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연보다 경험
최근 농협 청년농부사관학교 연합회에서 주최한 청년농업인 창농 성공사례 경연대회 본선에 참가하여 장려상을 받았다. 소정의 상금도 함께 받았는데, 아직 창농을 한지 얼마 되지 않은 나에게는 뜻밖의 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경연대회에 참가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농협 창업농지원센터에서 만났던 직원분이 연락을 주었습니다. 맨땅에 헤딩해서 잘 정착한 사례가 드물다며 나를 추천해 주신 것입니다. 그래서 신청 마감일에 맞춰 내가 정착하며 겪은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내었습니다.
제목은 "맨땅에 헤딩형 농부의 운칠기삼 영암 정착기"로 정했습니다. 그랬더니 본선에 진출하게 되었고, 5월 30일 안성에서 발표를 하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발표를 준비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요. 특히 여자친구의 피드백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무한 감사)
발표 자료를 준비하면서 정말 감사한 분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청년농부사관학교, 영암에서 정착을 도와주신 농부님들, 목포와 나주의 친구들, 밭에서 일할 때 음료수나 과일을 주며 응원해주신 동네 주민분들까지. 이분들 덕분에 내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습니다. 그 고마운 마음을 발표 자료에 담고자 노력했습니다.
발표 전날에는 부모님 댁이 있는 천안에 가서 자고, 다음날 대중교통을 이용해 안성으로 향했습니다. 운 좋게도 같은 대회에 참가하는 동기분이 픽업을 해주셔서 편하게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청년농부사관학교를 방문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반가웠습니다.
발표장에 들어서니 내가 첫 번째 순서였습니다. 긴장이 되었지만, 선배님들과 동료 농부들에게 내 이야기를 들려주자는 마음으로 발표에 임했습니다. 발표를 마치고 나니 후련했습니다. 다른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매우 즐거웠어요. 각자의 노하우와 창농 이야기를 들으며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서로 응원의 말을 주고받으며 연락처도 교환했습니다. 경쟁과 수상 여부를 떠나 신기하고 재미있으며 감사한 경험이었습니다.
경연대회가 끝난 후, 학교에 계신 교수님을 찾아뵙고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교수님은 교육장에서 재배한 상추와 음료수를 챙겨주셨습니다. 포항에서 온 동기분은 수확한 체리를 나눠주고 또 짐이 많다며 비닐 가방도 같이 주셨습니다. 너무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다음에는 나도 뭔가를 챙겨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다음에는 나도 꼭 은혜를 갚는 사람이 되어야지.)
이 경험을 통해 앞으로도 계속 성장하고 발전하며, 성공한 이야기와 선순환을 지속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