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는 과연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을까?
2020년 초부터 코로나19에 의해 강제 언텍트 시대에 접어들었다.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들의 활성화와 함께 메타버스라는 키워드가 화두가 되었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초월(meta)과 세계·우주(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 세계'를 의미한다. 이 정의를 통해 메타버스가 새로운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이미 2016년에 가상현실(Virtual Reality) 기술에 대한 높은 관심을 경험한 바 있다. 즉, 메타버스는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가상현실에 대한 개념과 접근을 새롭게 정의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2016년의 가상현실과 2022년의 메타버스는 어떠한 차이점이 있는걸까?
일단, 2016년의 가상현실은 현실감 높은 컨텐츠 제공을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에 초점을 두었다. 즉, “가상 현실”이 “현실과 같은 가상”을 구현하는 것에 집중해서, 어떻게 하면 사용자가 더 현실처럼 느끼게 할지, 어떻게 하면 더욱 현실공간과 같게 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였다. 그러나, HMD를 이용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가상으로 현실과 유사한 환경에서 액티비티를 수행할 수 있으면 “가상현실(VR)”이다. 2022년의 메타버스는 “가상의 현실" 또는 “현실과 분리된 가상"이라는 측면으로 여겨지고 있다. 즉, 메타버스는 HMD를 사용하는 것에 구속되지 않고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현실이 아닌 별도의 가상공간 플랫폼에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포인트이다.
메타버스에서는, 현실과 분리된 별도의 가상공간에서 활동할 수 있는 모습이라면, 실제 사람과 동일하게 구현되고 실제와 같이 움직이는 캐릭터가 아니고 사용자가 가상공간 플랫폼 상에서 표현하고 싶은 모습으로 표현된 캐릭터여도 상관없다. 그리고 메타버스는 가상공간 상의 객체를 실제로 만지는 느낌을 동일하게 구현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 공간 상에 존재하는 객체를 가상공간 상에도 존재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게 되었다. 2016년의 ‘가상현실’은 사용자 본인 중심의 서비스인데반해, 2022년의 메타버스는 상호 관계 중심의 서비스가 핵심인 것이다. 현재의 메타버스는, 여러 유저 간의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하는 서비스 구현에 집중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은 게임을 즐기고자 하는 유저가 모이는 플랫폼, SNS 역할로서 유저 간에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제공하는 플랫폼이 각각 존재하여, 유저 간에 특정 목적의 플랫폼 내에서 상호 관계를 형성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아직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메타버스 기반의 스타트업으로 알려진 스타트업들을 알아보자.
리디북스에서 <기술창업36계> 전체보기
https://ridibooks.com/books/4168000021
디프트(대표 박치형)은 온라인 전시로 아트 시장을 개척한 아트 플랫폼 기업이다. 디프트에서 만든 ‘디 엠티스페이스’는 아티스트 누구나 자유롭게 작품을 전시하고 공유할 수 있는 가상공간이다. 2019년 말 런칭 후, 지금까지 전 세계 3만명 가까운 아티스트가 ‘디 엠티스페이스’에 참여해 8만 점 이상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한국에만 머무는것이 아니라 예술의 주 무대인 미국 및 유럽권의 높은 참여율로 주목받고 있다. 디프트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육성한 대표적인 플랫폼 스타트업으로 손꼽히고 있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8억원 가까운 투자금을 유치했다. 메타버스 열풍이 불어오면서 후속투자도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온라인 갤러리’라는 뻔한 아이템이 왜 이렇게 주목받는 것일까? 디프트처럼 10건 가까운 특허를 갖추고 있는 메타버스 스타트업은 많다. 하지만, 3만명 가까운 아티스트가 자발적으로 자신의 작품을 올리는 ‘아트 플랫폼’은 드물다.
2020년 11월 ‘나혜령’ 작가의 초대전을 진행하였으며, 세계적인 작가인 치가 켄지(Kenji Chiga), 알리 아사드(Ali Asad) 초대전까지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디프트는 박치형 대표를 비롯한 구성원들 대부분이 예술계 출신이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예술과들과 관계를 맺은 젊은이들이라는 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볼 수 있다. 예술가들과 공감하고, 그들의 작품이 가장 잘 감상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밤새워 고민했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아이디어들이 나왔고, 스타트업 답게 사업에 즉시 반영되었다. 이들은 ‘공감’을 어떻게 다루는지 아는 기술자들인 것이다. NFT 이야기는 궂이 안해도 될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예술’을 시작했다. 우리 엄마도, 우리 장모님도 그림을 시작하셨다. 코로나로 인해서 ‘게임’과 OTT도 활황이지만, 집구석 ‘예술활동’도 폭발하고 있는것이다. 인간이 계속 생각을 할 수만 있다면, 계속 예술을 할 것이다. 그 ‘메타버스’ 전시장 플랫폼인 디프트가 보여줄 ‘예술적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다.
