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은재 Jun 04. 2023

정말 꼭 필요한 이야기만 하는게 좋은걸까.

나만 적응 못하고 있는거야? 


재택근무가 일반화되고, 

출퇴근 시간을 좀 더 합리적으로 쓸 수 있게 되고, 

일과 삶의 질의 밸런스를 좀 더  찾을 수 있게 되었는데. 


내가 느끼는 실질적인 느낌은

업무적인것과 별개로, 

좀 더 외로워졌다는 것이다. 


다른 리더들도 비슷한데, 그냥 아닌척 하는건지. 

아니면 나만 이렇게 느끼는건지 궁금하다. 


에이. 당연히.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같이 밥 먹자고 이야기하지 않아서는 아니다. ㅎㅎ

보이진 않지만, 슬랙으로 다들 바쁘게 일하고 있고. 

원래도 가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타입인지라

나는 재택근무의 일상화에 누구보다 잘 적응할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아마 일하는 방식의 차이일수 있는데,

어떤 사안에 대해서 수다떨듯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좋은 인사이트를 발견하고, 그걸 빠르게 적용하는걸 좋아하는 타입이다.

그렇게 말하면서 생각도 정리가 되고. 그러는거지. 


그런데 재택으로 일하다보면,

정해진 회의시간에 정해진 이야기의 주제로

굉장히 합리적인 이야기만 이루어지고 끝이 난다. 


줌이나 구글밋의 장점이자 단점이 그거 아닐까.

정말 꼭 필요한 이야기만 하는 분위기의 형성. 


물론 바빠죽겠고. 

필요한 이야기만 하기에도 벅차고. 

일에 대한 이야기를 그렇게까지 깊이 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나같은 타입이 부담스럽고 싫을텐데. 


이런 내 모습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업무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거 아닐까? 

라고 곰곰히 생각해 보기도 했지만,

역시 이야기의 깊이가 얕아졌고. 

그 부분이 재택근무에서 커버해야 할 가장 중요한 숙제가 아닐까 싶다. 


정해진 시간안에 일을 잘 처리해야 한다는건, 

정해진 시간에 밥을 먹어야 하는것 처럼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그 시간에 얼마나 깊이 있는 논의와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론 없이

대세를 따라 재택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동의하기 쉽지 않다. 


물론 나는 오늘도.

그런 일상적인 외로움을 상쇄하기 위해,

모스버거에서 신제품으로 나온

키티x모스버거 콜라보의 새우버거와 

천원을 추가한 샐러드를 먹으며, 

사모에도 타로의 "아티스테"라는 만화책을 읽었다. 

짧은 점심시간이지만 훌륭했어.

작가의 이전글 미드 "빌리언즈"에서 발견한 회사 경영 방식에 대하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