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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대훈 Sep 29. 2023

백년을 넘어 천년도시, 세상의 걸작을 만들자

도시는 어떻게 브랜드가 되는가?  맺는 말. 2


코로나-19가 준 고통과 기회


도시는 어떻게 브랜드가 되는가? 마지막 2

  

국내외 출장으로 세상을 돌며 살았던 나에게 3년 동안의 Covid-19 감염병 사태는 고통과 기회를 주었다. 고통은 해외거래를 기반으로 한 사업이 끊어지니 수입도 사라졌다. 돈이 있어야 해결하는 문제와 구질구질한 괴로움이 이어지는 일상이 시작되었다. 경제학자 그레샴의 표현을 빌자면 '악화(惡貨)는 양화(良貨)를 구축(驅逐)했다'

 

코로나에 대중의 불안심리는 증폭되었다. 정부는 집합금지 명령을 내려, 추석 차례조차 온전히 지낼 수 없었다. 당연히 내가 사는 도시 밖으로 다니기도 편하지 않았다.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사는 지역을 살피며 걷는 것이었다. 집, 아파트 단지에서 하천 따라 한 바퀴, 어린 시절 동네를 찾아 모교까지 걸음을 재며 산책, 회사에서 시작하는 15분 도시 실측.... 이 같이 동네와 골목을 걷다 보니 그동안 무심히 스쳤던 것들이 눈에 띄었고, 사람 사는 모습이 다시 보였다. 저녁에는 사무실로 돌아와 수년 동안 여러 미디어에 기고했던 '도시 전략과 마케팅'에 관한 칼럼, 블로그에 기술했던 글을 추려보았다. 코로나가 준. 기회였다. 그러나 1,000여 편이 넘는 것들에 목차를 만들고 글들을 다시 정리하는데, 생계를 꾸려야 하는 시간을 괴물처럼 잡아먹었다. 


(대전시 동구 자양동. 슬럼화된 역세권 골목의 그늘진 뒷 모습. 앞으로 어떻게 될까?) 




책을 쓰면서, 틈틈이 사람을 만났다. 한 인터넷 신문의 편집국장은 내 글의 조회 수가 1만이 넘었다고 축하했다. 그러나 정작 뜨거운 반응을 보인 곳은 수도권이었다. 부동산 관련 사업자들과 부동산학과 교수가 대전 세종, 충청권의 부동산 전망을 묻는 것이었다. 어떤 사람은 특정 지구를 지목하면서 그것을 사도 되는지를 물었다. 그러나 때에 따라 등락하는 천기(天氣)를 어찌 말하겠는가? 단지 맹자께서 “천시(天時)는 지리(地利)만 못하다”라고 한 말씀과 풍수지리에서 “인걸(人傑)은 지령(地靈)이다”라고 하는 명제를 단편으로 인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지리조차 인화(人和)에 미치지 못하다고 하는 말씀을 기억하자는 것이며, 지령 역시도 사람이 역사(役事)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였다. 지리와 지령은 도시 구조라고 할 수 있고, 인화와 인걸의 의미는 진영을 넘는 포용과 문화 개방성이며, 상상력이 만드는 인재의 힘, 소프트 파워이다. 



(월간 청풍 연재, 강대훈 칼럼, 충청권 메가시티를 위한 허브 전략)




현대의 기술과 자본은 도시를 수직으로 높일 수도, 새로운 지형을 만들수도 있으며, 도시 자체를 작품처럼 만들 수도 있다. 도시가 문화 기풍을 고양하며, 멋진 지구를 만들고, 효과 높은 정책 실험을 하면, 시민의 삶도, 품격도 달라진다. 그래서 도시는 실용 이상의 아름다움을 지향해야 한다. 창의성이 없는 시설에 판에 박은 아파트 단지, 기후변화 시대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자동차 중심의 도시설계, 산업시대의 사고와 관성 행정은 위태한 도전을 이어왔던 과학의 정신이 아니다. 



(첨단 도시 두바이는 상상이 만드는 현실을 보여준다. 대전이 두바이를 넘는 과학도시가 되려면? 그것을 찾는 것이 The way of Daejeon!)



도시도 우주의 성주괴공 속에 사람의 생로병사처럼 흥망성쇠가 있다. 그러나 인생의 유한과는 다르게, 도시는 고쳐 사용하면서 수명을 늘릴 수 있고, 콘스탄티노플처럼 문명을 바꾸어 부활하기도 한다. 그래서 시민의 선택을 받는 사람은 역사의식을 가지고 천년도시, 세상의 걸작을 만든다는 자세로 정책을 만들고 집행해야 한다. 


(비엔나에 있는 성 스테판 성당, 비엔나는 도시 자체가 작품, 작품 가운데에서도 걸작이라고 할 수 있다. 비엔나의 면적은  414.6 km² 로 대전시보다는 좀 작고 인구는 190만으로 조금 상회하지만, 대전과 비슷한 규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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