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동안의 농협청년농부사관학교 교육을 마치며
무려 6개월 동안 교육을 받고 드디어 졸업을 하니 시원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처음에는 정말 긴 교육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시간은 너무 빠르게 흘러 언제 이만큼이나 가버려서 어느새 연말을 앞두고 있었다.
주말마다 집에 올라왔다가 다시 월요일마다 안성 교육원으로 가는 게 좀 불편하긴 했지만 어느새 기숙사 생활도 편해지고, 늘 맛있게 나오던 식당도 벌써 그리워진다. 역시 남이 해주는 밥이 제일 맛있다. (급식은 참 오랜만이었으니까)
졸업식은 원래 농협 회장님이나 부회장님이 오신다고 했었는데 농업인의 날 행사가 바로 다음 날이다 보니 방문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외부 초청 인사를 부르지 않고 내부 인원만 단출하게 모여서 진행되었고 오전에 일찍 행사가 끝나서 오히려 좋았다.
졸업 영상 상영, 졸업사, 졸업장 수여 및 시상식, 증정품 수여식, 농업인 선서 등의 행사 순서가 쭈르륵 진행되었다.
마지막으로 사진 촬영까지.
졸업식이 끝나고 동기분들과 찐한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다음 주에도 드론 교육으로 인해 추가로 1주 추가 교육을 들어야 해서 뭔가 아직 덜 끝났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제는 그런 생각이 든다. 졸업은 끝이 아니라 이제 정말로 농업을 향한 시작이라고. 그러기에는 아직 준비가 너무나 안된 게 사실이다.
원래는 나주에 가서 배 농사를 지어볼까 했지만 사정상 귀농 정착지와 작물 모두를 바꿀 수밖에 없었다. 고민 끝에 옆 동네인 영암에서 무화과 농사를 지어볼까 한다.
졸업을 앞두고 급하게 바꾸다 보니 작물에 대한 이해와, 귀농지에 대한 조사 모두 처음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할 일이 많고 알아볼 것도 많다. 차근차근 알아가야 할 때다. 준비하다 보면 결국 어느 순간 이뤄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겠지.
2023년 청년농업인 선발 계획도 새롭게 공지되었다. 당장 12월 중에 선발이 이뤄지는데 이것도 잘 준비해서 신청해 봐야겠다. 작년에 비해 지원 규모와 범위 모두 확대되었다. 열심히 준비해서 한 발 한 발 농업인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야지.
졸업식 날 아침도 참새가 모닝콜을 신나게 울려댔다.
환풍기 쪽에서 자꾸만 지저귀는 참새들.
처음에는 좀 귀여웠지만 이제는 너무 시끄러워ㅠㅜㅠ
환풍기를 틀면 날아가고 끄면 다시 돌아와서 지저귄다.
아마도 방에서 흘러나오는 따뜻한 공기를 쐬려고 온 것 같았는데
어떻게 어디서 붙어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졸업식이 끝나고 기숙사에 돌아가는 길에
드디어 왜 그렇게 참새 소리가 크게 들렸는지 알게 되었다.
저 구멍에 붙어서 짹짹거리고 있었으니...
소리가 크게 들릴 만도 하다.
여러 마리가 온 방마다 다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래서 동기생들에게 물어보니 다들 참새 소리를 들어봤다고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