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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정한 변리사 Apr 17. 2017

기술창업 36계 {제06계} - 코파운더 및 사람구하기

기술창업자를 위한 '삼고초려'의 기술

기술창업은 기술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시장에서 주목하는 기술들은 그 이전에 수 만개의 기술들이 사장되면서, 그 이후에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기술창업자 혼자서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 대부분 외주개발과 프리렌서의 길로 빠지게 된다. 2015년 2월에 투자했던 스타트업인 (주)넥시스도 2014년 11월에 창업해서 2015년 3월까지는 다른 브랜드 있는 회사들의 제품을 대신 개발해주거나, 연구개발 과제를 외주개발해주는 회사였다. 좋은 기술을 가진 사람이 창업했을때, 일단은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 '나의 기술'을 파는 일을 하게 된다. 이것은 나의 시간을 다른 사람의 돈과 바꾸는 것으로서, '월급'의 의미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외주의 삶'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되며, 스타트업의 범주에 들어가기 어렵게 된다.    


물론, 외주개발을 하다보면 누군가를 만나서 기술창업을 제대로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진짜 당신이 원하는 아이템이 없는 상태에서의 창업은 기술창업이라기 보다는 서비스창업(SI 또는 용역)에 가깝다. 나의 시간을 팔아서 누군가의 아이디어를 대신 구현해주는 그런 서비스업체의 경우, 결국 '엔지니어의 개인기'에 의존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회사의 큰 성장과 그에 따른 지분가치의 증가가 수익모델인 투자업체(창업투자사, VC)들은 이러한 회사에 투자하지 않는다. 


기술은 당신 혼자 가질 수도 있지만, '기술창업'은 절대 혼자서 성공 할 수 없다. 사업계획과 비즈니스모델을 갖추고 있다고해서, 투자를 받을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버려야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재능있는 개발자'가 아니라, '사업을 만들 수 있는 팀'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아이템' 보다는 '팀을 만들 수 있는 리더쉽을 가진 대표'를 사업계획서나 특허보다 중요하게 여기게 되는 것이다. 앞의 제4계 {비즈니스모델} 편에서 언급되었지만, 비즈니스모델과 사업계획은 전장(Battle Feild)에 도달하기 직전까지의 계획이고, 실제 전장에 뛰어들어서 '실행'을 할 팀원(코파운더)이 없으면, 그것은 한편의 소설에 불과한 것이다.  


전쟁터에 함께 뛰어들 사람들을 모시기 위한 '삼고초려의 기술'을 공유하고자 한다.


1. 누구를 모셔야하는지 고민해라.


스타트업을 하는 이유는 '지분의 가치' 때문이다. 회사 또는 오너가 시키는 일을 하고, 대신 그 '시키는 값'이라고 할 수 있는 월급을 받는 삶에서 벗어나서 창업을 하는 기술창업가라면, 창업의 의미는 '안정적인 급여'가 아니라 '인생에서의 퀀텀점프'를 할 수 있는 정도의 금전적 보상을 항상 염두에 두고 시작해야 한다. (물론, 돈이 최우선의 가치라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최소한의 미션성공을 위해서 꼭 필요한 사람만을 코파운더로 선정해야 한다. 스타트업이 해체되는 사례중에 대부분은 '잘 되는 국면에서' 깨지는 경우가 많은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능력이 부족하거나 필요하지 않는 인원이 코파운더로 함께 시작하고, 그러한 멤버가 가져가게 되는 지분의 가치가 온당하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서 '상승시점'에서의 잡음이 발생하게 되는 사례가 많이 있었다. 따라서, '최소한의 인원'으로 인원구성을 하는 것이 어렵겠지만, 상당히 중요하다. 


2. 기획자가 없으면, 자리잡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보통 기술창업자들은 같은 연구소 출신의 개발자 2명 내지 3명이 함께 창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창업프로그램이 잘 되어있기 때문에, (퇴사전에) 그동안 생각했던 '아이템'을 서류로 간단하게 정리해서 '예비창업자 지원프로그램'에 신청하고, 선정이 되면 퇴사 후 창업을 하는 편이다. 그 이후에 인건비를 조달 할 수 있는 정부지원사업 또는 출연연구과제에 추가적으로 선정되거나 '매출'이 발생하게 되면 나머지 멤버들이 합류하는 방식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의 기술창업기업의 경우, 창업을 이끄는 (엔지니어 출신) 대표의  초기 1년은 대부분 '서류작업'하는데 소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대표의 대부분의 역량이 '과제따기' 또는 '제안서' 작업에 투입되게 됨으로써, 정작 창업프로그램 신청당시에 제안했던 '목표'들은 개발되지 못하는 경우를 멘토링 하면서 상당히 많이 목격하였다. 또한, 기술자들로만 구성된 기술 스타트업의 경우, 대부분 비즈니스모델(수익모델)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기술창업이라고 하더라도, 비즈니스모델을 잡아주고, 마케팅 전략을 고민하며 각종 제안과 서류작업들을 해줄만한 기획자 멤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겠다. 


