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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zconomist May 08. 2018

3차 남북 정상회담, 이번엔 정말 다를까?


3차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었습니다. 이미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지 약 2주가 되어가는 시점에서, 이미 수많은 논평과 글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3차 남북정상회담"은 말 그대로 3번째 남북 정상회담입니다. 우리는 과거 지난 18년 동안 2번의 남북정상회담을 이미 겪었지만, 사실 의미 있는 변화는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이번엔 왠지 다를 것 같은 느낌 때문일까요? 벌써부터 정전, 비핵화, 통일 등 구체적인 기대감들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이번 3차 정상회담은 왜 지난번 1-2차 정상회담가 다르게 다가올까요?  아니면, 3번째 속는 헛된 기대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지난 정상회담의 개최 배경을 통해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우리가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지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3차 남북 정상회담, 이번엔 왜 다를까?



결국 북한이 왜 변화를 시도했을까에 대한 궁금증입니다. 불과 5개월 전만 해도 한반도는 역대급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로켓맨으로 부르며 선제타격 가능성을 수시로 언급했고, 김정은은 지지 않고 응대하며 미사일 도발을 감생하였습니다. 하지만, 5개월이 지난 지금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보수 쪽에서는 남북정상회담에 신중하게 접근합니다. 홍준표 자유 한국당 대표는 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장평화 쇼라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사실,  지난 1-2차 남북정상회담에서도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감은 있었습니다만 결국 합의사항이 제대로 이행되기 전에 관계가 냉각되면서 사실상 의미 없는 회담으로 지난 18년을 보냈습니다. (1차 남북정상회담이 2000년입니다), 그러니 이번에도 뭔가 그럴듯하고 평화가 올 것처럼 하지만 사실 별거 없을 거다, 지난 1-2차 때 당하고 이번에도 또 당할 거냐라고 평가하는 것도 완전히 틀린 말이라거나, 의도적으로 진보 쪽 성과를 깎아내리기로 평가하기엔 터무니없는 주장은 아닙니다.


보수 쪽에서 종종 나오는 표현인 "한번 속으면 실수, 두 번 속으면 바보, 세 번 속으면 공범"이라는 표현도 이러한 판단에서 나온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위장평화 쇼"라는 평가는 지나치다고 생각됩니다만, 벌써부터 평화가 온 것처럼 낙관론이 퍼지는 것은 경계해야 함은 틀림없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보수 쪽에서 깎아내리지 않더라도 진보 쪽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남북정상회담을 축제 분위기로 느끼기보다는, 북미회담까지 성공적으로 이어져 결국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 마치 살얼음 위를 걷는 것처럼 신중히 진행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결국 김정은은 왜 대화를 선택했을까?



3차 남북정상회담이 왜 열렸는지를 알고 싶으면, 지난 1-2차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 이유를 알면 조금 더 정확한 추측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철저히 북한의 상황을 기준으로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차 남북정상회담 (2000년 6월 13일-15일)




북한을 이해하는 가장 큰 2개의 축은 "핵"과 "경제"입니다.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는 핵개발 초기단계 (플루토늄 개발)라 핵은 큰 의미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하나는 "경제"입니다. 1997년 북한은 고난의 행군이라는 엄청난 흉년으로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이 진행되던 시기였습니다. 또한 핵개발을 시작하는 단계로 그로로 인한 국제 사제의 제제가 시작되던 시기였죠. 경제적으로 궁지에 몰린 북한이 선택했던 전략이 바로 "남북정상회담"을 통한 평화모드 조성입니다. 북한은 이러한 평화모드를 통해서 경제제재를 느슨히 함과 동시에 경제적인 지원 및 투자를 촉진합니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등이 바로 이 시기에 시작됩니다.




2차 남북정상회담 (2007년 10월 2일-4일)


사실, 1차 남북정상회담은 성공하기 힘들었습니다. 왜냐면, 서로의 패가 맞지 않은 게임이었죠. 한반도 비핵화를 원했던 남한과 경제제재를 풀기 위한 북한 입장. 서로의 거리만 확인한  회담이었죠. 그래서였을까요, 가장 낮은 수준에서의 합의인 인도적 교류(이산가족상봉 및 문화행사 교류) 만을 이행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 간의 합의는 크게 지켜지는 것 없이 7년이라는 시간이 흐릅니다. 그리고 열린 2차 정상회담.

 

2차 정상회담은 1차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2007년은 북한이 핵개발에 한창 박차를 가하는 시기였습니다. 각종 미사일 도발은 수차례에 달했으며 미국의 부시 대통령 역시 강한 북한 경제제재를 가하는 시기였습니다. 아직까지 회자되는 "악의 축"이라는 단어가 이 시기에 불리게 됩니다. 갈수록 악화되는 북/미 관계, 그리고 강한 경제제재는 북한을 대화의장으로 나오게 만듭니다.  즉, 핵개발을 위한 시간 벌기, 그리고 또다시 경제제재 완화의 목적이죠. 


