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퇴근은 어떤 의미인가.
공적인 영역에서 사적인 영역으로의 전환. 그것이 퇴근이다.
나에게 퇴근의 의미는 사실 이런 의미보다는 혼자가 되는 시간이 온다는 것이다.
나는 혼자 있기 좋아하는 인간이다. 어쩌다 먹고살기 위해 사람이 모이는 곳인 <회사>라는 곳에 아침마다 이동한다. 그리고 혼자인 시간을 포기한다. 그 포기의 대가로 나는 돈을 받는다.
물론 혼자인 시간에서 돈을 버는 사람이 되고 싶지만 나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혼자의 능력으로 생산을 하고 그 결과물로 경제적 가치를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회사를 가는 이유는 혼자서 경제적 가치를 생산하지 못하고, 생산해 내는 누군가에게 가서 그들의 생산을 돕고 그 대가로 계약된 생산가치의 일부를 나누어 받는다.
그것이 회사로 가는 이유고, 내가 혼자인 시간을 갖지 못하는 이유다. 혼자인 시간을 포기하는 대가, 그것이 나의 출근이자. 혼자인 시간을 갖는 것 그것이 나에게 퇴근이다.
그런 퇴근은 나에게 매우 소극적이다. 다가오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멀어지려고만 한다. 그런 퇴근에게 좀 더 가가려고 노력한다. 혼자일 때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는 열심히 퇴근을 쫓아야 한다. 퇴근은 나에게 혼자서 생산해 낼 수 있는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