3. 무엇을 줄것인지 확실히 하라.


'나중에 잘되면 꼭 챙겨줄게. 나 그런사람 아닌거 알잖아'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중에, 정말 그렇게 챙겨주는 사람은 본적이 없다. '나중에'가 언제인지, '챙겨줄' 대상물이 무엇인지 분명히 이야기 하지 않는 리더는 사실 신뢰가 가지 않는다. '나중에'는 '합류할 자네가 어떠한 일을 해줄 것인지'라는 분명한 조건으로 제안을 하고, '챙겨줄' 대상물이 무엇인지 (공증까지는 아니더라도) 서면으로 약속해주는 것이 서로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4. 정말 실력이 있는지를 테스트 하라. 


가장 난감한 경우는 '타인의 추천에 의해 만났고, 몇번 만나다보니 실력이 있어보이는 사람'의 합류가 생각보다 이상한 방향으로 가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초기 기술 스타트업의 경우, 아무도 합류하지 않을것 같은 절망감에 빠져서 쉽게 (무상으로) 지분을 주는 경우가 있는데, 일단 지분을 주게되면 그 증여에 '특정한 조건'이 붙어서 상환조건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이상, 그 '합류하기로 한 사람'은 당신의 기대와 달리 움직일(또는 안움직일)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좋은 인재의 합류일수록 돈이 조금 들더라도, 오히려 서로를 위해서 '유상 테스트 프로젝트'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케팅에 능력이 있다고 알려진 사람이라면, 작은 규모의 프로젝트를 같이 해보자고 제안해서 3개월 내지 6개월의 프로모션을 해보는 것도 좋고, 개발에 능력이 있다고 알려진 사람이라면, 마찬가지로 작은 프로젝트를 같이 해보고 판단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작은 사전 프로젝트를 통해서, 서로의 '합'을 맞춰보는 과정이 '누군가를 합류시키기'전에 서로를 위해서 필요하다. 


5. 매달리면 매력없다. 


사귀어 달라고 매달리는 이성만큼 매력없는 경우가 없듯, 뚜렷한 계획도 성과도 없이 무조건 '형 믿고 나와!'라고 끈임없이 '구애'하는 것은 사실 코파운더를 구하는데 있어서 좋은 전략은 아니다. 마음에 드는 '코파운더 후보'의 관심을 끄는 방법은 오히려 '내가 이러이러한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는데, 멘토링을 해달라'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직장선배든, 학교후배든 '나의 이러한 계획에 대해서, 너의 귀중한 의견을 듣고 싶다'고 청하는데, 시간을 내주지 않을 한국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일단, 이렇게 당신의 사업모델을 들고 '코파운더 후보'에게 찾아가서 의견을 구하고 살을 붙이면서 마치 그 사업모델이 상대방의 '화룡점정'에 의해서 함께 완성되는 것처럼 느껴지게 하면, 상대방은 당신의 팀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될 것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특허출원시 공동출원으로 하거나, 공동발명자로 이름만 넣어주더라도(참고로, 발명자에 추가하는 것은 특허지분을 주는 것과는 다름. 공동출원일 경우에는 지분을 주는 것임), 그러한 '삼고초려' 효과는 반드시 일어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당신의 그 사업 아이디어에 이것저것 조언을 해주는 과정에서, 그 사업 아이디어는 이미 서로가 같이 만든 '브레인 차일드' 화 되기 때문에, 한번 같이 해볼까하는 마음의 돌이 구르기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내가 만든 이 사업 아이템은 완전 대박이니까, 믿고 합류해줘'라고 수십번 이야기 하는 것보다, 상대방을 높이면서 의견을 구하는 방식으로의 제안이 '코파운딩'의 성공확률을 더 높일 수 있다.  



도쿠가와 이예야스의 일대기를 다룬 책에 보면 도쿠가와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힘으로 나에게 투항한 사람은 내가 힘이 약해지면 나를 떠난다. 돈 때문에 나에게 복종하는 사람은 더 많은 돈을 주는 사람이 등장하면 그쪽으로 떠난다. 하지만 마음으로 사로잡은 사람은 절대 나를 떠나지 않는다. 그것을 ‘심복’이라고 한다” 당신의 기업에 ‘진심’으로 함께하는 사람들이 넘쳐나기를 기원한다. 



글 :  BLT 엄정한 대표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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