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어떻게 브랜드가 되는가?
강대훈의 도시 전략과 마케팅, 1000년으로 가는 100년, 도시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
이순석 박사, ’공학의 시간‘ 저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 네트워크 시스템 공학자
안녕하십니까?
171차 새통사 모임에서는 강대훈 대표님 대표님을 모시고 ’스마트시티의 조건: 글로벌 매력 도시의 비밀‘이란 주제로 지방 소멸의 위기에 봉착한 지방 도시의 부활을 이한 접근 방법론에 관한 생각들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국제무역업을 하시며 100여의 세계적인 도시를 자전거(Bike)와 지하철(Metro)과 도보(Walk)로 느린 속도로 도시의 속살을 구경하며 트렌드를 읽어내고 미래를 훔치며 쌓인 강 대표님의 도시 지식의 보따리를 다 열어 볼 수는 없었지만 툭툭 던져주신 키워드들을 가지고 내가 살아가는 도시, 내가 자랑하고픈 도시, 내가 사랑하고픈 도시에 관한 생각의 문을 열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아울러, 함께 하는 시간 동안 40년째 갑천북과 갑천남이 융화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과 비록 짧은 도시 역사지만 그 속에서 다듬어 낸 대전만의 보물들을 지켜내지 못한 안타까움을 공유하며, 대전의 하늘을 같이 이고 사는 사람으로서 정말 중요한 고민하나 가슴에 담는 시간이었습니다.
강대훈 대표님은 전문분야인 ’무역업’과 ’무역 활동’을 통해서 구한 산지식들을 활용하여, 우리나라의 경제발전과 중소기업의 수출 촉진을 위한 다양한 컨설팅 활동을 펼치고 계시는 대전의 또 하나의 보물이십니다. 지금도 연평균 10회 이상의 해외 마케팅 활동을 통하여 벌써 1,000여 개 중소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해외 벤처투자자들과 국내 벤처들간의 직접적인 만남을 주선하는 국내외 투자설명회 플랫폼 비즈니스를 활발하게 전개해나가고 계십니다. 그런 산 지식과 경험을 산화시키지 않고, 강대훈의 무역일기 (blog.naver.com/dowsers)라는 블로그를 개설하여 2,000여 개의 통찰의 글을 축적하여 사람들과 적극적인 공유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그런 산 지식을 공공정책에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사회활동을 전개하고 계십니다. 최근에는 한국의 관광과 문화를 세계에 홍보하기 위하여 Walkintokorea라는 영문 인터넷 뉴스를 운영하고 계십니다.
1. 왜, 도시인가?
-강대훈 대표님의 지방 소멸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현실에서 지방의 도시와 시민들은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라는 첫 질문을 던지신다.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는 도시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 사람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도시에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세대에 존재하는 인력의 남방한계선 개념을 생각해보면 젊은이들에게 대전은 잊힌 지 오래다. 인문 사회계열 인력의 남방한계선은 ’양재‘, SW 인력 남방한계선은 ’판교‘, 산업인력의 남방한계선은 ’안성’이라는 말이 그냥 생긴 말이 아니다. 벚꽃이 피는 순서대로 지방대학이 무너진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도시라는 단어의 뿌리부터 한번 거슬러 올라갈 필요를 느끼는 부분이다.
도시의 옛 모습은 도읍이다. 都邑이란 성벽이나 울타리 형태를 하고 온갖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을 말한다. 삼국유사의 기록을 빌어보자면, 삼한 시대에 78개의 성읍 국가들이 존재했다. 도읍들은 국가이자 도시였다. 그러나 힘의 균형이 깨지며, 마한의 백제국(伯濟國)이 백제가 되고, 진한의 사로국(斯盧國)이 신라가 되는 등의 과정을 거치며 성읍들은 국도(國都)와 지방 도시로 나누어졌을 것이 자명하다. 예를 들면, 완산국(完山國)은 전주가 되었고, 금관 가야국은 김해가 되었다. 성읍이 국도와 지방도시로 나누어질 때, 어떤 도시의 기능들이 이동했는가를 살펴보는 것 또한 도시의 생존력을 고민할 때 중요한 힌트가 되지 싶다.
