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사 어시스턴트 면접 스스로 돌아보기
무려 여덟 가지의 개선점을 남긴 면접이었지만 뿌듯했던 지점도 분명 존재했다. 면접 잘 봤다고 하셨던 마지막의 인사말이나 마지막 멘트를 두고 되받아친 말이 긍정적인 반응으로 나왔던 경험은 적어도 내가 이 면접을 아예 말아먹은 상태는 아니었다는 기분이 들게 했다. 그 외에도 소소하게 짚고 넘어갈 긍정적인 부분을 까먹지 않기 위해 적어둔다.
1. 답변을 하면서 '생각'을 했다.
예를 들면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을 묻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처음에는 트위터만 한다고 이야기했다가 나 스스로도 아니다 싶어서, "답변을 수정해도 될까요?"라고 묻고 추가 답변을 정리해 나갔다. 적어도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고, 앞으로 어떤 말을 하도록 답안을 수정해나가는지 그 과정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아니다 싶은 대답이라면 잠시 끊어가서 수정할 기회를 잡은 것, 긴장한다는 이유로 대답의 통제력을 잃지 않은 것이 이번 면접에서 스스로 칭찬할 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2. 답변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하려고 했다.
톡채널 활용 방안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정말 난처했다. 내가 톡채널을 실제로 쓰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순간 그에 대한 효용성을 묻는 질문을 했는데, 그 질문 자체가 콘텐츠 마케팅을 하겠다는 사람의 태도로서 모자랐을 수는 있다. 그 부분은 어쩔 수 없다. 그래서 '톡채널을 쓰지 않는 나'를 최대한 '사용자의 입장'으로 국한시켜 이야기하고자 했다. 일반인으로서의 입장과 업무를 하는 사람의 거리를 최대한 멀리 떨어뜨려서 조금이나마 그 부분에 대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도록....(구차함)
3. 질문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다시 물어보았다.
케이스 질문을 하신 분이 있었는데, 명확하게 대답하기에는 내가 이해를 충분히 하지 못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내가 이해한 대로 질문을 재구성해서 "이런 뜻의 질문이 맞으실까요?"라고 되물어보았다. 그러자 면접관께서 더 간결한 표현으로 질문을 구체화시켜주셨다. 대답하기 더 쉬워진 건 덤이다.
4. 긴장하지 않았다.
절대 그 면접의 기회를 얕봤다는 뜻이 아니다. 어쨌든 면접 준비한다고 모은 자료만 일주일 간 A4 10장가량이 나온다. 나한테는 학교를 뜨냐 마냐를 결정지을 중요한 순간이었고. 하지만 면접장에서는 떨지 않았다. 정말 면접관과 내가 서로 알아가는 시간, 편한 대화의 기회라는 마음으로 질문하고 답변했다. 이건 그간 알바 면접을 많이 거치면서 쌓인 태도인 것 같기도 하다. 아르바이트 면접이 그저 매장 상황과 일하고자 하는 내가 잘 맞을 수 있는지 확인하고 검증하는 절차임을 나는 알고 있다. 그래서 그럴까, 이번 어시스턴트 면접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무엇이든 채용 절차는 서로가 들어맞는지 보는 과정이니까. 절대 신적인 존재가 나를 구원하고 자시고 하는 기회가 아니니까.
고쳐가야 할 점보다는 훨씬 짧지만,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잘한 점이 실제 면접 컨설턴트의 눈과는 다를 수 있었지만 이런 이유들로 나는 면접장에서의 내가 마음에 들었고 만족스러웠다. 그래서 탈락 결과가 더 뼈아팠을 수는 있지만, 어쩌겠어요. 이게 내 최선이었고 그게 맞지 않았던 걸! 나는 다시 새로운 준비를 하고, 새로운 회사를 향해 자기소개서를 내밀겠지. 조금은 설렌다.
02/05 추가.
그날 면접에서, "우리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보인다"라는 코멘트를 들었다. 그때 어느 정도로 서비스에 대해 알고 가면 적당한 지 약간 감을 잡은 것 같다. 지금까지 나를 발목잡았던 두려움은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다는 느낌' 때문이었기에 내가 이번 면접에서 준비한 정도로만 해도 충분히 대답할 수 있다는 안도감을 얻었다. 그러니, 완벽하지 않다고 지레 포기하지 말 것. 내가 혼자 높은 기준을 세우고 안달복달 하고 있던 걸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