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가상 사이
재작년 11월 30일 챗gpt의 출현은 세상을 바꾸는 신호탄이었다. 그리고 불과 2년도 되지 않았지만 챗gpt에 필적하는 다른 많은 경쟁자들이 나타났다. 서비스의 종류도 참 다양해졌다. 요즘 perplexity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perplexity는 솔직하게 참고 문헌을 보여준다. 무엇을 보고 답변하는지를 보여주니 어찌 솔직하지 않은가. 물론 아직도 인공지능 비서들은 미숙하다. 설익은 대답을 참 많이 내놓는다. 방금 한 대답을 바로 정정하면서 새 대답을 내놓는 일은 아주 흔하다.
그러나 오늘 나는 NotebookLM을 접하고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내가 올린 자료를 받아서 팟캐스트를 만들어 주지 뭔가! NotebookLM을 이용하려면 먼저 무언가 소스를 올려야 한다. 그걸 가지고 무언가 일을 해준다. 나는 브런치에 올린 내 글 두 개를 소스에 올려 보았다. 당연히 그 글은 한국어로 씌어 있었다. 그 글들이 다룬 내용은 한국의 법조문에 문제가 많다는 것이었다. 문법이나 단어 사용의 오류를 지적했다.
그리고 Audio Overview에서 Load를 누르니 무언가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몇 분 뒤에 나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남녀 두 사람이 영어로 내 글에 관해 대화를 나누고 있지 뭔가. 내 글의 뜻을 죄다 이해하고 있었다. 심지어 내 이름까지 언급했다. 기겁할 지경이었다. 물론 그 음성은 실제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고 기계가 만들어낸 소리다. 그러나 한국어로 쓴 내 글의 내용을 이해하고 그걸 가지고 영어로 대화를 나누다니 어찌 놀랍지 않나.
앞으로 영어뿐 아니라 한국어로도 팟캐스트를 제공할 거라 본다. 인공지능이 얼마나 세상을 바꾸게 될지 감탄과 아울러 걱정도 된다. 인간이 현실과 가상 사이에서 심한 혼란을 겪을 수 있겠다 싶다. 사람이 하는 진짜 팟캐스트와 인공지능이 만든 팟캐스트를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이미 사진은 카메라가 찍은 사진과 인공지능이 만든 사진이 뒤섞이고 있다. 팟캐스트도 당연히 그럴 것이다. 이거 보통 문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