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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기 Jun 15. 2016

0615

물속이 내게 주는 느낌

물속이 내게 주는 느낌


평상시 내가 헤엄치는 물속은

돌고래가 헤엄치는 그런 얕은 물

맘만 먹으면 수면으로 나올 수 있는

나랑 같이 헤엄치는

내가 손을 뻗으면 물을 잡을 수 있고

내가 발로 차면 나를 밀어주는

그런 물 


근데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물이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죽음을 보고 물속에 있으면

깊은 바다 속처럼 느껴진다 

바닥도 수면도 알 수 없는.

수면에 가도 계속 물을 먹는다

물안에 고개를 담글 때마다 숨이 막힌다


숨막힘이 두렵다

누군가가 숨을 멈춘게

나인 것 처럼 느껴진다

세월호 때도 그랬고

이번 올랜드 때도 그렇다


어젯밤 희생자들 얼굴 하나하나가 뜨는 영상을 보고잤다. 밤새 이들의 얼굴, 나이, 표정이 머리속에서 헤엄쳤다. 쉽게 잠들지 못했다


아침에 일어나 물 속에 무거운 생각을 녹이려고 갔다. 오히려 더 숨이 막혔다. 물안에서 숨을 참을 때 내가 죽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차가웠고 컴컴했고 어두웠다.


물속에서 숨을 뱉어내지 못하니

다시 떠올라도 들이쉬지 못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의 삶이 그럴 것이다.

들이쉬고, 다시 뱉고

그 일 조차 힘에 부치는 하루들


그리고 오늘은 비가 온다

축축하다 어둡다 

아직도 물속에 있는 것 같은 기분



허무한 죽음을 듣는 것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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