-이중환의 복거총론에는 ’사람의 살만한 조건’을 지리, 인심, 생리, 산수 등의 네 가지를 든다.
오늘날의 도시는 사람이 살만한 조건들을 인위적으로 채워서 만들어진다. 도시는 그냥 사람이 살만한 곳이 아니다. 온갖 사람이 모여 사는 것이 여러 가지 장점이 있어서 탄생하는 것이 도시다. 이런 목적 지향적 시각에서 도시를 바라보면, 도시라는 것은 생명체와 똑같은 ’도시의 정체성‘이란 것이 존재한다. 정체성이란 환경에 적응하며 지속가능성을 위하여 형성하는 개성이다. 도시는 사람이 만들지만, 또 도시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듯이 도시는 사람과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다. 사람은 그런 거대한 다세포 유기체를 형성하는 단세포적 존재다. 생명체는 생명체 마다의 고유한 향기가 있고 자태가 있다. 그러하기에, 도시도 그러한 정체성이 존재한다.
-어떤 도시도 초기형성의 시기에 존재하는 조건들은 대동소이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도시 간의 거대한 격차가 나타난다. 초기조건들은 대동소이하나 똑같지 않은 미세한 초기조건의 차이. 단절된 역사를 경험한 도시들이 가지는 초기조건들이 만들어 내는 또 만들어 가는 도시의 정체성은 초기조건과 환경변화에 대한 태도가 결정한다. 이것은 진화 역사의 결정판이 사람을 이해하는 뇌과학이 말하는 정설이다.
-초기조건과 환경에 대한 태도에 따라 도시도 주어진 초기조건을 잘 유지 시키는 수준에서 만족하고 싶은 도시도 있고, 열악한 초기조건을 극복하고 적극적인 변화의 태도를 통하여 환골탈태를 추구하는 도시도 있을 것이다.
또 하나 있다. 초기조건의 유지도 못 하는 도시가 존재하는 예도 있다. 이렇게 세 가지의 갈림길이 있다. 그것은 순전히 도시의 정체성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다.
-세계적인 이론물리학자이자 복잡계 과학자인 제프리 웨스트 박사는 <SCALE>이라는 책에서,
동물·식물, 생태계, 도시, 기업의 크기에 따라 측정 가능한 한 거의 모든 특징이 정량적인 관계를 이루는 규칙성이 존재함을 밝히며, 그 규칙성은 서로 전혀 다르고 고도로 복잡하지만 나타나는 모든 현상의 밑바탕에는 공통된 개념 구조가 존재하며, 동물, 식물, 인간의 사회적 행동, 도시, 기업의 동역학, 성장, 조직체계가 사실상 비슷한 일반법칙을 따른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이른바 스케일의 법칙이다. 이와 유사하게 하버드 경제학과 에드워드 글레이저 교수는 <도시의 승리>에서 “평균적으로 볼 때 어떤 국가건 도시 인구의 비중이 10% 늘어날 때마다 그 나라의 1인당 생산성은 30% 향상된다.”라는 이야기하며, “도시의 힘은 개인들의 ‘인접성’이 극대화되는 밀도 높은 환경에서 나온다.”라며 “도시에서 개인이 가진 지식과 능력이 자유롭게 교환되고 그 과정에서 학습이 이뤄지고 문명의 발전이 이뤄진다.”라고 주장한다. 제프리 웨스트 박사의 스케일 법칙을 풀어보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다. “몸집이 더 클수록 살아가는 데 필요한 단위당(동물의 사례에서는 세포 한 개에 또는 조직 1그램당) 에너지의 양이 더 적다”라는 것이다. 혼자서 생존을 위한 모든 일을 하는 것보다 함께 모여 적당한 역할 분담 구조를 갖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이야기다. 최근이 과학이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우리의 역사서에서도 왜 도시가 만들어지느냐는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있다.
-삼국유사에 단군신화에 대한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고 하지 않는가.
