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집안일을 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데 코로나가 터진 후 더 많은 시간을 주방에서 보내게 되었다.
이외에는 블로그, 스마트폰, 캘리그래피, 넷플릭스, 책, 재봉틀 등등... 집에 혼자 있지만 생각보다 여러 가지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요즘은 혼자서 산책을 나가서 조금이라도 더 걸으려고 노력 중.
밖에 나가서 정면, 하늘, 풍경을 보며 걸을 때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간 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거나 거북목 자세로 생활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요리나 설거지를 할 때에도, 청소를 할 때에도 늘 목과 허리를 구부리게 되고 재봉틀은 말해서 무엇 하나.
고개를 푹 숙이고 잔뜩 웅크린 채 작업을 하고 나면 목과 어깨가 결릴 지경이다.
독서대 없이 책을 읽고 글씨 쓰는 모습 또한 마찬가지. 회사 다닐 땐 하루 8-9시간은 컴퓨터 앞에 앉아서 거북목으로 앉아있었고 그 결과 일자목, 일자허리의 소유자가 되었다. 통증이 심했던 어느 날엔 목에다 태어나 맞아본 것 중 제일 아픈 주사를 맞기도 했다.
남편은 웹 프로그래머. 말할 필요도 없다. 그는 늘! 언제나! 거북목이다. 그의 목과 허리 또한 정상일 리가 없다.
어느 날 서재 방에서 컴퓨터 하는 남편을 향해서 "거북목 방지 위원회에서 나왔습니다."라고 이야기했는데
그 즉시 목과 허리를 펴고 고개를 젖히는 등 자세를 바로 하고 고쳐 앉는 거다.
그다음부터 우리는 서로가 구부리고 있을 때마다 이 멘트를 자주 외치기 시작했다.
나는 스스로 자세를 고치지 않지만, 남이 얘기해 주면 왠지 "앗! 자세를 고쳐야지!"하고 상기되는 것 같다.
또한 걱정임에도 잔소리처럼 느껴질 수 있는 말들이 있는데, 이렇게 하니 잔소리처럼 들리지 않고 한 번 더 피식 웃게 되는 것 같다.
서로의 목과 허리의 안녕을 위해서 우리 부부가 습관적으로 하는 말이 살짝 흥미롭게 느껴져 적어보았는데
이 글은 재미는 없을지라도, 혹시 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 바로 목과 허리를 펴고 자세를 고쳐 앉으시길!
+스트레칭까지 연결되면 더 좋습니다.
오늘은 정말 가벼운 글쓰기를 하고 싶어 저희 부부의 이야기를 기록해 보았습니다 :D
다음엔 어딘가에 앉아 시선을 따라 눈에 보이는 것 그대로를 묘사하고 기록해보고 싶어요.
진정한 #시선기록 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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