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전주 비빔 게스트 하우스 사장 유설의 이야기
20살에 게스트 하우스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조금 더 '유설'다운 주체적인 시간 속에 살아가기 위함이었던 것 같아요.
이곳은 1톤의 생각보다는 1그램의 행동으로 시작된 장소에요.
세상과 삶을 학교로 두고 배우다
저는 16살에 홈스쿨링을 결정했어요.
친구들처럼 고등학교에 가고, 대학에 가고 회사에 취직하는 삶을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누군가가 만들어 준 세상과 시간 안에서 살아왔으니, 이제부터 내가 나의 세상과 시간을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그때부터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어요.
야시장에서 뭔가를 만들어 팔기도 해보고, 붕어빵 장사도 해보고, 한의원, 펜션에서 아르바이트도 했었죠.
좋아하는 일을 하기 시작했으니 늘 행복했냐고요? 그건 아니에요.
16년이라는 시간 동안 누군가의 보살핌과 정해진 삶 속에서 살아온 저였기에, 갑자기 저의 삶을 만들어 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늦은 밤, SNS를 통해 새로운 친구들을 사귄 친구들의 소식을 볼 때면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맞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내가 뭘 좋아하는 사람인지에 대해서도 확신이 없었죠.
그렇게 지내다가 혼자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어요. 그리고 게스트하우스라는 공간을 알게 되었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내가 조금이라도 더 넓은 세상을 마주하게 되는 이장소가 너무나도 매력적이었죠. 그리고 제가 모아둔 돈과 대학자금을 가지고 비빔 게스트하우스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모든 일이 생각하는 대로 순탄할 수 없는 걸까요. 공사를 진행하면서 업자들이 도망가기도 하고, 보일러가 터지기도 하면서 공사를 직접 하게 되었죠. 1달 동안 진행되었어야 하는 공사가 4달이 넘게 진행되면서 게스트하우스에는 제 손을 타지 않은 곳이 없어요. 그 후로도 수많은 변수들을 겪어왔고, 지금도 순탄하지 않은 일들 투성이에요.
저는 제가 겪었던 실패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요.
사실 우리 모두가 어떤 일을 도전할 때, 성공이라는 찬란한 순간보다는, 실패라는 자비 없는 존재를 더 많이들 마주하곤 하죠.
저도 처음에는 그 순간마다, 저 자신에 대해, 이 상황에 대해 원망하곤 했는데 , 이제는 실패를 좋아하기로 했어요.
실패라는 이 어두운 존재는 마치 소나기를 담은 먹구름 같은 존재라서, 나를 고난과 좌절로 듬뿍 적셔두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자기 갈길을 가버리곤 하거든요.
그 자리에 서 있는 나는, 소나기가 몰아치듯 내리기 시작하면 그동안 내리는 비를 맞고 있으면 그만이에요. 그리고 그 다음번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 길로 다시 찾아가면 되는 거죠.
실패는 절대. 실패로 남지 않아요.
많은 이들이 물어요. 남들과 다른 길을 가는 게 불안하지 않느냐고.
저는 다른 사람들과 같은 길 위에 있지는 않지만, 아마도 같은 목적을 향하고 있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들어요.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을 받는 삶을 살고 싶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통해 함께하는 사람들과 행복을 나누는 삶을 살고 싶어요. 뭐, 비교하자면 저는 지금 게스트하우스라는 대학에서 ‘노동’이라는 과목과, ‘소통’이라는 인문학. 경영학을 배우고 있다고 할 수 있죠.
제 삶은 정해지지 않기에 불안하지만, 메어있지 않기에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저는 세상의 더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열정과 에너지를 가지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와서
저와 함께 비벼지면서 더 근사한 세상이 만들어지기를 바라요.
1톤의 생각보다는 1그램의 행동과 함께.
엽서형 일간 캘린더, [오늘도 두근거림]의 20째 이야기, 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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