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은 매출에 도움이 되는가?
OsE = One-shot Economics
연구 출처: https://voxeu.org/article/platforms-promotion-and-product-discovery
요즘 거의 모든 '플랫폼'들은 추천을 한다. 아니 반대로 이야기해야 맞다. 플랫폼의 성패가 '추천'에 달렸다. 사람이 할 수도 있고, 알고리듬이 할 수도 있지만 추천은 중요하다.
우선 던져볼 만한 질문. 추천이 왜 중요해? 플랫폼이란 태생적으로 두 사람 이상을 태워야 경제적인 가치가 발생한다. 양측에 모두 물어보자. 우선, 사용자 입장부터. 당장 스마트폰에서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켜보자. 너무나 많은 게임과 콘텐츠가 있다. 정해둔 대상이 없다면 일단 난감하다. 그때 찾게 되는 것이 첫 번째로 떠 있는 플랫폼이 추천해준 녀석들이다. 추천의 경험이 좋지 않다면 플랫폼의 가치는 떨어질 것이다. 플랫폼의 가치는 그 플랫폼에 올라타는 행위자들이 부여한 평판에 의지한다. 그래서 사용자를 바라볼 때 플랫폼의 입장에서 추천이 중요하다.
플랫폼 위에 올라탄 공급자에게는 어떤가? 플랫폼 추천의 평판이 좋다면, 추천에 올라탐으로써 여러 가지 이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구글 "피쳐드"에 선정돼서 매출이 얼마 늘었다, 는 이야기는 스마트폰 생태계에서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다.
오늘 소개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에 관한 연구가 이 문제를 다룬다. 우선 스포티파이에서 추천의 힘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을 하나 보자. 데일리 차트에 포함되었을 때 그리고 빠졌을 때 스트리밍 수준에 확연한 변화가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숫자를 봐야 마음이 편안한 사람들은 이렇게 물어볼 것이다. 그렇다면 추천이 어느 정도나 효과가 있는 거야? 얼른 생각해보면, 추천에 오른 콘텐츠와 그렇지 않은 콘텐츠 사이의 스토어 순위, 다운로드 숫자, 매출 등을 보면 될 것 같다. 하지만 잠깐! 이 숫자를 보면 추천이 콘텐츠의 성패에 미치는 효과를 알 수 있을까?
흔히 이런 효과를 인과관계(causality)라고 부른다. 하나가 원인이 돼서 다른 하나를 촉발하는 경우를 뜻한다. 개념은 간단하지만 이를 눈으로 확인하는 건 몹시 어렵다. 인과관계를 알기 위해서는 경제학의 유명한 가정, Ceteris Paribus, 즉 다른 모든 것이 동일할 때, 가 성립해야 한다. 다른 모든 것이 변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것만 변했을 때 두 변화 사이를 짝지을 수 있다.
추천에는 어떤 방해 요소가 끼어들까? 알고리듬이 하든 사람이 하든 추천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골라내는 과정이다.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라면 추천이 없었더라도 성공했을 것이다.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추천이라는 요소가 콘텐츠의 성공에 미치는 영향이다. 이 둘을 발라내야 추천이라는 요소의 순수한 효과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추천 자체가 이미 성공할 놈을 골라내는 것이라면, 추천된 것과 아닌 것의 차이만 봐서는 그 녀석에 고유한 어떤 장점이 함께 포함되어 버리는 것이다. 이런 경우 추천의 효과가 과장된다.
자 어떻게 분리할 수 있을까? 경제학자들은 이 문제에 관해 많은 고민을 했고 연구는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그걸 정리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앞서 소개한 논문은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저자들은 스포티파이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스포티파이는 금요일마다 금주의 신곡을 순위별로 추천한다. 이 "금요 추천" 순위에 드는 것이 노래의 성공(스트리밍 상위 순위 진입)에 어떤 영향을 줄까? 저자들이 활용한 방법은 이렇다.
BTS의 노래가 한국과 중국에서 모두 금요 추천 순위에 올랐다고 하자. 그런데 추천 순위가 나라마다 동일하지 않다. 한국에서는 1위였지만, 중국에서는 10위였다고 하자. 동일한 노래에 대해서 이렇게 다른 추천 순위를 부여받았을 때 이를 추정에 활용할 수 있다. 즉 BTS의 노래가 지닌 내재적인 흥행요소가 비슷하다고 가정하면 이 다른 추천 순위가 해당 국가의 성과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리해 낼 수 있다.
식의 우변에는 i라는 노래가 c라는 국가의 스트리밍 차트에서 200위 안에 진입했는지 여부에 따라서 1 또는 0을 할당한다. 좌변이 추정하는 대상인데, 첫 번째 항목은 금요 추천 순위의 순위별 진입 여부에 따른 추정을 수행하고, 두 번째는 해당 국가의 특성을, 세 번째는 해당 노래의 특성을 추정한다. 마지막 텀은 오차항이다. 여기서 인과관계를 발라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해당 노래의 특성을 추정하는 항목이다. 이 항목이 높으면 그 노래는 높은 내재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런 노래들은 금요 추천이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낮게 잡힐 것이다. 이런 식으로 추정한 결과는 어떨까? 세 번째 항목을 넣느냐 빼느냐에 따라서 금요 추천의 영향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위 그림을 살펴보자. x축은 금요 추천의 순위이고, y축은 금요 추천 이후 데일리 200 안에 한 번이라도 포함되는 비율을 나타낸 것이다. 내재 가치를 반영하지 않은 경우(OLS)와 반영한 경우(Song Fixed Effects)의 차이가 어느 정도는 발생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추천의 영향력 자체는 상당하다. 추천을 통해 200위 안에 포함될 가능성을 상당히 높일 수 있다는 것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