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재원 May 23. 2021

못한 것과 안한 것은 다르다

우리는 일상에서 많은 일들을 '못했다'라고 표현한다. 일상 생활에서는, 회사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시간이 없었다는 이유로 운동을 못했고, 영어 공부를 못했고, 책을 못읽었다고 표현하는 것은 참 쉽다. '못했다'라는 표현은 조직 내에서도 쉽게 나오는데, 다른 업무가 바쁘다는 이유로 자신에게 어렵다는 이유로 못해서 자연스럽게 일이 사라지기도 한다.


지난 주, 우리 조직에서는 앞으로 '못한 일'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업무를 잘못해서 실패한 것들을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인사 평가에서 긍정적인 지표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단, 앞으로 '못한 일'과 '안한 일'을 확실하게 구분해서 사용하기로 했다. '못한 일'과 '안한 일'은 어떤 차이를 갖고 있을까?


못한 것과 안한 것의 공통점과 차이


못한 것과 안한 것은 지금 당장 목표한 바를 달성하는 데에 실패했다는 공통점을 갖기 때문에, 똑같이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쉽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못한 것과 안한 것은 구분되어 평가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 개의 실패는 지금 당장 결과에 집중해보면 같아 보이지만, '못한 것'과 '안한 것'이 누적되었을 때 결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2009년 피겨 세계선수권 대회의 김연아 선수를 생각해보자. 2009년 피겨 세계선수권에서 김연아 선수는 여자 선수 최초로 200점을 돌파하면서, 압도적은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도에서도 실수 없는 동작으로 금메달을 얻을 수 있었다. 기록만으로 보면 완벽한 김연아 선수는 우리에게 굉장히 친숙한데, 그 이유는 우리는 다큐멘터리나 뉴스를 통해서 김연아 선수의 연습 모습을 자주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상하게 김연아 선수는 연습 중 실패한 영상이 많은 편이다. 김연아 선수가 피겨를 시작하자마자, 멋드러진 트리플악셀을 할 수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못하는 트리플악셀을 못한다는 이유로, 지금 어렵다는 이유로 '못한 게'아니라 '안 했다'면 우리가 아는 김연아 선수 또한 없었을 것이다.


그 유명한 김연아 식빵짤


안한 것과 못한 것은 목표한 바를 달성하는데 실패했다는 공통점은 같지만, 안한 것은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개선을 위한 피드백도 남지 않는다. 하지 못한 것은 실패는 했을지언정, 발버둥친 흔적이 남는다. 다음 실패를 조금 더 세련되게 하기 위한 경험이 남는다. 그러한 기록은 먼저 했던 사람들이 검토하고 피드백을 할 수 있다. 피드백을 받고 조금 더 개선할 수 있다. 안한 것의 누적은 영원한 실패이지만, 못한 것의 누적은 언젠가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성과를 못내는 것이 두렵다는 이유로 일을 '못했다'라는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 우리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워크샵 주제로 작성했다가 우리 조직만 이런 일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닐 것 같아서 글을 작성합니다. 아래 이미지는 조직 내부에서 공유했던 문서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