하지만 2차 남북정상회담은 사실 1차보다 더 무의미한 결과가 뻔했을지 모릅니다. 바로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집권 후기 시절, 엄청난 레임덕의 시기이기 때문이죠. 


"모든 게 노무현 때문이다"라는 말이 돌정도로, 대한민국 대통령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던 시기였습니다.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시간 벌기로 나온 북한은 애초에 이행할 이유가 없었고, 대한민국 역시 대통령의 레임덕 상황에서 강하게 이행하기는 어려웠던 분위기였습니다. 그리고 정권이 바뀌면서 한반도에는 9년간의 겨울이 찾아옵니다.


3차 남북정상회담 (2018년 4월 27일)



2차 남북정상회담의 11년이 지나, 결국 북한은 그토록 원하는 핵무기 완성을 선언합니다. 그리고 그 핵을 가지고 북/미간 딜을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미관계는 역대 최악이었죠, 결국 남한이 그 사이에 중개를 서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번 3차 정상회담이 지난 1-2차 정상회담과 다른 점은 기존의 북한을 이해하는 2개의 축인 "핵"과 "경제"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북한 주장에 따르면 핵은 완성되었습니다. 작년 말 이미 본인들 스스로 "핵보유국"을 선언하였습니다. 지난번 2차 정상회담처럼 핵개발을 위한 시간 벌기가 필요 없습니다. 


경제 또한 큰 문제없습니다. 김정은 집권 후 북한 경제는 미국과 UN의 강력한 경제제재 속에서도 양호한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UN의 경제제재에 동참하는 듯 하지만 결정적인 부분에 있어서(예를 들면 송유관 등)는 아직도 북한을 봐주고 있기 때문이죠. 즉, 북한으로써는 핵개발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지도, 배고프지도 않은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대화의 장에 나온 것입니다.


이번 정상회담이 지난번과 다른 점은 또 있습니다. 처음으로 의제에 "비핵화"가 들어갔습니다. 그동안 남북정상회담의 의제는 통일, 평화/경제/문화교류 등이었습니다. 비핵화가 의제로 언급된 건 처음입니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1-2차와 달리 3차는 문재인 정권 초기입니다. 집권 말 레임덕 1년을 제외하더라도 앞으로 3년간은 남북정상회담의 합의 내용이 강하게 지켜질 수 있는 시기입니다. 


또한 이번 정상회담은 생중계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수많은 외신들이 남북정상회담의 소식을 생방송으로 각국에 타전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이 과거의 정상회담처럼 일방적인 합의문 파기는 어렵지 않을까 보입니다.


공교롭게도 남북정상회담은 대한민국 진보진영이 집권했을 때만 열렸습니다. 1차는 김대중 대통령, 2차 노무현 대통령, 3차 문재인 대통령 때 개최되었습니다. 이점을 근거로 보수 측에서 주로 공격하는 게 "대북송금"입니다. 도대체 얼마를 뒤로 줬냐 하는 문제를 제기하죠.  하지만 역대 남북정상회담을 보면 진보정권의 햇볕정책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미국 대통령의 강경정책이 북한이 대화의 장에 나오게 하는 가장 큰 동기였으며, 진보정권은 그런 대화의 의지를 언제나 포용해 주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미국 부시 대통령의 강력한 북한 제재 때가 그랬고, 트럼프 대통령 때인 지금 역시 그렇습니다. (만약, 보수정권이였다면 북한의 대화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핵폐기가 선행되지 않은 대화는 거부 했을지도 모릅니다)  공교롭게도 미국의 대북관이 가장 강경하던 시절, 대한민국은 진보정권이 집권하고 있었죠. 애초에 북한에게 영향력을 주는 요소는 대한민국이 아니라 미국 이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과 동등히 맞서기 위해 핵개발에 몰두했고, 그 핵이 완성됐다고 주장하면서 미국과의 대화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보수정권에서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성과가 없다며 평가절하 하지만, 사실 북한이 핵 포기를 선언하는 장소는 북/미 회담이 될 것입니다. 남북정상회담은 그 중간단계로써 최악의 상황이었던 북미관계에서 중재자 역할로써 그 둘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고 핵포기와 북한 체재 안정의 거래를 이끌어 내는 것이 우리의 역할입니다.


어쩌면 모든 공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져갈지 모릅니다. 역사적인 북미회담이 개최되고 그 결과 핵폐기가 선언된다면,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면서 트럼프의 업적에 들어갈만한 결과물이 나오겠죠.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 정부의 노력은 조금 소외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명분을 내주더라도 실리를 선택하는 것이 훌륭한 외교입니다. 어쨌든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가 우리가 가장 원하는 결과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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