“환웅(桓雄)이……무리 3천을 거느리고 태백산정의 신단수 밑에 내려오니 이를 신시(神市)라 하고 환웅천왕이라 하였다. 풍백(風伯)·우사(雨師)·운사(雲師)를 거느리고 농경·수명·질병·죄형(罪刑)·윤리 등 인간 360여 가지 일을 다스렸다.”…….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들이 존재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무려 4,300여 년 전에 도시의 기능을 유추할 수 있는 단군신화 속의 이야기다. 기상관측을 하는 사람이 있었고 농경 감독을 하는 사람이 있었고 의료를 담당하는 사람이 있었고 법을 담당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도시 속에 보이지 않는 도시의 기능들을 읽어 낼 수 있는 부분이다.
-결국, 도시는 생존에 유리한 것이기에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고, 도시의 흥망성쇠는 환경을 대하는 태도와 서로의 역할을 분담하고 체계화하는 조직력에 좌우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 안 모리스의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에서도 도시의 규모가 곧 그 사회의 지력과 일맥상통하며 그 지력이 도시의 생존력과 비례 관계에 있음을 말하고 있다. 우리는 왜, 도시에 사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좀 편하게 살려고…….^^*
2. 도시의 매력
-‘살고 싶은 도시’란 무엇일까?
살고 싶은 도시는 살기 좋은 도시이기도 해야 하고 매력이 넘치는 도시이기도 해야 한다. 남에게 자랑할 만한 도시여야 한다. 살기 좋은 도시의 조건은 사람들을 위하여 다양한 도시 기능들이 잘 정의되고 유지되는 것일 것이다. 강 대표께서도 언급해 주신다. 도시의 형성과 유지를 위해서는 항만, 공항, 물류 등을 위한 산업인프라도 있어야 하고, 공항, 항만, 도로, 철도, 지하철 등의 도심 인프라도 있어야 하고, 전기, 통신, 용수, 인터넷, 쓰레기처리 등의 도심 유틸리티도 있어야 하고 걷기 편한 환경도 있어야 하고 놀기 좋은 환경도 있어야 하고 기업이 있어야 하고 일자리가 있어야 하고 쾌적한 정주 환경도 이어야 하고 쇼핑공간도 있어야 하고 호텔도 있어야 하고 기타……. 그런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런 것이 없는 도시들이 있는가? 있어야 할 것이 있되 개성이 있어야 한다. 군더더기 없이 매끄럽게 상호 유기적으로 도시의 기능이 돌아가야 한다. 도시의 통치방식 거버넌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도시의 거버넌스는 지속해서 도시의 기반의 개성 있게 유지 갱신되고 또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을 수 있는 ‘매력적인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 살기 좋고 살고 싶은 생각이 드는 도시는 사람이 꼬이고 돈이 모이며 사람이 모이고 돈이 모이는 만큼 지속해서 성장하게 되어 있다. 반대로 사람이 떠나는 것은 매력이 없고 살기가 힘들어지는 도시다.
-도시의 매력은 무엇일까? 강 대표님은 도시의 매력을 이루는 핵심적인 요소를 두 가지로 압축해 주신다.
하나는 전략적 지역 자산이고 하나는 글로벌 개방성이다. 전략적 자산은 그 지역만이 가지고 있는 자산, 그 지역의 정체성을 강화할 수 있는 자산으로 말씀하신다. 다시 말해서, 전략적 자산이란 그 도시만이 도드라지게 우위를 가지고 있는 그 도시만의 자산이라는 것이다. 대전의 경우를 들자면, 대전 전체를 관통하여 흐르는 삼족오 모양의 ‘갑천-유등천-대전천’이다. 국토와 교통물류의 위상 학적 중심지도 큰 전략적 자산이다. 또 하나가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자 밀도다. 규모 면에서도 절대 뒤지지 않는다. 개방성은 도시의 규모 강점이 살아나게 하는 중요한 숨겨진 힘을 말하는 것이다. 개방성은 다양한 사람, 다양한 문화의 이합집산을 가능하게 한다. 다양성이 만들어 내는 도시의 비선형성은 사람들에게 수많은 의외성을 자연발생적으로 안겨주며 사람들의 창의성 발현을 돕는다. 창의성의 발현은 곧 성장이다. 창의성의 발현은 아무리 성장해도 끝없이 성장할 수 있게 한다는 수확체증법칙이 적용되는 멋진 힘이다. 그뿐만 아니라 창의성은 도시의 정교함을 다듬는 문제해결력을 강화하는 힘이다. 수많은 부딪힘이 만들어 내는 사회가 가지는 인지 감수성의 힘은 도시의 숨겨진 수많은 문제를 쉽게 감지하고 드러나게 한다. 드러나게 할 그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각의 모임은 문제해결의 다양한 대안 창출을 가능하게 하면서 도시의 생산성을 강화하는 요소이다. 대전의 경우, 대전에 모여있는 과학기술자들의 네트워크는 이미 글로벌이다. 이런 관점에서 대전은 대전만의 매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본요소들이 이미 있음을 알 수 있다.
