음악 생성 AI 기업
수노, 유디오 외에 글로벌 기업 중에는 빅테크 기업들이 음악 생성 AI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제휴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애플이나 구글은 자체적으로 개발해 자신들의 생태계 내에 음악 생성 AI를 탑재하려고 합니다. 이에 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 개발하기 보다 이미 만들어진 수노와 파트너십을 통해 해당 기술을 자사의 서비스에 탑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죠.
아마존의 경우에는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계해서 AI 음악 생성 기술을 개발하고 있고요. 엔비디아는 이 기업들을 위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음악 생성 AI 시장은 2028년까지 연평균 28.8%씩 성장해 9억 5천만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야말로 고속 성장 시장이네요.
한국의 음악 생성 AI 기업은?
한국의 경우에는 대표적으로 포자랩스, 뉴튠이 있습니다.
(1) 포자랩스
(출처: 포자랩스)
포자랩스의 경우 2018년에 설립된 뮤직테크 기업인데요. 라이브(LAIVE) 플랫폼을 활용해서 5분 내에 작곡, 작사, 보컬을 생성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포자랩스가 음악을 만드는 방식을 살펴보니, ‘미디 생성’ 방식을 사용해서 AI가 전자 악보를 그리는 것과 유사한 접근 방식으로 음악을 만들어간다고 해요. 이게 처음에 음표 단위로 샘플을 만들고요, 생성된 샘플을 짜임새있게 구조로 조합하면서 만드는 원리라고 합니다.
포자랩스의 경우 씨제인이엔엠과 CJ인베스트먼트로부터 시리즈 A 단계에서 27억원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2) 뉴튠
(출처: 뉴튠)
뉴튠의 경우에는 국내 최초로 텍스트 프롬프트를 기반해 음악을 생성하는 AI 믹스 오디오를 개발했고요. 이미지 입력을 통해서 배경 음악을 생성할 수 있는 멀티모달 기능이 제공되죠.
그리고 뉴튠의 경우 향후 발생할 저작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에서 학습에 사용한 악기, 비트를 직접 연주했다고 합니다.
뉴튠의 경우 인터베스트로부터 프리A 시리즈 단계에서 20억원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3) 그외 국내 음악 생성 AI 기업
한국에는 포자랩스, 뉴튠 외에도 크리에이티브 마인드, 쥬스, 엔터아츠, 쿨잼컴퍼니, 네오코믹스, 이모션웨이브, 루바토랩 등의 뮤직 테크 기업들이 각자 AI 기반한 다른 접근 기술들을 활용해 음악 시장에 뛰어들고 있죠.
참고로 쥬스의 경우 AI 편곡, 음원 생성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으로 KT 자회사인 지니뮤직에 인수되었고요. 네오코믹스는 웹툰 배경음악 생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그리고 루바토랩은 인공지능 작곡, 피아노 연주, 3D 춤 생성 등 여러 음악 비즈니스 관련된 AI 기술을 연구하는 기업이죠.
그런데 돈은 어떻게 벌지?
(출처: 캔바)
제가 지인에게서 ‘수노’ 링크로 받은 AI 음원 덕분에 시작한 화두로 국내외 여러 생성 AI를 살펴봤는데요. 어떤 기업은 투자를 받고 잘되고 있고, 어떤 기업은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피봇을 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직 수익 안정화 시장은 아니라는 건데요. 음악 생성 AI 가 서비스는 꾸준히 등장하고 있는데 수익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뭘까요?
사실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저작권’과 관련된 문제가 있습니다.
저작권과 관련해서는 2가지 문제가 있는데요. 하나는 AI 음악이 창작물로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와 기존 업체들과의 저작권 훼손에 대한 문제로 나눌 수 있어요.
먼저 창작물 관련된 문제는 결국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를 받고 음원을 등록해야 라이선스에 대한 수익을 획득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현행 저작권법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정의하고 있죠. 즉 AI는 인간이 아니니까 저작권자가 될 수 없다는 겁니다.
글로벌로 봐도 대부분 국가에서 저작권자는 ‘인간’으로 한정하다보니 AI 창작물의 저작권 인정이 어려운 상황이에요. 물론 새로운 법도 완비되지 않았고요.
그리고 저작권 훼손에 대한 문제도 음악 생성AI 업체들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현재 수노와 유디오는 모두 대형 음반업체로부터 소송을 당한 상태인데요. 음원 생성을 학습할 때 대형 음반업체들의 기존 음악들을 학습 시켰다고 보고 저작권이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거죠.
(출처: 캔바)
그 외에는 ‘파이 나눠먹기’가 이슈가 될 수 있습니다. 현재 생성 AI 로 만들어진 음악이 2028년까지 전체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수익의 20%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거든요. 그러면 해당 20%의 시장 파이만큼 기존 음악 창작자들의 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거죠. 전망치는 24% 정도의 창작자 수익이 감소한다고 해요. 그러다보니 결국은 인간과 AI의 점유율 싸움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이런 것도 이슈에요. 한번 쯤 재미로 쓰는 건 좋은데, 굳이 내가 돈을 내고 써야해? 라는 사용자가 있을 경우 서비스의 무료 이용만을 원하게 되겠죠. 그러면 유료 요금제 전환을 해줘야 기업들은 생존, 성장할 수 있는데 수익이 악화될 수도 있습니다.
마케터의 시선
이와 관련하여 마케터의 시선에서 살펴보면, 생성 AI를 활용해 만든 음악 뿐만 아니라 도서, 영상, 영화 등 여러 분야의 콘텐츠가 기존의 저작권과의 갈등이 있을 건 분명해 보입니다. 아무래도 시장이 과도기에 있다보니 분명한 법적 가이드라인도 없고, 기존의 기득권들과 갈등 요소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고 상용화가 되면 기존의 직업들은 상당히 대체가 되거나 없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은 이 서비스가 머지 않아 도입된다고 가정해 본다면, 더 넓은 시야로 ‘어떻게 하면 될까’ 에 대해 고민을 하는 것이 더 현명하겠죠.
사실 요즘 제가 많이 하는 고민입니다.
퍼포먼스 마케팅을 하는 건 기술적인 부분이고 정량적인 부분이다보니, 결국은 AI 솔루션이 퍼포먼스 마케터의 대부분의 영역을 다 대체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수 년 안에 저와 같은 정량적인 데이터에 기반한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은 다른 준비를 해야 할지 모릅니다.
(출처: 캔바)
음악 생성 AI 기업들은 어떨까요?
일단 여러 이슈에 부딪혀 수익이 안정화되지는 않았지만요. 이들이 돌파구를 찾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채널을 쓸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유튜브 채널을 활용해 생성AI로 만든 음악을 24시간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채널을 운영할 수도 있고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들어 플레이리스트로 승부를 볼 수 있겠죠.
그리고 라이선싱 방식으로 유튜브 크리에이터, 영화 제작자, 게임 개발자에게 판매를 할 수도 있고요. 저작권 문제가 없는 음원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 있다면 B2B 서비스로 납품하는 일도 가능할 겁니다. 교육이나 세미나 현장에서도 새로운 기술 교육을 위해 활용할 수도 있겠네요.
좌우간, 생성 AI가 전 분야에 걸쳐 우리 삶 속에 아주 얕은 데에서부터 깊은데까지 골고루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이네요.
앞으로의 관건은 이게 대세가 된다고 할 때 ‘나는 무엇을 하면 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게 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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