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이 내게 주는 느낌
물속이 내게 주는 느낌
평상시 내가 헤엄치는 물속은
돌고래가 헤엄치는 그런 얕은 물
맘만 먹으면 수면으로 나올 수 있는
나랑 같이 헤엄치는
내가 손을 뻗으면 물을 잡을 수 있고
내가 발로 차면 나를 밀어주는
그런 물
근데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물이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죽음을 보고 물속에 있으면
깊은 바다 속처럼 느껴진다
바닥도 수면도 알 수 없는.
수면에 가도 계속 물을 먹는다
물안에 고개를 담글 때마다 숨이 막힌다
숨막힘이 두렵다
누군가가 숨을 멈춘게
나인 것 처럼 느껴진다
세월호 때도 그랬고
이번 올랜드 때도 그렇다
어젯밤 희생자들 얼굴 하나하나가 뜨는 영상을 보고잤다. 밤새 이들의 얼굴, 나이, 표정이 머리속에서 헤엄쳤다. 쉽게 잠들지 못했다
아침에 일어나 물 속에 무거운 생각을 녹이려고 갔다. 오히려 더 숨이 막혔다. 물안에서 숨을 참을 때 내가 죽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차가웠고 컴컴했고 어두웠다.
물속에서 숨을 뱉어내지 못하니
다시 떠올라도 들이쉬지 못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의 삶이 그럴 것이다.
들이쉬고, 다시 뱉고
그 일 조차 힘에 부치는 하루들
그리고 오늘은 비가 온다
축축하다 어둡다
아직도 물속에 있는 것 같은 기분
허무한 죽음을 듣는 것이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