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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기업 다니는 사춘기 이야기

by 잠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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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가 핫하다. 아직 초반이지만 명대사들이 많고, 사람들은 그 대사에 공감하고 있다. 나 또한 최근에 상무가 주인공과 전화를 끊고 <숙제검사를 기다리는 학생과 같다, 답답하다>라는 신을 보고 뒤통수를 쾅하고 맞는 기분이었다.


"아... 내 얘기 같은데.. 나… 아직도 숙제 검사 기다리는 학생처럼 일하고 있는 건 아닐까?”

회사에서 일을 받으면, 가장 먼저 떠올랐던 건 마감과 제출. 다 끝내면 누군가의 "잘했어요"를 기다리며, 그 말이 들려야 비로소 마음이 놓였다. 일 잘하는 막내, 일 잘하는 주니어 이런 수식어에 기뻐하면 직장생활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뭔가 금이 가기 시작했고, 이런 방식은 학교에서나 통하는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은 ‘숙제 제출’이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을 설계하는 곳이다. 그리고 그 차이를 알게 되면, 일의 무게가 달라진다.


"정답 찾기"에서 "방향 찾기"로

학교는 정답이 있는 세상이었다. 공식만 외우면 문제를 풀 수 있었고, 점수만 잘 받으면 ‘성공’이었다.

하지만 회사에는 정답이 없다. 팀도, 시장도, 고객도 매일 변한다. 어제의 정답이 오늘의 오답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직장에서는 "이게 맞을까?"가 아니라 "이 방향이 가장 의미 있을까?"가 더 중요한 질문이다. 그 순간 우리는 평가받는 존재에서, 의미를 설계하는 존재가 된다.


어른의 일은 숙제가 아니라 실험이다

학생에게 중요한 건 제출물. 하지만 직장인은 결과보다 실험의 흔적과 그 성과가 더 중요하다. 가설은 틀릴 수도 있다. 가설이 틀렸다면? 다시 세우면 된다. 어른의 일은 완벽함이 아니라 추적 가능한 판단 과정에 가깝다.


"인정받기" 대신 "기여하기"

누군가의 칭찬을 기다리면 마음이 좁아진다. 누군가의 문제가 내 손으로 해결될 때, 누군가의 시간이 내 아이디어로 절약될 때, 그때 느끼는 감정이 더 크다. 그 감정이 바로 어른의 보상 시스템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마인드를 키울 수 있을까? 바뀌고 싶다고 자동으로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연습이 필요하다.


<학생에서 직장인이 되기 위한 연습 방법>


1. 매일 아침 "가설한 줄 쓰기"

오늘의 가설 한 문장을 적는다.

"오늘 이 방향이 고객에게 더 좋을 거야"

"이 메시지면 전환율이 조금 오를 거야"

가설을 세우면, 일의 주어가 "상사"에서 나로 바뀐다.


2. "완료" 대신 "배운 점"을 기록하기

퇴근 전에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오늘 내가 시도한 것은?

어떤 판단을 했고, 왜 그랬나?

얻은 통찰 한 줄은?


3. 피드백을 "채점"이 아닌 "업그레이드"로 보기

피드백은 나를 깎는 게 아니라, 내 판단력을 조각하는 과정이다.


4. "이걸 왜 하지?"를 스스로 정의하기

일의 의미를 빌려 쓰지 말고 만든다.

이 프로젝트가 만드는 가치

나에게 주는 성장

고객에게 남을 변화

의미를 쥔 순간, 일의 에너지가 달라진다.


5. 스스로에게 매일 묻기

오늘 나는 숙제를 했나, 실험을 했나?

이 질문 하나가 일하는 태도를 바꾼다.


우리는 더 이상 학생이 아니다. 누군가의 채점을 기다리는 존재도 아니다. 학교가 정답을 배우는 곳이었다, 직장은 세상에 의미를 더하는 연습을 하는 곳이다. 오늘 하루가 숙제가 아니라, 작은 실험이 되기를. 그리고 그 실험이 당신을 더 어른답게 만들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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