‘디엠티스페이스' 디프트('D Emptyspce'©DIFT) 홈페이지 � https://www.demptyspace.com/
클릭트(대표 정덕영)는 실시간 메타버스 스트리밍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다. 2013년 영화 특수효과업에 몸담던 그래픽 디자이너 정덕영 대표와 네트워킹, 비디오 스트리밍 전문가 이하람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설립했다. 데이터 용량이 매우 큰 VR(가상현실), XR(혼합현실) 콘텐츠를 무선으로 스트리밍해 모바일기기로 전송하는 메타버스 핵심기술을 확보했고, 이를 보호하는 국내, 미국 특허만 15개가 넘는다.
특히 클릭트가 최근 출시한 ‘onAirXR Enterprise’은 wifi, 5G를 이용한 무선 기반 다인 동시 체험형 오프라인 메타버스 전시 솔루션으로 서버에서 구현한 고퀄리티 실시간 콘텐츠를 모바일 HMD, 또는 AR 기기로 전송, 자유로운 이동과 상호작용이 가능한 오프라인 메타버스를 구현하는데 성공해 서울특별시, 서울산업진흥원, 서울기술연구원 관계자 및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메타버스의 핵심인 VR 디스플레이 기술의 경우, 데이터 전송용량이 엄청나기 때문에 기존의 VR은 PC와 유선으로 연결된 경우가 많다. 안그래도 답답한 VR헤드셋이 선으로 연결되어 있음에 소비자들은 불편을 호소하며 외면했었다. 다행이 작년에 페이스북(현 메타)의 자회사인 오큘러스 퀘스트가 가볍고 선이 없는 기기를 만들어내면서 100만개 이상 팔리긴 했지만, 평면 디스플레이에서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또렷한 4K 화질과 비교하자면 해상도가 부족하고 여전히 만족도가 높지 않다.
클릭트의 ‘온에어XR’ 기술을 활용하면 와이파이 환경에서 공간의 제약 없이 무선으로 초고해상도의 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페이스북이 진정한 ‘메타’가 되려면, 이러한 무선 첨단기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물론, 아직 인간의 감각기관을 완전히 대체하거나, 인간의 뇌를 완전히 속일 수 있는 기술은 최소 15년 이상 개발되어야 할 것이나, 클릭트의 특허를 보면, 시각적 감각은 조만간 일정 수준 이상을 달성할 수 있을것 같다. 클릭트는 LG유플러스, SM엔터테인먼트, 유니티(Unity), KT, 덱스터 등과 메타버스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클릭트 홈페이지 � http://clicked.co.kr
3. 큐리오 스튜디오 ‘믹서’ - 메타버스 캐릭터들의 현실 난입!!
스마트폰의 성능이 점점 좋아지면서,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정보와 콘텐츠가 현실에 ‘덧 입혀지는’ 기술들이 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지금 내가 위치한 골목에서 스마트폰을 들어서 골목을 비추면, 음식점과 카페를 디스플레이에 표시해주는 서비스들이 나타났고,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와 같이, 실제로 존재하는 환경에 가상의 사물이나 정보를 합성하여 마치 원래의 환경에 존재하는 사물처럼 보이도록 하는 기술을 ‘증강현실(AR)이라고 한다.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특정한 위치에 가서 특정 위치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비추면 디스플레이에 ‘포켓몬스터’가 나타나고, 이 캐릭터를 잡을 수 있는 게임이 바로 ‘포켓몬고’이고, 유료화에 성공하면서 세계적인 선풍을 일으켰다. 나이언틱에서 개발한 포켓몬고는 최근 누적매출 40억 달러(약 4.5조원)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큐리오 스튜디오(대표 손범준)는 모바일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증강현실 인터페이스 기술 및 3D 콘텐츠 공유 플랫폼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네이버웹툰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AR기술을 연구하던 손 대표는 네이버웹툰의 다양한 캐릭터들을 현실 속 공간에 띄워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여 창업하였다. 이후 네이버 D2 스타트업 팩토리의 프로그램에 선발되었고, 공동창업자인 권영호 이사와 함께 믹서(MXXR)를 출시했다. 믹서는 스마트폰에서 구현되는 3차원 AR 콘텐츠 플랫폼으로, ‘유미의 세포들’, ‘대학일기’, ‘모죠의 일지’ 등의 인기 캐릭터를 현실로 소환할 수 있다. 사용자는 3D로 구현된 주인공과 캐릭터들을 책상, 방구석, 자동차, 계단 등 현실에 자유롭게 배치하면서 즐기고, 영상이나 사진을 촬영해 인스타그램 등에 올릴 수 있다. 다양한 무료 캐릭터들이 있으며, 유료 캐릭터들도 등장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등에서는 믹서(MXXR)를 이용한 10대, 20대들의 짧은 영상제작이 증가하고 있으며, 앱 다운로드 수도 늘고 있다.
