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방법
기술창업자들의 경우, "우리회사는 OO기술에 기반한 OO을 만들겠다." 는 것으로 회사의 목표가 설정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나, 대부분의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경우, '당신의 그 제품을 중국에서 카피하면 어떻게 할건가요?'라는 투자자나 심사위원의 질문에 대해서, 시원한 답변을 만들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특허에 대해서는 뒤에 다른 파트에서 후술)
또한, 하나의 아이템(즉, 단품)을 만드는 것이 기업의 목적이 되어버리면, 수익의 범위가 너무 제한된다. (그 제품 1개를 만드는게 엄청나게 어려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즉, 기술창업자가 '스마트 ㅇㅇㅇ'에 관한 IR자료를 만들어 투자유치에 나서게 될때, 심사역들이 묻게되는 '당신의 아이템은 시장규모가 어떻게 됩니까?'라는 질문에 대해서 너무나 단편적인 답변밖에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한편, 하나의 스타트업 기업이 동시에 여러가지 아이템을 하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특히, 전혀 연관성 없는 아이템을 동시에 수행하는 스타트업들의 경우, 리소스가 분산되면서 성공가능성이 극히 낮아지게 된다. 엔젤투자자들은 이런 산만한 스타트업에 투자를 꺼리는 편이다. 연관성이 없는 아이템을 여러가지 개발하는 초기기업들을 대부분 '제조'까지는 잘 하는데, 판매는 거의 신경을 못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개발자만 잔뜩 있고, 마케터는 거의 없는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장기간 정부 R&D과제로 연명하게 되는 사례가 많다.
단편적인 기술 아이템만을 개발하는 것도 문제고, 여러가지 아이템을 산발적으로 개발하는 것도 문제라는 말인데, 그럼 어쩌라는 거지? 라고 생각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지면, 스타트업의 생리를 감안했을때, 단품의 생산, 또는 전혀 다른 영역의 두 개의 단품을 만드는 것보다는, 하나의 단품과 그 단품에서 이어질 수 있는 발전적 '시스템'의 연결고리를 찾아서, 투자설명자료에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답은 없겠지만, 내가 경험해본 바에 따르면, '투자설명회장'에서 기술창업기업(테크 스타트업)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추정시장 확장의 기술'중에 상당히 좋은 전략은 바로 '시스템 오브 시스템'이라고 하겠다. 투자자들에게 항상 '시장이 작다'고 비난받는 기술창업자들(특히나 B2B 기술)이 아래의 '시스템 오브 시스템'전략을 적용한다면, 최소한 '방어'는 가능하다고 본다.
출처 : http://verticalplatform.kr/archives/4670
시스템 오브 시스템의 개념은 2011년, 마이클 포터 교수의 논문「‘스마트, 커넥티드’ 제품은 경쟁의 구도를 어떻게 바꾸고 있을까」에서 제기된 개념이다. 아래의. 그림에서 보는것처럼,
1) 제품
2) 스마트 제품
3) 스마트 커넥트 제품
4) 제품시스템
5) 시스템들의 시스템
으로 발전할 수 있는데, 마이클 포터 교수는 '사물인터넷'과 관련하여, 어떠한 가능성이 생길 수 있는지에 대해서, 트랙터를 가지고 예를 들었다. (원문 : 이경현, 사물인터넷의 미래 / 사물인터넷 전쟁, 2015 출간)
단순히 트랙터라는 농기구를 생산하던 회사가 스마트한 트랙터, 스마트+커넥티드 트랙터를 거쳐 다른 농기구와 연결되어 데이터와 농기구들을 모니터링/컨트롤하는 농기구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날씨 정보 시스템, 농기구 시스템, 관개 시스템, 파종 최적화 시스템이 하나로 연계된 농장 관리 시스템으로 변화하는 진화 과정을 보여준다. 단순히 트랙터를 제조하는 제품 제조사가 사물인터넷을 통해 농장 관리 시스템 비즈니스로 확장되는 것이다.
나는 넥시스에 참여하여, 2015년 2월 15일에 '스마트헬멧'을 기획하였다. 처음에는 그냥 '웨어러블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 구글에서 나온 '구글글래스'를 2014년 4월 15일에 구매하였고, 그것을 이용하여 증강현실에 대한 꿈을 꾸게 되었다. 그래서, '소방관'들이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방독면', '스마트 고글'등을 생각하다가, '스마트 헬멧'을 만들게 된 것이다. 스마트 방독면의 경우, 전혀 제품화되지 못했지만, 스웨덴의 C-Tru라는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방독면'의 컨셉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었기 떄문에, '아이디어의 신선함'에서 떨어졌고, '스마트 고글'의 경우, 소방관들이 현장에 투입되기에는 코나 입 부분을 가리는 것이 불가능했다.( 참고로, 2015년 11월 개최된 안전산업박람회에서 국내에서 안전용품 1위 업체인 주식회사 산청이 '스마트 방독면'의 프로토타입을 선보였었다. )
결국, (배터리를 많이 넣을 수 있는) 체적이 넓은 '헬멧'이라는 기존제품에 LTE통신모듈을 넣고, 카메라와 GPS센서, 디지털무전기를 하드웨어적으로 구비하고, IoT 플랫폼 개념의 SW를 개발하여 통신사인 LG 유플러스와 협업함으로서, 우리는 5000원에 불과한 1)헬멧을 2)단순한 스마트 헬멧(고프로 같은 액션캠을 붙인)이 아니라, 그 이상의 3)커넥티드 스마트 헬멧으로 승화시킬 수 있었고, 시장에서는 50만원이 넘는 가격에 IoT헬멧을 받아들이고 구매를 시작하고 있다.
현재 넥시스의 IoT헬멧은 LG유플러스 공급망을 통해서 한국도로공사, 대림건설, 환경부, 화학물질안전원 등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LG그룹의 계열사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사실, 많은 기업들과 통신사들이 IoT를 외치고 있지만, 산업현장에서 IoT가 '시스템 오브 시스템'을 이루면서 매출을 발생하고 있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몇 안되는 사례가 아닐까 싶다. (2016년 기준) http://platum.kr/archives/49075
LG U+의 IoT헬멧 : http://www.uplus.co.kr/biz/m2m/mmtom/InitBzIoTHelmet.hpi?mid=7413
동영상 : https://youtu.be/YD_L_5nKwn8
물론, 넥시스의 IoT헬멧은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3)커넥티드 헬멧 의 범위를 넘어, 4)제품시스템, 5)시스템의 시스템이 되기 위해서는 LTE통신이 가능한 헬멧을 넘어서,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들을 시스템화 하여,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고객이 원하는 일이고, 그렇게 되어야만 고객(건설현장의 현장소장)이 가치를 찾을 수 있는 솔루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기술창업을 한 하드웨어 스타트업이라면, '어떻게 하면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단품 생산적인 고민을 하기 전에, 어떻게 하면 '시스템 오브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라. 그 로드맵 안에서, 진짜 고객들이 원하는 니즈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당신의 '실현 가능한' 큰 계획을 제안하라. 반드시 좋은 성과를 얻게될 것이다.
작성 : BLT특허법률사무소 엄정한 변리사 (창업 3회, 엔젤투자 16회, 빅뱅엔젤스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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