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으로 생긴 아픔과 상처는 새로운 여행으로..
"To Travel is to take a journey into yourself."
- Danny Kaye -
얼마 전 여행을 다녀왔다. 거의 석 달 전이었다. 그 여행은 오래전부터 나의 버킷리스트 Top 5에 올라와 있었던 꿈이었다. 몇 달의 준비과정을 거쳐 16,000km를 넘게 미국과 캐나다를 달렸다. 차 안에서 생활하며 먹고 자고.. 지도밖 미국이란 세상을 보고 싶어서 로드 트립을 떠나게 되었다. 그리고 미국 일주를 무사히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한 달간의 여행은 달콤했다. 좋은 추억도 많고 잊지 못할 스토리들도 남았지만, 쓰라린 아픔도 후유증도 있었다. 그렇게 일상생활로의 come back은 더더욱 쉽지가 않았다..
석 달 전의 꿈만 같았던 여행 후, 또 다른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여행으로 생긴 아픔과 상처는 새로운 여행으로 힐링해야겠다. 그렇게 난 프렌치 향이 나는 도시, 캐나다 몬트리올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싣기로 했다.
여행으로 생긴 아픔과 상처는 새로운 여행으로..
5일간의 짧은 여행에 그리 챙길 건 많지 않았다. 캐리온 사이즈 배낭에 전부 넣을 생각이어서 최대한 컴팩하게 가기로 맘먹었다. 티셔츠 몇장, 속옥, 양말.. 그러다가 일기예보를 보았다. 비가 쭈욱~ 내릴 거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가방을 다시 풀렀다. 북쪽 지대여서 10월에 눈이 올 정도로 추운 몬트리올의 가을을 대비한 옷들을 챙겨야 했다. 거기에 우비와 비에 젖을 것을 대비해 바지며 재킷, 신발 등등 여비를 더 챙겼다. 배낭은 두배로 무거워진 거 같았다.
짐을 다 싸고 공항으로 출발했다. 베테랑스 데이인 미국은 대부분의 회사들이 쉬는 공휴일이다. 덕분에 길도 안 막히고 쉽게 공항에 도착하였다. 수속도 LTE+급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비행기 탑승 때까지 1시간 넘게 기다리는 여유?! 를 누렸다.
몬트리올은 그리 멀지 않았다. 버지니아에서 1시간 반이면 비행기로 도착할 수 있는 거리였다. 그래서 그런지 비행기도 50명 정도가 탑승을 할 수 있는 작은 비행기였다. 비행기 안 옆좌석에 오스트리아에서 북미로 출장 온 파비앙 형을 만났다. 파비앙 형은 프랑스에서 태어나 오스트리아에 사는 직장인. 평소 미국 일주를 마치면 유럽과 남미 쪽 여행을 하고 싶어 했던 나에게 파비앙 형은 유용한 정보들을 공유해줬다. 새로운 친구 하나 생겼다.
비행기는 파비앙 형과 수다를 떠는 동안 몬트리올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몬트리올 국제공항에서의 도착 수속은 생각보다 빨랐다. 거의 기계가 수속을 도와주고 마지막에 공항 보안관을 한번 만나 수속 딱지와 여권을 보여주면 전부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여행은 시작이다. 숙박할 호스텔 얻은 것 빼곤 그냥 사전 계획 없이 집 떠나왔다. 일행이 도착하려면 시간이 많이 남아 무엇을 할까 고민했다. 우선 호스텔로 향하기로 했다. 짐을 풀고 나중에 도착할 친구를 기다리기로 했다.
몬트리올 공항에서 다운타운으로 갈려면 3가지 방법이 있다. 자가용, 택시 아님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중, 당연히 버스를 타고 가기로 정했다. 안내데스크 직원분과의 상담 후 일주일 버스 패스를 끊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하고 버스에 몸을 싣고 그렇게 다운타운으로 향하였다.
공항을 빠져나와 다운타운으로 빠져나가는 도시의 풍경은 미국 버지니아와 비슷하면서도 사뭇 달랐다. 도로에 쓰인 낯선 프렌치 글들이 생소했다. 그 생소한 느낌이 어디가 모르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일상을 벗어나 새롭고 도시에 홀로 떠나왔다는 걸 몸소 느끼는 시간이었다. 귀를 덮고 있던 헤드폰에서 흐르던 'Radiohead의 Fake Plastic Trees' 노래와 풍경, 순간 바이브가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었다.