-‘매력’이란 무엇인가? 매력이란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을 말한다.
사람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힘을 말한다. 뇌과학적으로 매력의 정의는 더욱 간단하다. 사람은 새롭고 신기한 것(novelty)에 에너지를 몰입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과학은 이래서 좋다. 세계와 세상의 근본을 설명하는 힘이요 그것들을 살펴볼 수 있게 하는 힘을 가지게 한다. 사람의 구조가 그렇게 생겼다면, 그 도시가 가진 전략적 자산과 개방성을 가지고 끊임없이 새롭고 신기한 것을 만들어 내면 된다. 방향성은 깔끔하니 단순하다. 전혀 복잡할 것이 없다. 새롭고 신기한 것은 기억이 잘 되고 기억이 오래간다. 인상적이라고 한다. 인상적으로 기억에 오래 남는 것은 사람에게 익숙하고 좋아하게 된다는 것과 결을 같이한다.
-문제 그것을 어떤 방법으로 이루어 낼 것인가 하는 것이다. 결국 거버넌스의 문제다. 도시 사람들이 그것을 바라보는 태도의 문제다. 결국, 도시 매력의 탄생은 그 도시 사람들이 얼마나 갈구하느냐의 문제다.
3. 도시를 일으키는 힘: 역동적 거버넌스
-앞서 말한 것처럼, 도시도 유기체이자 생명체다.
도시 성장을 위해서는 사람의 뇌가 작동하는 것처럼 도시의 중추신경도 안정과 기대를 추구하며 지속해서 환경변화에 적응하는 역동성을 가져야만 한다. 역동적 거버넌스 Dynamic Governance라는 말은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 스쿨의 네오분송(Boon Sion Neo) 교수가 싱가포르의 도약에 숨겨진 문화와 가능성과 도전성 등을 정의하는 ‘싱가포르 모델’의 핵심 엔진이자 이를 풀어 놓은 책의 이름이다. 불확실한 세상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사람의 뇌의 구조와 동작 개념과 너무나 흡사하다. 기본적으로 국가공동체의 자주성 확보와 실용적 개방성과 윤리성이라는 문화적 토대 위에서, 유능한 인재와 깔끔한 일 처리를 위한 신속한 절차들을 바탕으로 미래의 불확실성과 해외의 다양한 우수사례들을 가지고 ‘미리 생각’하고 ‘다시 생각’하고 ‘두루 생각’하기를 통하여 환경변화 적응하는 적응정책을 개념화하고 구체화하고 최적화하는 일련의 통치시스템을 역동적 거버넌스라고 한다. 이보다 더 깔끔하게 뇌를 설명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싱가포르는 도시국가의 브레인을 사람의 뇌처럼 만들고 운영하는 가운데 엄청난 도약을 이루어 냈다. 그것이 싱가포르 모델의 핵심이다. 어느 국가, 어느 도시, 어느 기업, 어떤 사람에게도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성장의 핵심 엔진이 아닐 수 없다.
-대전이 이런 역동적 거버넌스를 갖추기 위하여 함께 생각을 공유해야 할 몇 가지 문제들이 있다.
첫째는 갑천을 중심으로 하는 갑천 북과 갑천남 사이의 이해 폭을 넓히는 것이다. 갑천의 북은 주로 대덕연구단지에서 출발하여 확대된 대덕R&D 특구가 자리 잡고 있고, 갑천남은 100여 년의 연대기를 함께 해 온 원도심과 1993년 대전 엑스포를 계기로 조성한 신도시인 둔산이 자리 잡고 있다. 신도심은 갑천남에 자리 잡고 있으나 문화적으로는 갑천북과 비슷하다.
