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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루 Dec 09. 2022

<덜 아픈 손가락>

너무 어려서 언제인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을 때, 장애인 큰언니가 창피하다고 중얼거렸다가 장난감 배트로 아빠에게 맞았다. 어린아이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이야기였는데도 부모님은 오히려 그 속상함을 나에게 풀었다. 나보고 이기적이라며 나쁜 년이라며 힐난했다. 나는 반쯤 접은 요 안으로 들어가 숨죽여 울었다. 그리고 그때 처음, 이 세상에서 내가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로 나는 절대 언니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자라면서 나는  부모님에게 아프다는 말도 거의 해본 일이 없고 도와달라고 말한 적도 거의 없다.  그게 덜 아픈 손가락인 내가 누릴 수 있는 전부였다.​


아직도 나는 내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

어차피 수용받지 못할 거라는 믿음 때문이다.

이것이 누군가를 사랑하고자 할 때  장애물이 되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프지만 아직은 나도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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