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 체험 탐방기
농협 청년농부사관학교 7주 차
2022. 7. 18 (월) ~ 22일 (금)
농협 청년농부사관학교 6주 기초교육이 끝나고 농가 현장 실습이 시작되기 전 예행연습 겸 휴식 겸 안성살기 1주 체험을 하게 됐다.
미리내 마을의 미리내는 순우리말로 은하수를 뜻한다고 한다. 조선시대 때 핍박을 받던 천주교 신자들이 산골에 모여들어 살면서 밤에 산 위에서 등불을 켜놓고 예배를 하고 성경을 공부하던 모습이 마치 은하수처럼 보였기에 미리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천주교 신자들이 많다고 한다.
청년농부 사관학교 중에 안성에 정착한 선배 농가에 방문하여 궁금한 것도 물어보고 일손 돕기도 했다. 방달팜이라는 방울토마토 농장이었는데 작은 실습장에서만 토마토를 보다가 실제 농가에 나와보니 작업량이 많아서 좀 놀라기도 했다. 그리고 안성에 정착하려고 준비 중인 다른 선배들도 만나볼 수 있었다. 자신들이 겪은 부분과 애로사항 등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양봉체험도 해봤는데 벌들이 무서우면서도 귀여웠다. 말벌 한 마리가 벌통 하나를 다 죽인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놀라기도 했다. 그래서 말벌만 보면 때려죽인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자연인이다” 프로그램에서 그 농부가 그렇게 말벌을 잡으러 뛰어갔었나 보다ㅋㅋㅋ
아카시아 꿀도 먹어보았다. 향긋하니 달콤한 게 몸에 좋은 느낌이 들었다. 양봉체험을 진행해주신 미리내 마을의 위원장 님은 술에다가 프로폴리스를 타 드신다고… 맛있다고 하셨다. (네?!)
마을 일손 돕기도 했다. 산책로에 난 잡초를 뽑았다. 많이 양해해 주셔서 짧은 시간 동안 일했는데 날이 더워서 땀이 많이 났다. 그래도 깔끔해진 산책로를 보니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이번엔 안성 내 선도농가를 방문하러 가는 길에 화훼단지에 들렀다. 커다란 판매장도 신기했는데 정말 자양한 식물들이 있어서 좀 재밌었다. 잎 색깔이 희한한 고무나무랑 잭과 콩나물의 콩나물처럼 생긴 식물이 기억에 남는다. (귀여워!)
안성에서 열대과일 품종을 키우고 실험하고 있는 미라팜에 들렀다. 각양각색의 과일과 나무를 보니 참 신기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실감되는 느낌이었다. 만화 원피스에 나오는 악마의 열매같이 생긴 과일들도 있었다. 정말 세상은 넓고 모르는 게 많은 것 같다. 솔직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셔서 좋았다.
마을 일손 돕기도 또 하고, 환경미화도 진행했다. 사실할 일이 많이 없긴 했다ㅋㅋ 여러 사람이 도와서 그런지 금방금방 끝났다. 저수지 뷰가 너무 예뻤다. 배우 노주현 씨가 차린 카페도 있다고 했는데 가보지는 않았다. 커피가 맛있는데 참 비싸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다. 그래도 그 값을 하는 자리와 풍경이라고 해서 나중에 한번 가보고 싶어졌다.
미리내 마을에서는 마을 자체 체험활동으로 천연 세정제, 비누를 만든다. 잎을 비비기만 해도 거품이 나는 식물과 향이 나는 허브 잎을 이용해서 만드는 것이었다. 절구로 빻고 끓여서 만들었다. 작업이 끝나고는 인절미를 만들어 먹었다. 따뜻하니 맛있었다.
마지막으로 마을의 맨 위쪽에 있는 미리내 성지를 가보았다. 교과서에서 보았던 김대건 신부의 묘가 있는 곳이었다. 아주 오래된 성당 안에는 김대건 신부의 유골 중 일부가 안치되어 있었다. 마치 불교에서 사리를 나눠갖듯 전국의 천주교 성지에 김대건 신부의 유골 조각을 나눠가졌다고 한다.
나는 무교라서 종교를 믿지는 않지만 절, 교회, 성당 등 뜻이 있고 뭔가 성스러운 공간에 가면 자연스럽게 무언가 감탄하고 경건해지는 부분이 있다. 건축학에서 뭐 그런 효과를 주면서 만든다고 보았던 거 같은데 그것 말고도 이야기, 진정성 같은 것들도 함께 보여서 경건한 마음이 드는 것 같다.
미리내 성지 어느 풀밭에 귀여운 토끼가 앉아 있었다ㅎㅎ 귀엽쓰. 안 도망가서 신기했는데 쓰다듬으려고 하니 폴짝폴짝 뛰어갔다. (졸귀탱)
식당 겸 숙소로 사용했던 건물이었는데 여기는 제비 부부가 집을 지어놨다. 그래서 우리가 지나다닐 때마다 자신들의 둥지를 해코지하지는 않는지 계속 지켜보고 날아다녔다. 귀엽고 신기했다. 너무너무 자연 친화적인 동네다.
역시 마지막은 바비큐 파티로!
농장에서 받아온 바나나를 구워 먹었는데 덜 익은 바나나라서 고구마/감자 맛이 났다. 안 익어서 그런지 맛이 없었다.
5일 동안 여유로운 시간도 보내고, 여러모로 다양하고 유익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우리를 위해 물심양면 준비해주신 사무장님, 이것저것 많이 알려주시던 두 분의 마을 위원장님,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주신 식당 할머니 그리고 선배님들, 각자의 방식대로 노하우를 알려주신 선배 농가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배울 것도 있었고 배우지 말아야 할 것도 분명 있었다. 어쨌든 각자의 방식으로 각자의 길을 만들어 가야 하는 느낌이다.
이제 현장실습! 정말 본격적인 시작이 다가왔다. 걱정 반 기대 반이다. 재미를 잃지 말기를!!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