대전이 극복해야 할 것이 이 ‘문화의 간극’이다.
두 땅에 사는 사람들의 문화적 간극이 너무나 크다. 갑천북의 문화는 주로 해외유학파나 해외와 교류가 잦은 과학기술자들이 만든 문화이고 갑천남의 문화는 짧은 대전 역사의 끌고 온 철도 노동자와 도소매상인들이 만든 문화가 있다. 갑천북쪽 사람들은 대전보다는 문화적으로 앞선 도시에서 적어도 10~20년이라는 시간 동안 학창 시절을 보내며 잘 정돈된 엣지있는 문화를 많이 경험한 사람들이고 또 주로 중앙정부에서 요청하는 과학 기술적인 임무 수행 등의 주로 정신노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이고 갑천남쪽은 상업과 농업, 자영 노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원도심에 많이 살았다. 나는 갑천 남쪽 지역 출신이다. 이러한 환경 차이 때문에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익숙해하고 좋아하는 일들이 다르다. 서로 서로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를 서로 이해하는 시공간적 여유와 교류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참여의식이다.
갑천북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맡겨진 과학기술적 임무 이외에는 아무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갑천남의 사람들은 또 자신의 생업의 문제가 아닌 것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모두 똑같다. 자신의 생계 문제가 아니면 아무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역동적 거버넌스의 작동을 위한 제1의 조건에 문제가 생긴다. ‘유능한 인재’가 우리 대전의 문제에 관심이 없다. ‘유능한 인재’란 ‘집단지성’의 다른 말이다. 집단지성의 기본은 ‘참여‘다. 우리 사회의 문제에 관한 관심이다. 도시 문제에 함께 참여해서, 우리 도시를 매력적으로 만들면, 시민은 그만큼 행복해질 수 있다.
셋째는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대전 속에서 탄생한 것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의 자세다.
우리가 유럽을 상대로 다른 것은 다 이겨도 이길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이 바로 역사의 축적이다. 아날로그의 축적이다. 어떤 나라도 흉내 낼 수 없는 것이다. 그들은 조상들이 남긴 것을 소중히 간직한 자산을 전략화하여 엄청난 부를 만들어 낸다. 비록 대전의 100여 년의 역사밖에 되지 않았지만, 대전에서 대전사람들이 만든 것은 세계의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유니크 한 것이다. 그것이 곧 우리 도시의 매력이 될 수 있는 전략적 자신이다. 우리는 역사적 화덕현도 날려 먹고 진잠현도 날려먹고, 6.25로 인하여 근대 유산도 날려먹고, 엑스포 유산도 스스로 날려 먹었다. 최근에 와서는 100년 동안 철도 교통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서대전역 호남선 분기 조정에도 무기력했다. 엄청난 전략적 눈을 뜬 채 날려먹었다. 이런 일이 다시는 대전에서 일어나서는 안 된다. 대전시민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법과 규제뿐만 아니라 마음으로 지켜낼 수 있어야만 한다.
-강 대표님은 다음과 같은 대안을 제시하신다.
도시계획을 결정하는 도시계획위원회를 광역 및 기초 자치단체에만 두지 말고, 동 단위, APT 단지까지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지역발전위원회‘로 탈바꿈시켜야 함을 강조하신다. 그런 거버넌스의 틀을 바꾸고 대전을 어떤 도시로 만들 것인지에 대한 꿈과 개념 정립을 위한 숙의 과정을 제안하신다. 또 그다음으로는, 그렇게 정의된 도시 철학을 실현해 줄 세계적인 디자이너에게 맡겨보자고 제안하신다. 구구절절이 고개가 끄떡여진다.
본업을 소화하기도 바쁜 시간 속에서도 대전의 성장을 위하여 엄청난 자발적 재능기부를 해주시는 강대훈 대표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매력 도시, 대전 건설을 위하여 많은 마음이 모일 수 있도록 응원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