노래와 새로운 바깥세상에 취해 있을 때 버스 뒷좌석 아저씨가 뒤에서 내 어깨를 툭툭 치고 알아듣지 못하는 프렌치로 말을 걸었다. 좀 전에 길을 물었는데 여기서 내리라는 말을 하고 싶어 하시는 거 같았다. 무슨말을 하려는지 이해 할 수는 없었지만 내가 버스에서 밖으로 몸을 던지는 바디랭귀지를 하자 웃으시며 맞다라는 제스처를 하셨다. 역시 보디랭귀지는 유니버설 랭귀지다. "Merci!" 와 "Thank you!"를 연발하고 Rue Guy, Bus Stop Station 2에 내렸다. 그렇게 도착한 호스텔에서 짐 정리를 마치고 홀로이 방을 지키다 잠이 들었다. 오랜만에 하는 비행이어서 그런지 긴장했었나 보다.
잠에서 깨고 보니 친구 녀석은 생각보다 늦고 있었다. 그리고 두 명의 프랑스 국적의 여자분들이 도미토리에 입실을 하셨다. 처음으로 사용해보는 호스텔은 6인 믹스룸이었다. 불란서 여인네들과 수다를 떠는 도중 친구가 도착하고 지하에 있는 식당 겸 Bar로 방 멤버들끼리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했다. 서로 각자 소개 시간을 갖고 알아가며 여행 정보도 교환했다. 짧은 시간에 두 명의 새 친구를 사귀고 몬트리올에 대한 정보도 교환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건 언제나 신선하고 흥미로운 거 같다.
고칼로리 마약, poutine
맥주 몇 병을 마시고 친구와 다운타운 쪽으로 나가 보기로 했다. 다운타운으로 향하는 길은 쌀쌀했다. 가는 길에는 고층건물들도 많았고 구경거리가 심심치 않게 있었다. 낮에 도착해 늦저녁이 될 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배가 상당히 고파왔다. 주위의 추천으로 우린 poutine을 파는 Frite Alors! McGill이라는 식당에 도착해 자리를 잡고 poutine을 오더했다. Poutine을 처음 접하는 순간이었다.
Poutine은 생각보다 간단한 재료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음식이다. French fries를 튀겨서 그위에 white cheddar cheese와 gravy sauce, 그리고 여러 토핑을 얻는다. 토핑은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smoked meat, bacon, mushroom, shrreded chicken, pork 등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 재료의 조합으로 나오는 맛은 자극적이고 중독성이 심하다. 우선 입에 넣으면 기름에 바삭하게 튀겨진 french fries와 쫄깃쫄깃한 white cheddar cheese가 씹히는 맛이 좋다. 거기에 주문한 토핑들이 각자의 맛을 내며 그위에 살며시 뿌려진 gravy sauce가 특유의 향과 짭쪼름한 종합적인 맛을 낸다. 고칼로리 탄수화물 덩어리.. 이러면서도 포크가 손에서 놔지질 않는다. 이음식에 중독된 사람 마냥 내손은 쉬지 않고 입으로 푸틴을 퍼 나른다. 이건 음식이 아닌 마약이다.
Montreal에 있는 Frite Alors 가시는 길 <-- 구글맵 링크
처음 맛있게 맛본 poutine을 먹고 만난 밤은 꽤 저물고 말았다. 그 많던 사람들이 별로 보이질 않았다. 우린 고칼로리 음식을 섭취하고 그냥 잘수 없다는 점에 동의를 했다. 그냥 다운타운을 걷기로 했다. 오랜만에 도시속을 산책하며 콧바람을 쐬니 기분이 좋았다. 몬트리올에서 첫날밤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일년 335일은 센티하게 눌려 살다가
30일, 한달 포텐 터지는 나~
브런치라는 단어처럼
바쁜 일상생활에서 여유를 갖고
커피 한잔에 향을 마시며
옛 추억을 되새기려 한다.
instagram에서 직사로 만나요~
https://www.instagram.com/g6ko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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