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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츤츤 Oct 09. 2022

역시 뭐든지 재미가 있어야 해

농업교육인데 용접까지? 무서운데 재밌어

재미가 있어야 할 수 있다.

여자 친구가 입버릇처럼 하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용접을 알려주러 오신 강사분도 이 이야기를 똑같이 해주셨다. (소름)

생각해 보니 나도 재미를 느끼는 것들만 해왔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도 하고 있는 것들이 계속 재미를 느끼고 있기 때문에 하게 되는 것 같다.

농업도 마찬가지.


사실 농부가 되기 위해 준비하면서 여러 가지를 많이 배우게 되었는데 용접까지 배우게 될 줄은 몰랐다.

농부는 역시 만능인이다. 사실 만능인이 되어야 할 이유는 확실하다. 빨리 일을 처리해야 하는데 농촌에는 사람이 없다ㅠ

뭘 고치거나 수리해 줄 사람을 부르면 밀려 밀려 늦게 오고 결국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촌에 계시는 분들이 뚝딱뚝딱 뭘 잘 만드시는 것 같다. (물론 언제나 예외는 있어서 엉망진창인 경우도 있다.)

지난번에 공장 만드는 법 알려주신 강사분은 냉동/냉장 설비 설치와 수리를 할 줄 알면 본인에게도 좋지만 이웃들에게 도움도 주고 아르바이트하기도 좋다고 했다. 그래서 본인이 만든 교육 경기도에서 지원해 주니 받고 귀농하라고 했다ㅎㅎ (도움이 될 것 같긴 하다. 배워봐?)


용접은 무섭기도 했고 조심할 것도 많았는데 안전복장을 제대로 갖추고 알려주신 대로 조심히 하니 옷도 안 태우고, 화상도 안 입고 안전하게 실습할 수 있었다.

그래도 무섭긴 하다. 쇠가 녹아서 붙는데요? 쇠가 너무 뜨거운데요? 용접된 부분 말고도 붙어있는 모든 것들은 만지면 바로 화상이다ㅠㅜ

안전장갑을 두껍게 입어서 망정이지 쇠붙이를 붙잡고 용접을 하다가 손이 점점 따뜻해져서 '아 맞다. 조심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정말 조심히 진행했다.

그래도 처음에 삐뚤빼뚤하고 쇠에다가 구멍을 뚫어버리던 실력이 조금씩 늘어가니 재밌었다. 언제 또 용접할 일이 있을까 싶긴 하지만 그래도 소중한 경험을 했다.


간단히 설명하면 용접기에 흐르는 고압 전류를 통해 교체식 용접봉(금속)을 녹여서 붙이는 거다.

1) 안전장비(내열/내화 장갑, 신발 덮개, 팔 토시, 얼굴 싸개, 앞치마)를 갖춰 입고, 보안경을 장착한다. 용접기에 용접봉을 결합하고 전원을 올린다.

2) 용접할 부분에 아주 약간의 간격을 두고 용접봉을 갖다 대면 스파크가 일기 시작한다.

3) 바로 용접봉이 녹으면서 쇳물이 용접부에 조금씩 맺힌다.

4) 위-아래 혹은 작게 돌려가며 용접부를 금속물로 덮는다. 이때 계속 용접봉이 녹아서 없어지므로 용접봉과 용접부의 간격을 잘 유지해 주는 것이 관건.

5) 용접이 끝나면 용접기의 전원을 내리고 용접봉을 안전한 곳에 내려놓는다.



이번 주에도 어김없이 실습을 진행했다. 얼마 되지 않는 토마토이지만 수확을 했는데 샴쌍둥이 같은 기형 토마토가 나왔다.

신기하기도 했지만 아마도 호르몬제로 인한 이상반응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ㅠㅜ

그 외에도 새싹(적무) 수확 (가을이라 그런지 수확량이 얼마 안 되어서 아쉬웠다), 파프리카 모종 방제, 상추 수확을 했다.

하트 모양의 상추가 나와서 신기하기도 했다. 여기는 호르몬제를 치지 않았는데 신기방기.




그리고 실습장의 비닐하우스에 연동되어 있는 스마트팜 장비를 노트북이나 핸드폰을 통해 원격 제어해 보는 실습도 진행했다.

현재 온도가 몇 도고, 하우스의 온도가 몇 도이며 습도는 얼마이고 측창을 열 것인지 닫을 것인지 팬을 통해 열기를 배출할 것인지 말 것인지 등을 설정할 수 있었다.

환경을 잘 제어해야 작물 성장과 수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처음부터 잘 하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잘못하면 작물을 한꺼번에 죽여버릴 수도 있다ㅠ

환경을 면밀히 살피고 제어가 잘 되도록 설정을 잘해줘야 한다.


오른쪽 사진은 비닐하우스의 측창을 자동으로 열고 닫을 수 있게 도와주는 모터다. 타이머로 얼마나 열고 닫을지 설정할 수 있다.



더불어서 농업인 대출을 위한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농신보)에 대한 강의, 성공적인 영농을 위한 사업계획서 작성 강의도 들었다.


사업 계획... 구체적인 작성방법보다는 다양한 사례를 알려주셨는데 여러 가지 사업 아이디어가 실현화되어서 멋진 모습을 보니 부럽기도 하고 언제 저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갈 길은 너무 멀지만 일단은 주어진 현재에 최선을 다해야겠다. 그리고 사업계획서를 작성해오라고 과제를 주셨다. 다음 주까지 열심히 작성해 봐야지...




졸업식을 위한 사진 찍기도 했다. 공식적인 것은 아니지만 우리 기수끼리 추억을 남기기로 했다. 오랜만에 학창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 즐거웠다.

우리는 각자 원하는 장소에서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었다. 나는 풍성하게 열린 감나무 옆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어떻게 나왔으려나 궁금하다.

이제 졸업까지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좀 더 많은 추억을 남기고 싶다. 벌써 6개월이 다 끝나간다. 역시 학교 다닐 때가 제일 재밌는 것 같다.



이번 주는 운동도 많이 했다. 체력단련실에는 못 갔지만 드디어! 오랜만에 풋살도 했다.

잘 못할까 봐 걱정했는데 잘한다고 칭찬을 많이 듣고 밸런스 안 맞는다고 팀까지 바꿔주었다. 내가 들어간 팀이 다 골을 많이 넣었다ㅎㅎ 나도 2골 넣었다ㅋㅋ

다음 주에도 한다고 하는데 안 다치고 조심조심 재밌게 운동했으면 좋겠다.

탁구도 쳤다. 아직 잘 못 치긴 하는데 그래도 처음 하는 왼손 치고는 아주 금방 늘어가는 것 같아서 좋다.

몸이 점점 건강해지고 있는 것 같아서 좋다. 다음 주에는 더 튼튼하게 만들어야지.

역시 재미있는 게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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