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마지막 날인 오늘, 삼성전자의 화끈한 공시가 2건이 있었습니다.
하나가 작년 영업이익이 53조로 2016년 29조 대비해서 무려 83%가 증가했다는 내용과 또 다른 하나는
삼성전자 주식을 50:1로 액면분할한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삼성전자의 놀라운 영업이익이야 이미 충분히 예상했던 것인 만큼 시장의 반응은 무덤덤하지만, 두 번째 뉴스인 액면분할은 시장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이슈였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액면분할이 무엇인지, 삼성은 왜 액면분할을 결정했는지, 그래서 결국 삼성전자의 향후 주가 움직임은 어떻게 흐를지를 조심스럽게 예상해보고자 합니다.
액면분할이란?
모든 물건에는 판매 가격이 있습니다. 그리고 판매 가격이 있다면 원가의 개념도 있지요. 예를 들어 볼까요?
얼마 전에 한국은행에서는 평창올림픽 개최 기념으로 2천 원권을 출시했습니다. 이 돈은 말 그대로 2천 원의 가치가 있습니다. 2천 원짜리 물건을 살 수 있는 돈이죠. 이를 액면가라고 합니다. 지금 이 2천 원권은 중고나라에서 2만 원에 거래 중이라고 하네요. 즉 액면가는 2천 원이지만, 시장가는 2만 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요즘 한 주에 250만 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 가격은 시장가죠. 그럼 삼성전자 한주의 액면가는 얼마일까요? 바로 5천 원입니다. 즉 2천 원짜리 평창올림픽 지폐를 중고나라에서 2만 원에 거래를 하는 것처럼, 5천 원짜리 삼성전자 주식을 우리는 250만 원에 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주식분할의 비율을 50:1 비율로 결정했습니다. 즉, 삼성전자의 한주 가격은 1/50으로 줄어들고, 수량은 50배가 늘어나게 됩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요?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만약 삼성전자 1주를 250만 원에 들고 있는 삼성전자 주주는 50:1 비율 액면분할이 완료된 시점에 보유주식수는 1주에서 50주로 늘어납니다. 그리고 한 주당 가격은 250을 50으로 나눈 5만 원이겠네요.
즉 액면분할을 해도, 투자한 원금은 변동이 없습니다. 기존 1주 x 250만 원 = 250만 원이고, 50주 x 5만 원 = 250만 원입니다. 다만 보유 수량은 늘고, 가격은 줄어드는 것이지요. 이게 바로 액면분할입니다.
삼성전자는 왜 액면분할을 결정했나?
사실 삼성전자를 향한 액면분할의 요구는 계속 있었습니다. 왜냐면 삼성전자 주식 한 주당 가격이 200만 원을 훌쩍 넘으니, 소액의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사고 싶어도 너무 비싸서 사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7년 주주총회에서도 액면분할에 대한 요구는 있었습니다. 공식적으로 삼성전자는 액면분할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었으며, 여의도 증권가에서도 기업승계 이슈 및 코스피 1위 기업의 프리미엄 등을 이유로 삼성전자가 액면분할을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1년 뒤, 삼성전자는 결국 액면분할을 결정했습니다. 1년 만에 바뀐 이유가 무엇일까요?
2010년 들어서 글로벌 기업의 트렌드는 "주주환원"입니다. 그동안의 기업들은 회사의 매출액을 키우는 일에 집중했고, 그 과정에서 주식에 대해서는 관심이 덜했습니다. 임원들이 가지고 있는 주식에 대한 생각들은.
"회사가 잘 나가면 주가는 알아서 오르는 것"이고, 주가가 오르면 주주들은 알아서 매매차익을 거두겠지 라고 생각할 뿐 주주들을 위한 별도의 액션을 하지도 않았고 굳이 필요하지도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주식의 매매차익 외에도 당사의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정책을 짜고 있습니다. 공정공시,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배당 확대 등 다방면을 통해서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삼성도 대한민국 대표기업으로, 글로벌 트렌드를 충실히 따라가고 있습니다. 최근까지 자사주 매입을 꾸준히 해왔으며 분기배당을 통해서 매분기 주주들을 위해 배당금을 지급해왔습니다. 그 정책의 일환으로 액면분할을 결정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액면분할 효과는?
일단 삼성전자 주식이 기존 250만 원에서 5만 원으로 줄어들면, 기존의 소액투자자들도 얼마든지 삼성전자 주식을 매매할 수 있기 때문에 접근성 및 유동성 측면에서는 큰 도움이 됩니다. 또 250만 원이 5만 원으로 줄어듦에 따라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는 착시효과도 줄 수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액면분할을 결정한 사례는 2015년 중국 내 한류 열풍으로 인해 아모레 퍼시픽이 주당 400만 원을 넘기자 10:1 액면분할을 결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37만 원으로 시작한 아모레퍼시픽은 약 3년이 지난 지금 30만 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2016년에는 롯데제과가 마찬가지로 10:1로 액면분할을 결정하였습니다.
KB증권의 조사에 따르면 2000년 이후 667건의 액면분할 사례를 분석한 결과 평균적인 주가 흐름은 액면분할 공시 이후 상승하지만 다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합니다. 평균적으로는 공시 당일 3.78% 상승하고, +60일 까지 상승하지만 후 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단기적으로는 주가 상승에 영향을 주지만 장기적으로는 주가 상승의 측면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결론입니다. 즉 이번 액면분할의 효과는 삼성전자로써는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감에 따라 시장의 신뢰와 호감을 받을 수 있으며, 투자자들은 쉽게 삼성전자의 주식을 매수할 수 있음에 따라 더 많은 사람들이 배당 등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