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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별 Feb 10. 2023

조금만 둥글해지면 좋겠어

말을 조금 예쁘게 하면 안 되나?

 사람 마음이라는 건 참 신기한 구석이 있다. 내가 하려는 일에 누군가 '잘해보라'라고 하면 아주 크지는 않지만 따뜻한 용기를 건네받은 기분이 된다. 시들어 가는 꽃이 다시 활력을 찾은 기분이랄까?


 일에 미친 듯이 집중을 하다 일에서 벗어나면 무기력을 느낄 때가 많다. 그렇다고 계속해서 감정을 억누를 생각은 없어서 유튜브에 '무기력증' 또는 '회의감'이라는 키워드를 넣어 검색한다. 그러면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 꽤나 도움이 되는 솔루션을 말해주고 있다. 별생각 없이 그런 강연들을 틀어놓으면 마음이 조금 누그러진다. 사람들의 상처받았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말 한마디'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때로는 죽은 사람처럼 만들기도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사람들이 상대방에게 바라는 것도 대단한 것이 아니라 작은 친절인 경우가 많다. 그런 걸 보면, 우리 사회는 경쟁에 혈안이 되어서 병들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렇다고 경쟁에서 벗어나 속도를 늦추면 생계에 위협을 받을지도 모른다. 기술이 아주 빠른 속도로 발전해서 더 이상 내 힘으로는 어떻게 손을 써볼 수도 없을 정도가 돼 가는 중이다. 이런 글도 AI가 쉽게 만들어낼 수 있는 세상이니까.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지나치게 가벼운 일로 만들어 버린다는 생각도 든다. 그 정도 일은 기계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 사람이 하는 일의 가치를 '돈'으로만 생각하게 되는 관념이 뿌리 깊게 박힌 느낌이다. 현재 시장의 경제적 가치인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 안 되는 일이라 해도, 다른 차원의 가치가 있는 일일 수도 있는데.


 타인의 존재 가치를 가볍게 말하는 사람보다 말 한마디라도 예쁘게 할 줄 알고 사람에 대해 존중할 줄 아는 사람에게 마음이 더 간다. 이런 마음이 주류였으면 좋겠다고 바라면 사치일까?


 카페에서 커피 한 잔 결제할 때, 건네받을 때 "감사합니다" 한마디 하는 것. 누군가 나를 배려해 주었을 때도 "신경 써주셔서 감사하다"라고 하는 것. 부족하지만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에게, "잘하고 있다"라고 하는 것. 누군가 바쁜 와중에 나를 위해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하는 것. 눈이 마주치면 인사하는 것, 잘못했으면 사과하는 것.


 기본적인 상대방에 대한 배려인 것 같은데, 자기가 원하는 대로 뭔가를 해주지 않으면 무작정 화부터 내고, 남을 내리 깎는 말을 쉽게 하고, 그렇게 쏟아내듯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의 요청을 들어줄 생각이 있었는데 날을 세워서 말하고, 타인을 줄 세우며 평가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상대방이 있으니, 나도 있음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신이 상처가 많아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휘두르는 이들을 볼 때마다, 요지경 속에 살고 있다는 걸 실감하기도 한다. 지나친 경쟁이 아니었다면 저 사람도 저렇게 되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더불어 잘 사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가? 싶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단체로 같은 말이라도 예쁘게 하는 방법, 상대방을 배려하는 작은 친절 베풀기 같은 교육을 받아야 하는 걸지도 모른다. 사회가 더 망가지기 전에 한 사람이라도 말의 무게와 소중함을 알 수 있게 만드는 일에 동조하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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