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너에게 필요한 바람과 스트레칭
#명상하타
오늘은 명상 하타 수업을 들었다. 한 동작을 오래 유지하며 이완하고 그 동작에서 내 몸의 어디가 불편했는지 동작 후 머무는 자세에서 명상하듯 돌아보는 시간이 참 좋았다. 머무는 동작에서 저릿저릿했던 부분이 서서히 풀리는 느낌을 조용히 음미(?)하는 즐거움. 이 요가원 수업을 듣고 있으면 예전 발리 수업들이 생각난다. 'slow vinyasa' 수업 이름만 보고 좀 덜 힘든 빈야사려나? 하고 들었다가 죽을 뻔한 적이 있다. 흐름을 타며 한 동작에서 다음 동작으로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일반적인 빈야사 수업과 다르게 한 동작에서 조금씩 머무는 시간을 늘리며 다음 동작으로 천천히 이어 나가는 수업이었던 것. 명상 하타 수업도 그때와 같은 느낌이랄까. 얼렁뚱땅 넘어갈 수 없이 한 동작에서 오래 머물며 내 자세가 얼마나 엉망이었는지 다시 한번 느낀다.
#정말 후하게 부는 바람
그저께 달리며 발 굴러 지면을 밀어내는 느낌이 일시적인 게 아니었나 보다. 오늘도 같은 부드러움을 느끼며 달렸다. 확실히 속도가 올라간 것 같다. 그러자 이번엔 숨이 턱 밑까지 차올랐다. 때마침 구름 뒤에 숨어있던 햇볕이 까꿍 얼굴을 내밀었는데 얼마 안 가 인중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숨은 더 거칠어졌다. 멈출까 생각하던 찰나 3번째 세트가 끝나고 보통 속도로 걷기 시간. 꿀 같은 2분이다. 그렇게 2분 동안 숨을 천천히 들이쉬고 내쉬며 호흡을 되찾았다. 이제 남은 2세트를 어떻게 마무리해야 하나 자신감이 떨어진다. 그런데 갑자기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스쳐 갔다. 상민님이 말씀하신 '천금 같은 바람'이 이런 건가. 너무 상쾌했다. 다시 힘을 내 달리기 시작했는데 포기하고 싶은 내 마음을 알아줬는지 오늘만큼은 '천금 같은'이 아니라 '후하디후한' 바람이 계속 불어왔다. 바람이 주는 응원 덕분에 오늘의 훈련도 해냈다.
#로우런지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은 대퇴사두근 즉 허벅지가 많이 수축한다고 한다. 아마도 다리를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허벅지에 힘을 줘 당기기 때문이 아닐지 생각해 본다. 그래서 달리기 후 허벅지 이완하는 스트레칭은 꼭 챙기기로 했다. 요즘 엉덩이를 들어 올려 자기 발을 탐구하는 재미에 푹 빠진 아이 옆에서 스트레칭으로 달리기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