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용남 Feb 15. 2017

문제해결능력의 종말.

돈 하나면 인간세상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되는 현실이 우리에게 전하는 경고

우리는 인간이다.


인간은 어떻게 이 지구 상의 생물들 중 독보적인 존재가 되었을까? 사자처럼 강하지도 않고, 늑대처럼 강한 턱을 가지고 있지도 않으며, 하이에나처럼 집단활동을 잘하지도 않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의 이러한 태생적인 결핍이 현재를 만들어냈다.


태초의 인류는 야간에 물체를 볼 수 없어 야생동물로부터 위협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결핍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인류는 불이나 무기와 같은 여러 도구를 활용하게 된다. 현대 인류까지 수세대가 넘어오면서 인간은 매우 복잡하고 치밀한 문제 해결 능력을 유전받게 된다. 그것이 지금 우리의 모습이다.


이렇게 역사적으로 결핍과 고난은 우리의 문제 해결 능력을 초월적으로 끌어올리는 중요한 원동력이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

결핍과 고난을 즐기는가? 그것을 통해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발달시키는가?


자본주의의 가장 큰 한계점 중 하나는 인간이 '돈'으로 아주 복잡한 차원의 문제를 손쉽고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가령, 내가 원시시대로 돌아가 야생동물의 위협을 받고 있다면, 돈을 주고 야간 경호원을 고용해서 내 생명을 보호했을 것이다. 경호원은 그러한 노동의 대가로 '돈'을 벌어 또 다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할 것이다.


결국 돈 하나로 이 세상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셈이다.


만약 이런 경우 내가 살고 있던 원시시대에서는 '불'이나 '무기'라는 것을 떠올리고 개발하여 야생동물의 위협으로부터 나를 지키겠다는 창의적인 문제 해결에는 접근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돈 하나로 모든 문제를 편리하게 풀어낼 수 있는 세상 속에 살고 있다. 복잡한 생각이 필요 없는 세상.


TV를 틀어도, SNS를 해도 온통 우리를 즐겁게 만들어주고 생각을 지워주고, 단순하게 만들어주는 콘텐츠들 뿐이다. 깊이 있는 생각과 고민을 이끌어내는 콘텐츠는 인기가 없다. 고로 돈을 낼 사람도 돈을 벌 사람도 없기에 굳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빨래, 식사 등 우리가 평소 살아가며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을 결제버튼 하나로 다 해결해낼 수 있다.


누군가에게 '지금 가장 결핍되고 부족하고 필요한 것을 말해보세요'라고 한다면 '돈'이라는 대답이 가장 심플하고 명확한 현실이다.


송곳니가 없어 야생동물과 1:1로 싸우기 힘들었던 인간은 돌로 무기를 만들어 동물을 제압하고 빠르게 헤엄치는 물고기를 잡는 데 성공했다. '송곳니', '발톱'의 결핍이 만들어낸 창의적 결과물인 셈이다.


그리고 여기, 돈의 결핍으로 행복도, 사랑도, 사업도 모두 위협받고 있는 우리들이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문제해결능력인가 아니면 단순히 돈이 필요한 것인가. 그리고 그것이 후대의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지금으로부터 1000년 뒤 인류는 어떻게 진화해있을까? 우리 뇌의 크기는 어떨까? 우리의 문제 해결 능력은 어떨까? 인류는 지금보다 더, 최소한 지금처럼 이라도 지구 상에서 강한 존재일까?


지금, 우리는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가.







작가의 이전글 나는 무엇을 보았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