큐리오 스튜디오는 강력한 특허 포트폴리오와 상표 포트폴리오를 확보하였으며, 높은 기술력과 신선한 콘텐츠 제작 능력을 인정받아 최근 카카오벤처스와 포스텍 홀딩스로부터 6억원의 시드투자를 받는 데 성공하였다. 앞으로 다양한 메타버스 캐릭터들의 ‘현실 난입’이 가속화 될 것이다. 현실의 ‘포탈 게이트’를 활짝연 큐리오 스튜디오의 활약을 기대해보자.
큐리오 스튜디오 웹사이트 � https://qriostudio.squarespace.com/
4.캥스터즈 - 휠체어를 타고 메타버스로 간다?
캥스터즈(대표 김강)는 이러한 ‘휠체어 사용자’들을 위한 휠체어 운동 플랫폼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스마트센서가 부착된 트레드밀(일종의 러닝머신)에서 장애인들이 신나게 운동할 수 있는 장치 ‘휠리엑스’를 개발했다. 휠체어 사용자는 자신이 평소 사용하던 휠체어를 휠리엑스 트레드밀 위에 올리고, 자신의 태블릿PC나 스마트폰을 연결한 후, 신나게 바퀴를 굴리면 된다. 태블릿PC에 설치된 휠리엑스 앱(App)은 휠체어 사용자의 각종 운동 데이터를 전송받아서 휠리게임과 연결한다. 자신의 휠체어가 마치 거대한 조이스틱이 되는 것이다. ‘휠리엑스’에는 셀프트레이닝 기능이 있어 최대속도 경쟁이나 ‘휠체어 마라톤’을 할 수 있다. 향후에는 태블릿PC 또는 VR 화면을 통해 휠체어 사용자들이 스타워즈 영화속에 등장하는 우주선의 조종사가 될 수도 있으며, 휠체어를 카누처럼 타고 망망대해를 노젓는 탐험가가 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휠체어 사용자들을 위한 ‘메타버스’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종합 피트니스 솔루션인 ‘휠리엑스’는 휠체어 사용자의 운동능력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분석하는것에 머무는것이 아니라, 이렇게 다양한 콘텐츠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갖고있는 것이다. 휠체어 사용자들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디자인은 강력한 특허, 디자인 포트폴리오로 보호되고 있다. 어찌보면, ‘지겨운 활동’에 게임적 ‘콘텐츠 요소’를 붙이는 사업모델은 어느정도 성공이 보장된 영역이다. 재활을 게임과 융합하여 전 세계 재활환자들에게 운동의 즐거움을 선사해준 ‘네오펙트’도 이러한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투자자들은 ‘캥스터즈’를 ‘휠체어 계의 펠로톤’이라고 부른다. 펠로톤은 실내자전거를 콘텐츠, 실시간방송과 결합한 스포츠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답답해하는 미국인들을 연결했으며, 유료 구독자 300만명을 돌파하여 시가총액 20조원에 이르는 유니콘기업이 되었다. WHO 통계에 의하면, 전세계 휠체어 사용자는 약 7,500만 명에 이른다. 캥스터즈가 과연 휠체어에 날개를 달고 유니콘이 될 수 있을지 자못 기대가 된다.
캥스터즈 홈페이지 � https://kangsters-crew.com
엄정한 www.U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