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츤츤 Aug 21. 2022

농부는 개미와 베짱이 모두가 되어야 해

현장농가 실습 일기

농협 청년농부사관학교 현장농가 실습이 시작되었다.

이 과정은 총 7주 동안 스스로 선택한 현장 농가에서 직접 실습을 통해 배우는 과정이다.


나는 여자 친구의 부모님이 하시는 전남 나주의 동화농원 이라는 배 과수원에서 실습을 하기로 했다.


동화농원의 일은 새벽부터 시작된다


날씨가 무덥다 보니 새벽에 일하고 해가 다 뜨면 휴식을 하는 식으로 일을 했다.


몇 주 전 실습 교수님이 농부는 개미와 베짱이 모두가 되어야 된다며 해가 뜨거울 때는 새벽에 일하고 해가 뜨면 쉬면서 일하기도 한다고 하셨었는데 정말 그대로 일하게 되었다.


해가 안 떠서 시원하긴 했지만 오후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원한 것이고 땀으로 샤워하는 건 마찬가지였다. 여름의 따가운 햇빛을 다 받으면서는 절대 일할 수 없을 것 같다. 하긴, 농부들도 쉰다.


배가 노랗게 익어간다


나무를 휘감고 올라가는 잡초

작업은 간단했다. 나무 주위의 잡초를 적당히 시원하게 제거해주고 나무에 올라타는 덩굴 잡초들을 나무가 안 다치는 정도에서 제거해준다. 뿌리까지 뽑을 경우는 나무 위에 말려서 죽인다. 뿌리를 땅바닥에 던져두면 또 살아나는 끈질긴 생명력을 지녔다고 한다.


초생 농법으로 제초제를 안 쓰다 보니 곤충, 개구리 등 여러 생물들이 많이 보였다. 뱀도 나왔다고 했는데 다행히 나는 보지 못했다.


대신 나무 밑동에 붙어있던 장수풍뎅이를 발견했다. 갑자기 가만히 죽은 척을 하는 게 너무 귀엽고 웃겼다. 야생에서는 처음 보았는데 정말 환경이 좋은 데서 산다고 알고 있다. 신기방기.




죽은척하는 장수풍뎅이ㅋㅋㅋㅋ


해가 점점 떠오를수록 땀이 뻘뻘 났다. 점점 머리에 열이 차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핸드폰에는 계속 기상 알람이 떴다. 폭염이니 야외 작업자들은 그늘에서 수분을 많이 섭취하고 야외활동을 자제하라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새벽에 일하고 오후에는 쉬어야 하는 것이다. 농부는 개미와 베짱이 모두가 되어야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게 아직은 일이 많지 않다. 적당량을 일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지금은 자연이 배를 키우는 단계라고 한다. 앞으로 어떤 일들을 하게 될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작가의 이전글 안성살기 체험 미리내 마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